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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발잔혹사, 여전히 거기엔 사람이 있다

기사승인 2012.09.14  14: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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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우 /『여기 사람이 있다』(조혜원, 안미선 외 3인 ㅣ 삶이보이는창 ㅣ 2009)


아파트, 그 아름다운 꿈

요즘은 부동산 불경기로 인해 TV나 신문에 아파트 광고를 잘 보기 힘들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매일 오는 신문에, TV광고에 아파트 광고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왔었다. 그 광고 속의 여배우들은 ‘아파트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한다는 아파트 분양광고가 나온다. 그 광고속 아파트의 내․외부는 아직 짓지도 않은, 가상의 공간을 영상처리한다. 이런 안락하고 쾌적한 아파트가 탄생하기전 과연 어떠한 일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보기는 쉽지 않다.

용산참사와 '두개의 문'

 
 
‘두개의 문’ 영화는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2009년 1월 20일, 그날의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이다. 지금도 용산참사는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개․콘버젼) 재개발의 과정과 문제점을 다루기보다 그날의 사건을 두고 경찰특공대의 증언과 법정기록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 함으로써, 국가 공권력이 실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둔 다큐멘터리 영화이기에 이 영화를 보는내내 믿기지 않는 불편한 진실에 또한번 치를 떨게 만들기도 했었다.

'낙원구 행복동'에는 더 이상 '난장이' 일가가 없다!

조세희님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란 소설을 읽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전혀 낙원도 아니고 행복도 없는 ‘낙원구 행복동’의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난장이’일가의 삶을 통해 화려한 도시의 재개발 뒤에 숨은 도시저소득층의 아픔과 그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모르는 사람을 잘 만나기 힘들정도로 이미 많이들 읽어보셨을 만한 소설이기에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아실것이라 생각한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무방비속에 노출되어 있는 도시저소득층의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 확보를 전제로한 개발이라면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개발이다.

그러나 이 ‘재개발은’은 ‘개발이익과 도심 질서와 도심기능 증대, 주거환경개선’을 핑계삼아 치솟은 집값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지 못한 사람들이 떠나가버린 자리를 대신해서 공간을 채운다. 거대한 ‘빈곤층 청소’와 다름없는 각종 개발사업을 통해 ‘도시의 혼란함’을 종식시키고자 한다. 이로인해 또다른 크나큰 사회문제를 야기시키는 구조로 가고 있다.

낡고 오래된 주택 대신 깨끗한 아파트가 들어서고, 좁고 가파른 골목길 대신 반듯한 도로가 만들어져 나름의 물리적 주거환경은 개선된다고 볼 수 있지만 정작 이곳은 내가 사는곳이 아닌 타인의 동네가 되어버린다. 그나마 살만한 동네마져 헌 동네로 만들어서 없애버리는 개발사업으로 현재에도 부족한 저렴주택들이 계속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더 이상 ‘난장이’일가가 살만한 곳이 사라져간다.

 
 
▲ 『여기 사람이 있다』(조혜원,안미선,김일숙,자그니,김순천 저 | 삶이보이는창 | 2009)
『여기 사람이 있다』

2009년 1월 20일 망루에 올랐던 故 이상림씨, 그의 아들인 이충연씨는 용산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망루에 올랐다가 부상을 입은 채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로 몰려 구속당해있다. 이책의 저자중에 위 故 이상림씨의 며느리인 정영신씨는 자신의 글에서 자신의 시아버지를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저희 아버지는요, 진짜 성실하신 분이에요. 아침 4시 30분이면 교회를 가셔서 기도를 하시구요. 본인이 나오셔서 가게 청소를 해주시구요. 수산시장, 경동시장 가서 시장을 보시는 그랬던 분이지, 테러리스트 방화범이 아니에요. 자식을 위해서 뭐든지 다하신 분이지, 막내아들을 정말 예뻐했어요. 저희 아버님은 어디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신 적이 없어요. 본인이 뭘 먹다가도 맛있으면 식구들 먹게 다 싸오시고 그런 분이였어요.”


살고자 올랐던 망루에서 시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 아들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로 법정구속당해있고, 홀로 남아 외로이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며느리의 한 맺힌 이야기...

이 책은 약 20여분의 철거민들의 열다섯개의 삶의 이야기로 그들의 소박한 꿈과 소망들에 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바로 우리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에 쉽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불편한 진실을 ‘피할수만 있다면 피해버리고 싶어서’ 외면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2009년 1월 20일 새벽, 불타는 망루를 보며 ‘저기 사람이 있다’라는 어느 시민의 외침이 혼자만의 외침이 아니라 우리의 외침이기를......

 
 





[책 속의 길] 81
최병우 / 주거권실현을위한대구연합 사무국장

평화뉴스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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