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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역사관'...왜 대구는 안됩니까?

기사승인 2012.08.09  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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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평화와 인권, 대구시 나서야" / 시.의회 "지자체 건립은 무리"


대구지역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3년째 진전이 없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대해 "대구시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시는 여전히 "재정이 나쁘다"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8월 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은 평화와 여성인권을 바라는 누구나 바라는 일"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가장 많은 대구시가 역사관 건립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촉구 기자회견'(2012.8.9.대구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는 20년이 넘었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도 일본 정부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며 "피해 당사자들이 살고 있는 대구시는 역사관 건립을 위해 다른 곳보다 더욱 노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역사관 건립은 평화와 인권 도시 대구를 건설하는 일"이라며 "시와 대구시의회는 지난 7월 시의회가 채택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을 즉각 실행해 평화를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경남 거제시청과 통영시청이 '일본군 위안부 추모'를 위해 지난 7월 시비 4,000만원과 부지를 지원한 점과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올 5월 성금을 모아 서울에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건립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미 시민들과 각 지자체가 함께 추모비와 역사관을 만들고 있다. 대구시는 왜 대구에 세워야 하는지 묻지 말고 왜 대구에 세울 수 없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추진위는 역사관 건립 요청 사항을 담은 항의 서한을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에게 전달하고 면담을 하기 위해 시청과 시의회를 방문했다. 그러나, 김범일 심장과 이재술 의장은 김천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직접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항의 서한은 시와 시의회 공무원에게 각각 전달 됐다.

 
 
▲ '역사인식이 올바르면 평화가 찾아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2012.8.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 2009년 7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을 채택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대구시의회는 다양한 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시민사회는 "위안부 피해자 명예 회복, 여성인권 신장, 한일과거사 청산, 미래 세대 위한 인권.평화.역사 교육"을 목적으로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곧 추진위는 "역사관 건립"을 촉구하며 대구시장과 시의회 의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와 시의회 담당 부서는 "중앙정부가 진행해야 하는 사업", "다른 사업 많다", "의견 다른 사람도 있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면담과 건립을 거부했다. 하지만, 추진위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2010년 중구 남산동 명동초등학교 부지, 2.28민주운동기념회관에 역사관을 짓는 방안을 제시하며 계속 "역사관 건립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 시는 차선책으로 대구시교육청이 동구 지저동 옛 해서초등학교에 건립하려는 '대구정신문화관' 한 칸에 위안부 피해자 자료실을 만들기로 시교육청과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진위는 "문화관은 위안부 역사관이 아니다. 피해자 추모 정신과 거리가 멀다"며 "온전한 역사관을 지어야 할 것"이라며 시의 방안을 거부했다. 이어, 시교육청도 "역사관 건립 부지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며 "문화관에 그런 자료가 어울리는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해 문화관 내 자료실 건립은 무산됐다. 이처럼 건립이 지지부진해지자 올 3월, 대구시의회 정순천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지원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시의회에 제안했다. 하지만, 서명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조례는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 이용수 할머니, 최봉태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위원장, 이인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국장, 노진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2012.8.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5명 가운데 이용수(83)할머니는 "나는 조선의 딸이자, 대구의 딸. 우리가 당한 피해에 대해 대구시가 역사를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김범일 시장은 불행한 역사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역사관을 지어야 한다. 약속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봉태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위원장은 "위안부 피해자 추모 위해 전국 각지 시민과 지자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구시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역사관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역사관 건립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 가치를 위한 것"이라며 "피해자 할머니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대구에도 역사관을 건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진철(경북대 사회학과 교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아픈 역사를 잊지 않아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대구시가 역사관을 지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2012.8.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김경선 대구시 여성청소년가족과 과장은 "고민해야 하는 일이지만 해야 할 사업이 많아 바쁘고 재정 상태도 좋지 않다"며 "지자체가 건립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역사관을 건립하려면 여성가족부 장관 허가를 얻어야해 절차도 복잡하다"며 "시교육청이 준비 중인 문화관 내에 위안부 자료실을 만드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답했다.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도 "역사관은 중앙 차원에서 크게 하나를 짓는 게 맞다"며 "국비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 예산만으로 건립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김영탁 대구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장은 "문화관 내에 자료실을 건립하려 추진위와 의논했지만 의견이 다른 것 같아 사실상 무산된 상태"라며 "학생들이 보기에 당시 자료들이 과할 수도 있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11일 동신교 옆 신천둔치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역사관 건립'을 위한 '제3회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 걷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 "대구시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적극 나서라"라고 구호를 외치는 기자회견 참석자들(2012.8.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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