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빈 자리, 낯선 새누리에 야권.무소속 도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4.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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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달서구 을] "복지보다 개발, 여당" vs "무상급식.보육, 야권" vs "무소속"


대구 '달서구 을' 선거구는 이 지역에서 16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이해봉 의원이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단일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흩어진 유권자들의 표밭을 누비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달서구 을' 유권자들은 처음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에게 쉽게 표심을 드러내지 않으며 정당과 공약을 중심으로 저울질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0-30대 유권자들은 '복지'를, 40대 이상의 유권자들은 '개발' 공약을 가진 후보를 선호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이해봉 후보가 66.85%의 높은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고, 열린우리당 권형우 후보는 23.50%, 무소속 권용범 후보는 6.12%, 자민련 윤언자 후보는 1.47%, 새천년민주당 박영린 후보는 1.03%를 기록하는데 그쳐 보수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이해봉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57.2%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권용범 후보를 꺾고 '4선'에 당선됐다.

진천동에 있는 한 맨션 앞에 붙어있는 선거벽보(왼쪽부터) 새누리당 윤재옥, 자유선진당 김원이, 통합진보당 이원준, 무소속 서영득, 무소속 김부기 후보(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진천동에 있는 한 맨션 앞에 붙어있는 선거벽보(왼쪽부터) 새누리당 윤재옥, 자유선진당 김원이, 통합진보당 이원준, 무소속 서영득, 무소속 김부기 후보(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4.11 총선 '달서구 을' 선거구에는 기호 1번 새누리당 윤재옥(50.전 경북지방경찰청장), 기호 3번 자유선진당 김원이(59.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위원장), 기호 4번 통합진보당 이원준(41.전 대구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기호 6번 무소속 서영득(53.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 기호 7번 무소속 김부기(55.전 박근혜대선후보직능특보) 후보가 표심을 흔들고 있다.

처음 총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윤재옥 후보는 '경북지방경찰청장' 경험을 바탕으로 도로건설을 비롯한 개발 공약을 내세웠고, 15,16,17대 총선에 출마해 인지도가 높은 무소속 김부기 후보도 경제 살리기와 도시개발 공약을, 무소속 서영득 후보도 개발 정책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반면, 통합진보당 이원준 후보는 젊은 '야권단일후보'라는 점을 앞세워 보편적 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복지 공약을 전면으로 내걸었고, 자유선진당 김원이 후보도 노인복지와 중소상인 살리기 등 복지정책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달서구 을' 선거구의 20-30대들은 복지 공약을 내세운 통합진보당 이원준 후보와 김원이 후보를, 40대 이상은 개발 공약을 들고 나온 보수적인 성향의 새누리당 윤재옥 후보와 무소속 김부기.서영득 후보를 지지했다. 또,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달리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과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하철 2호선 상인역 근처에 있는 한 아파트 밀집지역(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하철 2호선 상인역 근처에 있는 한 아파트 밀집지역(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달서구 을'은 월성동, 진천동, 상인동, 도원동을 아우르는 선거구로 1호선 지하철역 주변에는 새로 들어선 아파트가 밀집해있고, 지하철역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오래 전에 형성된 주택들이 있다. 특히 젊은 부부들과 직장인들은 아파트 밀집지역과 원룸 주변에, 오래된 주택지에는 토박이 중.장년층이 거주하고 있다.

8일 오후, 진천동과 상인동 주변의 지하철역과 재래시장, 아파트촌을 찾아 '달서구 을' 선거구 유권자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진천동에 있는 주택가...선거철이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진천동에 있는 주택가...선거철이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배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며 '국가 개발'과 '국방', '한미 FTA.제주해군기지'에 찬성했고, 이를 지지하는 새누리당의 윤재옥 후보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다.

월배시장 입구에서 어물전을 운영하는 이석희(59.진천동)씨는 "국가가 없으면 개인도 없다"며 "자유도 좋지만 국가를 수호하고 개발 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며 새누리당 윤재옥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월배시장의 상인과 손님이 총선 후보자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배시장의 상인과 손님이 총선 후보자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배역 근처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예모(48.진천동)씨도 "먹고사는 문제가 먼저다"며 "복지보단 개발이 우선 아니겠냐"고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또, "무상급식이나 무상 보육을 하면 좋겠지만 나라 경제가 어려운 때, 다 같이 아껴야 한다"며 "예산을 도로개발이나 나라를 지키는데 쓰면 더 유용할 것 같다"고 했다.

상인동에 있는 주택 밀집지역에서 만난 김준경(70.상인동)씨도 새누리당 윤재옥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보릿고개를 안 넘어본 젊은 사람들은 자꾸 국가에 대해 바라는 게 많은데, 그건 좋지 않는 버릇이다"며 "내가 국가에 뭘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러기 위해선 국가 개발과 국방이 먼저"라며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인동 롯데백화점 근처 상가...20-30대 젊은 엄마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상인동 롯데백화점 근처 상가...20-30대 젊은 엄마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20-30대 유권자들은 '개발'보다는 '복지'를 우선시 했고, 무상급식과 뵤육비 지원, 노동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야권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이원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상인동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만난 강혜선(33.상인동)씨는 유모차에 있는 자녀를 가리키며 "얘 때문에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방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당장에 내 세금이 누구를 죽이는 일보다는 복지를 통해 살리는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무상급식이나 보육비 지원은 국가가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줘야할 의무"라고 덧붙이며 이원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상인동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권모(29.진천동)씨는 "공장에 일하는 노동자로서 이원준 후보를 지지한다"며 "정치적으로 훌륭한 사람보다 내 생활에 대해 잘 이해하는 후보를 더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후보들은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나 노사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런 후보들이 당선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진천역 주변에서 만난 이오성(36.진천동)씨는 김부기씨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그는 "중소상인 살리기 공약을 내건 김부기씨를 지지할 예정"이라며 "대기업과 노동자 문제에만 매달리는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보다는 서민의 한 사람으로 중소상인에 대한 공약을 가진 김부기씨를 찍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무상급식이나 보육지원은 반드시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당 투표는 진보신당이나 통합진보당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배시장 앞에서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유세를 하고 있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배시장 앞에서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유세를 하고 있다(2012.4.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이를 찬성한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며 정당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나타냈다.

상인역 근처에서 만난 김영철(50.도원동)씨는 "4년 전 이 대통령을 뽑았으나, 후회하고 있다"며 "4대강 공사로 국토를 다 파헤치는 걸 보고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은 지금 쇄신을 했다고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4대강 사업이나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다 동의한 것 아니냐"며 "이제 새누리당은 두 번 다시 찍기 싫다"고 했다. 이어 , "이번에는 정당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월배시장 앞 노점에서 딸기를 팔던 이모(62.진청동)씨는 "박근혜만 내세우는 새누리당도 싫고, 국민들한테 다 퍼준다는 당들도 싫다"며 "깨끗한 무소속 후보를 뽑아서 대구 정치가 좀 새로워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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