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3선' 도전...야권.토박이 바람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3.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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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동구을] "공약 몇 개 지켰나" vs "한 일 많다"..."야권단일후보", "토박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방촌시장 앞 횡단보도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원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방촌시장 앞 횡단보도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원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동구 을' 선거구는 새누리당 유승민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곳으로 지난 18대 선거에서 84.4%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곳이다. 그러나 지역 현안 미해결과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야권단일후보'와 '토박이후보' 바람도 심상치 않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대구 '동구 을' 선거구 방촌시장에는 각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거리를 누비며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방촌동 목요시장으로 가는 입구에 붙어있는 후보자 벽보...(왼쪽부터) 새누리당 유승민, 민주통합당 이승천, 친박연합 김종기, 국민행복 박명호, 무소속 최종탁, 무소속 구형근 후보(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촌동 목요시장으로 가는 입구에 붙어있는 후보자 벽보...(왼쪽부터) 새누리당 유승민, 민주통합당 이승천, 친박연합 김종기, 국민행복 박명호, 무소속 최종탁, 무소속 구형근 후보(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4.11총선 '동구 을' 선거구에는 기호1번 유승민(54.새누리당), 기호2번 이승천(50.민주통합당), 기호6번 김종기(51.친박연합), 기호7번 박명호(45.국민행복), 기호8번 최종탁(56.무소속), 기호9번 구형근(42.무소속)후보를 포함한 6명이 출사표를 냈다.

이 지역은 지난 16-17-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강신성일, 박창달, 유승민 후보가 각각 67.18%, 55.09%, 84.4%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곳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뚜렷한 선거구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정동희, 평화통일가정당 배병철 후보만이 유승민 후보와 선거를 치렀고, 지지율도 각각 11.94%, 3.62%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지난 선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촌시장 앞 횡단보도에 걸려있는 후보 현수막(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방촌시장 앞 횡단보도에 걸려있는 후보 현수막(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특히, 유 후보를 견제할만한 인물이 부제한 가운데 치러졌던 지난 선거와는 달리,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의 유일한 경선 승리자이자 '야권단일후보'인 이승천 후보가 2010년 6.2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이후 유 후보에게 도전장을 냈고, 'K-2전투기 소음피해보상운동본부' 최종탁 상임대표도 무소속 후보로 나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이곳 유권자들은 유승민 후보에 대해 K-2공군기지 이전을 위한 국회 국방위 활동과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으나, K-2공군기지 이전 미확정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감'으로 19대 총선에는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야권단일후보'와 '토박이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해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이승천 후보는 "반응이 좋다. 승산이 있다"고 했고, 무소속 최종탁 후보는 명함을 통해 "입으로만 일하는 뜨내기는 이제 그만! 니, 뭐했노?"라고 도전적인 문구를 넣어 승부수를 띄웠다.

율하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총선에 대해 이야기 하는 60-70대 유권자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율하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총선에 대해 이야기 하는 60-70대 유권자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동구 을'에서도 60대 이상의 연령층은 '대구경북', '박정희-박근혜'를 언급하며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고, 30대 미만의 연령층은 '정치 무관심'으로 "부모님이 찍으라는 사람을 찍겠다"거나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방촌시장에서 장을 보던 한애란(45.방촌동)씨는 "4년에 한번 내려오는 사람은 필요없다"며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지역일꾼을 뽑겠다"고 했다. 한씨는 또, "유승민씨는 18대 때 약속한 공약 중 몇 개나 지켰냐"며 "K-2공군기지도 여전히 우리 지역에 있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이번에는 새누리당을 뽑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이승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방촌시장 어물전 상인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촌시장 어물전 상인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촌시장에서 어물전을 하는 최정희(59.동촌동)씨도 "말도 안 듣는 사람 표주면 뭐하노"라며 "선거철에만 와가 악수만하고 가고, 다 필요없다"고 새누리당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또, "금뱃지 한번 달고 나며 지역은 돌아보지도 않으니...국민 혈세로 달아준 금뱃지 아까버 죽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이어 "민주통합당 후보 뽑아가 새누리당을 긴장시켜야 한다"고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동호지구에 있는 공원에서 만난 강모(48.안심동)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4대강에 예산을 낭비하는 꼴을 보니 더 이상 뽑아주고 싶지 않다"며 "예산을 좀 더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는 당과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동호지구에 있는 공원에서 총선에 대해 얘기하는 강모씨와 한모씨(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호지구에 있는 공원에서 총선에 대해 얘기하는 강모씨와 한모씨(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무소속 후보 가운데 최종탁 후보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방촌동 목요시장에서 도넛을 파는 장유호(50.해안동)씨는 "K-2, 상수원 문제, 동화천유원지에 다 관심가지는 사람은 최종탁씨 밖에 없다"며 "새누리당 암만 지지해도 지역에 도움도 안되고 이제는 동네에서 맨날 보는 사람 찍을란다"하고 '토박이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방촌역 근처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종민(49.방촌동)씨는 "동구에서 얼굴 볼 수 있는 후보는 최종탁씨 밖에 없다"며 "여당도 야당도 당 이름만 믿고 나와서 꼴불견이다"며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또, "그럴 바엔 차라리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며 "동네 구석구석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심역 근처에서 만난 이지영(46.각산동)씨도 "최종탁씨는 동네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이제는 당을 떠나 인물을 보고 뽑아야 하지 않겠나"하고 정당보다 인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촌동 목요시장 상인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촌동 목요시장 상인들(2012.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2선' 경력과 '박근혜 선대위원장'과의 관계를 내세우며 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여전히 많았다.

율하역 근처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권모(42.율하동)씨는 "유 후보는 지역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끌어왔다"며 "2선을 지낸 의원으로서 능력이 있다"고 했다. 또, "지역에서 괜찮은 의원을 키우기는 것은 힘들다"며 "새로운 후보를 키우려면 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동호지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김란(38.안심동)씨 역시 "유승민씨의 '후보자 명함'을 보니 하신일이 많은 것 같았다"며 "2선도 지냈으니 잘 하시리라 믿는다"고 유 후보를 지지했다.

율하동에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2012.3.29)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율하동에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2012.3.29)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율하역 근처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60-70대 유권자 4명은 모두 다 "유승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 양근모(70.율하동)씨는 "유 후보는 박근혜씨와 아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안다"며 "그것만 봐도 지지해 줄만 하다"고 했고, "'통합'자가 들어가는 정당들은 지조가 없다"며 "차라리 새누리당이 낫다"고 말했다.

'동구 을' 선거구의 20대 유권자들은 다른 선거구에서 만난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참여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무관심한 자세를 나타냈다. 율하에 있는 oo마트에서 만난 김정민(24.율하동)씨는 "부모님이 뽑으라는 후보를 뽑는다"며 "투표를 해서 국회의원을 뽑는다 해도 뭐가 변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동호지구 공원에서 만난 권이현(23.안심동)씨도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기도 바쁘다"며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쏟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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