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회 '관광성 해외연수'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5.0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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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야시장, 유황온천..."여행 사이트 참고" / "의원들 스스로 목적의식 가져야"


대구 동구의회 의원들이 대만 유명 관광지로 해외연수를 가기로 해 '관광성 외유' 눈총을 사고 있다.

동구의회 강신화 의장을 포함한 의원 16명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 동안 "대만의 선진 농업과 친시민 지향 건축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대만 카오슝, 화련, 기륭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연수에 사용되는 경비는 동구의회 예산으로 사용하며, 의원 1인당 180만원 씩 모두 2천8백80만원이 책정됐으며, 해외연수 목적과 어울리지 않는 유명 관광지 방문이 주요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구의회 '2012년도 의원 공무 국외연수 계획'
동구의회 '2012년도 의원 공무 국외연수 계획'

특히, 연수 첫날부터 관광객과 미식가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한 대만 용산사와 야시장을 방문한다. 또, 셋째 날인 23일에는 화련 지역의 대표적 관광 코스인 태로각 협곡, 다섯째 날인 25일에는 독특한 모양의 암석이 즐비한 해양국립공원,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은 지우펀, 기륭 장춘곡의 유황천으로 유명한 온천을 방문한다.

둘째 날인 22일과 넷째 날인 24일 각각 대만 시청과 시의회, 컨딩공원 삼림지역과 까오슝 녹지공원 방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의회 해외연수 목적과는 동떨어진 단순 관광성 일정이다.

이 같은, 동구의회 연수 일정은 대구지역의 한 여행사 관광 코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동구의회 사무국 정효원 주무관은 "해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여행 사이트에서 참고만 하는 수준"이라며 "심사위원회에서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 대구 s관광 여행사의 대만 여행 상품...동구의회  해외연수 일정과 비슷하다(2012.5.8) / 사진 출처. s관광 여행사 홈페이지 캡쳐
▼ 대구 s관광 여행사의 대만 여행 상품...동구의회 해외연수 일정과 비슷하다(2012.5.8) / 사진 출처. s관광 여행사 홈페이지 캡쳐
 
 
게다가, 동구의회는 해외연수 보고서를 인터넷에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이 쉽게 열람할 수 없다. 때문에, 보고서를 보려면 직접 의회 사무국으로 찾아가 요청을 해야 한다. 이는 행정자치부가 제정한 '공무국외여행규칙'의 사각지대로 "국외연수 보고서를 15일 이내에 작성해야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인터넷 공개를 명시하고 있지 않고 있고, 이를 어겨도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동구의회 사무국 정효원 주무관은 "인터넷 공개는 준비 중에 있다"며 "현재는 의회로 직접 오셔야만 열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보고서를 찾는 시민들은 없었다"며 "보고서 공개는 지자체 권고 수준이지 강제성은 없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연수 필요성과 연수기간, 경비 적정성을 따지는 '심사위원회' 구성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동구의회 연수 심사위원회는 교수, 변호사를 포함한 외부인사 3명과 동구 의원 2명, 공무원 1명으로 모두 6명이다. 그러나 외부인사는 직접 연수를 가는 의원과 관내 공무원 추천으로 구성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은 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되지 않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동구의회 사무국 정효원 주무관은 "외부인사는 전임자가 담당하던 일이라 잘 알지 못한다"며 "의원과 공무원들이 추천한 신뢰성 있는 사람들이다"고 답했다. 

황순규 의원
황순규 의원
그러나, 동구의회 황순규 의원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투명한 결과 보고가 따르면 지방의원들의 연수는 필요하다"며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 의원들이 스스로 목적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구에서는 중구.남구.달서.수성의회 의원들이 2012년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가운데 중구의회와 수성구의회는 심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연수를 다녀와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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