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아 대구에서도 "5.18 정신계승"을 강조하는 시민문화제가 18일 저녁 2.28공원에서 열렸다. <5.18대구경북동지회>와 <5.18민중항쟁32주년대구경북행사위원회>가 주최한 문화제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을 비롯한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기념사와 격려사를 한 단체 대표들은 "군사정권에 의한 폭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다"며 "국가권력에 의한 희생자들이 이 땅에 다시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5.18동지회전국협의회 백현국 대표는 "1980년 학살을 정당화했던 기득권층은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며 "5월의 광주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뿌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속했던 공화당과 전두환 군사정권으로, 1980년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군사정권과 오늘날의 보수정권은 뿌리가 같다"며 "19대 국회에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5.18이 끝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씨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광주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현국 대표는 5.18에 대한 젊은층의 "무관심"도 지적했다. 백 대표는 "5.18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17일 행사를 열었으나 참여가 저조했다"며 "대구경북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와 역사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상술 5.18대구경북동지회 상임대표는 "5.18은 민주, 민생, 민권을 찾기 위한 투쟁이었다"며 "어떤 시대가 와도 5월 정신은 살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시대의 5.18 정신은 압살당하고 억압받고 있다"며 "현 정권의 정책은 기득권층만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4.11 총선에서 "친미, 친일, 친독재 세력인 새누리당과 박근혜에게 야당이 패했다"며 "5월 정신을 통해 1980년 그때의 열정과 정의감을 되찾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영남과 호남의 고질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며 "민주주의 위기 앞에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참여와 연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80년 당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며 "언론이 막혀있던 우리 현실이 이를 외면하게 했다"고 했다. 또, "언론이 침묵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알렸으면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이후 보수 세력은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세룡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오늘날 5.18 정신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분노에 집착한 나머지 희생당한 이들을 잊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더욱 더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는 대구경북 시민을 보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는 ▷민중의례 ▷기념사 ▷격려사 ▷영상 상영 ▷문화 공연 ▷연대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가수 박성운씨와 임정득씨, 행위예술가 성광옥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이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2.12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신군부 세력의 "퇴진과 계엄령 철폐"를 요구하던 민주화 운동이다. 당시, 신군부는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했고 그 결과,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5.18기념재단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166명, 행방불명자는 54명, 상이후유증 사망자는 376명, 부상자는 3,139명"이 발생했다. 앞서, 2011년 5월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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