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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년 야권 전멸의 역사 앞에서

기사승인 2012.04.11  00: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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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2008 '보수' 싹쓸이..."대구의 변화, 투표에 달렸다"


대구에서 진보.개혁성향의 야권 후보가 마지막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총선거는 1985년이었다.
당시 '12대 총선'에서 대구 6개 선거구 가운데 2곳에서 '신한민주당' 유성환(서구.중구), 신도환(수성구.남구) 후보가 당선됐다. 이 외에도 한국국민당(이만섭)과 민주한국당(목요상)도 당선자를 냈고, '여당'인 민주정의당은 김용태(북구.동구)와 이치호(수성구.남구) 2명에 그쳤다. 당시 총선은 한 선거구에 2명을 뽑는 '중선거구제'였다. 그것이 끝이었다.

 
 
▲ 12대 총선(1985) 당선자 / 자료. 중앙선관위
한 선거구에서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로 바뀐 1988년 13대 총선에서는 민주정의당이 대구 8곳을 '싹쓸이'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대구 11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자유당'(민정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이 8곳을 차지했고, 나머지 3곳을 국민당(김해석.남구, 윤영탁.수성구을)과 무소속(정호용.서구갑) 후보가 당선됐으나 이들 역시 진보.개혁성향의 '야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자유민주연합)' 바람이 거세, 대구 13곳 가운데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2곳(강재섭.서구을, 김석원.달성군)에 그친 반면, 자민련이 8곳을, 무소속이 2곳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은 1997년 탄생한 '한나라당'으로 한 배를 타게 된다.

2000년대 들어서는 그야말로 '한나라당 싹쓸이' 뿐이었다. 2000년 16대 총선은 대구 11곳 전체를, 2004년 17대 총선은 대구 12곳 전체를 모두 '한나라당'이 휩쓸었다.

2008년에는 한나라당이 12곳 가운데 8곳 당선에 그쳤으나, 나머지 4곳의 당선자 역시 '친박' 후보들이었다. 이들은 전원 한나라당으로 돌아갔다. 결국,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여당'과 '여당 성향'이 싹쓸이 한 셈이다.

국회의원 총선 대구지역 당선자 / 제 13대(1988), 14대(1992), 15대(1996)
 
 
▲ 제 13대(1988) 총선, 14대 총선(1992), 15대 총선(1996) 당선자 현황 / 자료 출처. 중앙선관위

지난 20년동안 현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끊이지 않고 대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단 한 명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못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에는 '열린우리당'이 이재용(중남구), 이강철(동구갑), 서중현(서구), 배기찬(북구을), 김태일(수성구갑), 윤덕홍(수성구을), 김준곤(달서구갑) 후보를 비롯해 대구 12곳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지만 전멸했다. 당시 이강철.이재용.배기찬 후보가 30%대의 득표율을 보였지만 '한나라당' 후보들은 60% 안팎의 절대적인 지지로 국회에 입성했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역시 신영섭(중남구, 2.9%), 김기수(서구, 4.2%), 서승엽(북구을, 4.5%), 이연재(수성구갑, 4.1%), 김찬수(달서구갑 7%), 허경도(달성군, 6.7%) 후보를 포함해 6명이 출마했으나 아무도 10%를 넘지 못했다. 16대에 이은 17대 총선의 결과는 '싹쓸이'와 함께, '보수 텃밭', '한나라당 아성' 같은 말이 대구의 정치적 상징처럼 굳어지게 했다.

국회의원 총선 대구지역 당선자 / 제 16대(2000), 17대(2004), 18대(2008)
 
 
▲ 제 16대 총선(2000), 17대 총선(20004, 18대 총선(2008) 당선자 현황 / 자료 출처. 중앙선관위

연이은 '전멸' 탓에 18대 총선에서는 '야권' 후보 자체가 드물었다.
'열린우리당'에서 이름을 바꾼 '통합민주당'은 박형룡(중남구, 3.2%)과 이현주(북구갑, 5.9%) 단 2명만 후보를 내는데 그쳤다. 오히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쪼개진 진보정당이 5명의 후보를 냈다. 송영우(민노.동구갑, 17.4%)와 이연재(진보신당.수성구갑, 19%) 후보가 20% 가까운 득표로 선전했으나, 이인선(민노.중남구, 1.65%), 장태수(진보신당.서구, 4.1%), 노윤조(민노.달성군, 8.9%) 후보는 역시 한 자리 수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무소속 유시민 후보가 수성구을에 출마해 32%를, 이재용 후보가 중남구에 출마해 21%를 득표한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들은 무려 80% 안팎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근혜(달성군) 후보는 88.5%, 서상기(북구을) 86%, 유승민(동구을) 84%, 이한구(수성구갑) 78%, 주성영(동구갑) 후보는 77%를 기록했다.

2012년 19대 총선은 어떨까?
한나라당이 '선관위 디도스' 사건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꿀만큼 수세에 몰렸지만, 올들어 보도된 대구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1위를 놓친 곳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곳 역시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여야의 분석이다. '수도권 3선'을 내세운 김부겸 후보의 '수성구 갑'과, 전직 장관 출신의 이재용 후보가 '총선 3수'에 도전하는 '중남구', 새누리당 '낙하산 공천' 논란이 큰 '북구갑'과 '달서구갑' 정도가 야권에서 "경합"으로 분류할 뿐이다. 물론, 새누리당은 이 곳마저도 "우세"로 보고 있다.

대구 야권은 어떨까?
지난 20년동안 '전멸'을 지켜본 야권과 시민사회는 '야권단일화'로 19대 총선을 맞았다. 시민단체 활동가를 비롯한 300여명이 "야권연대를 통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목표로 2011년 11월 17일 비정당 시민정치조직인 '체인지(CHANGE)대구'를 창립했다.

 
 
▲ <체인지대구> 창립대회(2011.11.17 경북대 4합동강의동)...참가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체인지대구, 좋아요"를 외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12월 2일 '2012 대구범야권시민연대' 결성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후보단일화 합의"를 밝혔다. 대구범야권시민연대에는 민주통합당.통합민주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을 포함한 야4당과 함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체인지대구를 포함한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특히, 체인지대구를 비롯한 3개 단체는 3월 2일 '대구 시민사회단체 범야권 후보단일화 방안'을 발표하고 각 정당에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야3당과 달리 민주통합당이 이 방안을 거부하면서 야권연대가 위기를 맞았다. 결국, ▶'수성구갑'(민주 김부겸-진보신당 이연재)과 ▶'중남구'(민주 김동렬-창조 김태훈-무소속 이재용)는 끝내 단일화에 실패했다. 반면, ▶'북구을'의 조명래(통합진보당) 후보와 ▶'동구갑' 임대윤(민주), ▶'달성군' 김진향(민주) 후보는 각각 이헌태(민주), 송영우(통합진보), 정우달(통합진보)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거쳐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됐다.

 
 
▲ 대구 시민사회단체의 '범야권 후보단일화 입장 발표' 기자회견(2012.3.2 체인지대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야4당에서 단독 출마한 ▶'수성구 을' 남칠우(53.민주통합당) ▶'동구 을' 이승천(50.민주통합당) ▶'달서구 갑'에 김준곤(57.민주통합당) ▶'달서구 을' 이원준(41.통합진보당) ▶'달서구 병' 김철용(38.민주통합당) ▶'서구' 윤선진(55.민주통합당) 후보도 일찌감치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됐다. ▶'북구 갑' 김용락(50.민주통합당) 후보 역시 무소속 안경욱(무소속) 후보가 사퇴하면서 마지막으로 '야권단일후보' 명함을 돌리게 됐다.

이들은 처음으로 '야권단일후보' 명함을 들고 한 목소리로 "대구 변화"를 외치며 표밭을 누볐다. '단일화'에 실패한 다른 야권 후보들 역시 "대구 변화"에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수도권 3선' 간판을 내세워 고향에 출마한 김부겸(수성구갑) 후보는 "지역구도 타파"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야권 후보는 "18년째 1인당 지역총생산(GRDP) 꼴찌"와 "일당 독점"을 '대구 변화'의 절대적인 이유로 꼽았다. 지난 4월 6일 '수성구갑'과 '동구갑' 지원유세에 나선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는 "대구가 '보수의 아성'이라는데, 그래서 뭐가 나아졌나, 맨날 '보수' 뽑아서 잘 살게 됐나, 제대로 된 기업 하나 들어왔나"라며 "이제는 그 말(보수의 아성)이 자랑이 아니라 수치, 부끄러움"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지역 각계 인사들도 "여야경쟁구도"를 촉구하며 '1천인 선언'(4.9)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경민교협 김인숙 의장을 비롯한 '1천인 선언'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상호 견제와 경쟁이 없는 정치 풍토 아래서 지역민의 의사는 철저히 무시됐고 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지역민들의 소박한 기대는 무참히도 배반당했다"며 "특정 정당만 독주하는 낡고도 후진적인 정치판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또, "반드시 여야 경쟁구도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한 두 명이라도 야권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해 야권을 당선시켜 달라, 이것 만이 침체하고 있는 대구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여야경쟁구도 촉구" 대구시민 1,055인 선언 및 지역인사 100인 기자회견'(2012.4.9 대구YMCA 강당)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지역 6개 시민사회단체도 지난 7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유권자축제, 기억해! 심판해! 투표해!' 행사를 갖고 "건강한 정치 지형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당이 존립해야 한다"며 "범야권단일후보 지지"와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도 9일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시민들에게 고(告)함'이란 이름의 성명을 내고 "'뽑아줘도 소용없다', '또 속았다'는 푸념으로 앞으로의 4년을 보내겠느냐"며 "대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이란 공식이 눈 오고 비 내리는 자연현상이 아니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년동안 대구에 출마한 진보.개혁성향 야권은 어느 누구도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지 못했다. 대구 전체의 3분의 1을 '야권'으로 채운 1985년 12대 총선을 끝으로, 대구는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싹쓸이', '일당 독점'의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구 국회의원은 선출직이 아니라 임명직"이라는 비아냥까지 들린다. '푸념으로 또 4년을' 보낼지, 아니면 '대구의 변화'를 만들지는 4월 11일 투표에 달렸다. "특정 정당만 독주하는 낡고도 후진적인 정치판을 바꿔달라"는 대구 '1천인 선언'의 호소도 투표에 달렸다. 민심은 11일 저녁 판가름 난다. 선택은 유권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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