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해외연수, '심사 회의록'은 비공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6.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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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개 구.군의회 1곳도 공개 안해 / 의회 "몰랐다. 누가 보나"...시민단체 "감시 필요"


지방의회가 '관광성' 해외연수로 해마다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구 8개 구.군 의회가 해외연수에 따른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단 한 곳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8개 구.군의회 가운데 3곳은 '회의록 공개' 규칙을 정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5곳은 이 같은 규칙조차도 없다.

대구 8개 구.군 의회는 해외연수 '적합성을 따지는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자치법규로 명시하고, 여행 목적과 필요성, 적합성, 여행국과 여행기관 타당성, 기간과 경비를 사전에 심사하는 '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심사위는 구의원과 공무원, 외부인사를 포함해 의회마다 6-9명으로 구성되며, 중구의회가 6명으로 가장 적고 수성구의회가 9명으로 가장 많다.

(위부터)대구 중구, 북구, 달성군의회는 각 자치법규 '공무국외여행규칙'에 '회의록 인터넷 공개'를 명시하고 있지만 한 차례도 올리지 않았다 / 출처. 각 의회 홈페이지
(위부터)대구 중구, 북구, 달성군의회는 각 자치법규 '공무국외여행규칙'에 '회의록 인터넷 공개'를 명시하고 있지만 한 차례도 올리지 않았다 / 출처. 각 의회 홈페이지

심사위는 회의를 통해 연수 여부를 결정하고 '회의록'을 작성하는데, 중구의회, 북구의회, 달성군의회는 이 회의록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도록 자치법규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3곳 모두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았다. (중구.달성군의회 2009년, 북구의회 2011년 규칙 개정)

또, 동구, 서구, 남구, 수성구, 달서구의회를 포함한 5곳은 심사위원회 '회의록 공개'에 대한 규칙조차 없다. 게다가, 동구를 비롯한 서구와 달서구의회는 심사위 회의록은 고사하고 '여행계획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위부터)서구, 달서구의회는 각 자치법규 '공무국외여행규칙'에 '여행계획서 인터넷 공개'를 명시하고 있으나 단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 출처. 각 의회 홈페이지
(위부터)서구, 달서구의회는 각 자치법규 '공무국외여행규칙'에 '여행계획서 인터넷 공개'를 명시하고 있으나 단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 출처. 각 의회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지방의회 사무국 담당자들도 "몰랐다"거나 "강제성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수용 중구의회 사무국 팀장은 "그런 규칙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고, 최영수 북구의회 사무국 직원은 "규칙은 있지만 만들어진지 얼마 안돼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다"며 "규칙으로 돼 있어 강제성은 없다"고 했다. 신너와 달성군의회 사무국 직원은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시민도 적고, 문건으로 만들어 사무국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올리지 않았다"며 "원하시면 와서 확인하라"고 말했다.

설동길 중구의회 의장은 "심사위 회의록까지 찾아보는 시민이 몇 명이나 있겠냐"며 "찾아보는 사람이 없어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자치법규 규칙이 실제로 잘 지켜지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어쨌든 지역민들의 편의를 위해 규칙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황순규 동구의회 의원은 "공무연수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을 앞으로 개정할 방침"이라며 "다음 회기에 연수보고서와 심사회의록을 인터넷에 게재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재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규칙을 위반해도 처벌 규칙이 없으면 '질타'와 '지적'만 받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의원들의 자치법규 준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종화(전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는 "해외연수 사전 심사 규칙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지키지 않아 관광성 연수가 끊이지 않을 경우, 대구시와 시의회가 규칙을 만들고 지키도록 강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가 '손해배상' 이라도 청구해 상징적 경각심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며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감시활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중구.동구.남구.달서구.수성구의회 의원들은 2012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가운데, 동구의회 16명과 북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의원 6명이 지난 5월말 각각 대만과 미국 유명 관광지로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었으며, 중구.수성구.북구의회는 심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연수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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