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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두려움 없이. 그대들의 고유한 사랑법으로

기사승인 2012.02.10  11: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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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라 /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고미숙 ㅣ 그린비출판사 ㅣ 2008)


 지금의 연애는 일종의 아이템이다. 유명한 맛 집을 돌아다니고, 커피전문점에서 브랜드커피를 한잔하고, 영화를 한 편 보고, 분위기 좋은 술집에서 술을 한잔하고……. 똑같은 레파토리를 반복하며 ‘상품’을 구입한다. 그 뿐인가. 100일 기념일, 200일 기념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키스데이, 로즈데이……. 각종 기념일마다 이벤트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다. 만남과 결별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전 과정에 상품이 개입하지 않는 공간이 거의 없다. 자본이 모든 가치의 우위에 서게 되면서, 돈이 없어 남들과 같은 데이트를 하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그나마 남들과 같은 데이트를 즐기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정성이나 애정이 화폐의 양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획일화된 연애를 하고 있다. 

 
 
▲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고미숙ㅣ그린비ㅣ2008)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며, 제대로 된 연애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전평론가이자 코뮌주의자 고미숙은 이 책을 통해 이 시대 사랑과 연애의 음울한 자화상을 꼬집고, 사랑의 진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해법을 고전과 동서양 철학자의 지혜와 더불어 저자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사랑할 때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테제를 제시한다. 사랑하는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자본의 코드, 상품의 코스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 사랑을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은 바로 '나'

 사람들은 상대만 잘 고르면 만사형통이요, 사랑에 실패한 건 대상을 잘 못 골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문제는 상대가 아닌 ‘나’이며, 내가 어떻게 관계를 구성하느냐가 사랑의 내용과 형식 모두를 결정한다고 한다. 사랑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대상과 이 세계와의 공존을 기획하는 일이며, 사랑과 대상과 나 사이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 나아가 사랑하는 대상, 그것은 바로 ‘나’자신이라는 것이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에리히프롬 『사랑의 기술』)

화폐 권력에 저항하라

 저자는 이 시대의 연애가 진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갖 망상과 판타지, 사회적 통념, 통속적 해석 등을 당장 버리고 획일화된 연애관과 사랑에 대한 망상기제가 어떤 시대적, 사회적 조건에 붙들려 있는지 파악하고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자본의 코드, 상품의 코드로부터 탈주해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연애가 화폐화되는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사랑이 어느 순간부터는 소유와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물적으로 공들인 상대방이 자신의 소유인양 생각하고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돈보다는 몸을 쓸 것을, 함께 걷고, 자전거 타고, 산에 오르고, 책을 읽고 함께 공부할 것을 권한다. 또한 이 시대 청춘들의 ‘표현의 부재’를 지적하며, 감정의 반복적 배설이 아닌 서로의 ‘삶의 서사’를 나누길 주문한다.
 
사랑하는 순간부터 책을 읽어라 - 에로스는 쿵푸다!

 앎의 크기가 내 존재의 크기를 결정하며, 앎의 열정이 없는 존재가 운명적 사랑을 한다는 건 우주적 이치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주류적 척도에서 벗어나 자유의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열정, 자본과 권력의 외부를 향해 과감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는 내공. 공부는 무엇보다 이 열정과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폭풍 같은 에로스적 에너지가 자신의 존재 전반을 바꾸는 혁명적 계기가 된다는 지적도 덧붙인다.
 
 연인들의 국경일(?) 발렌타인데이가 코앞이다.
혹, ‘어떤 선물을 해 줘야 폼 날까’ ‘어떤 이벤트로 상대를 감동시킬까’ 골몰하고 있다면, 또는 ‘내 앞에는 왜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을까’ 상심하고 있다면,
고미숙이 던지는 에로스 처방전.『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듯...

 
 





[책 속의 길] 55
이보라 / 복현지역아동센터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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