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40년..."유신 청산 없이 민주주의 없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10.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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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과 인혁당> 대구 특별전 / "청년은 감옥, 언론은 재갈...유신세력 새 역사 위해 사라져야"


"유신정권 당시 박정희는 아무나 빨갱이로 몰아 사람을 죽였다. 나도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었다. 유신정권과 함께 했던 박근혜가 대선후보로 티비에 나오면 베개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들은 유신에 속으면 안된다. 유신 세력을 다시 부활하게 해서는 안된다"


유신시대 대표 공안사건 '인혁당' 사건으로 남편(고 하재완씨)을 잃은 이영교(76)씨가 대구에서 열린 '유신40년 특별전'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비판하며 유신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에서 이창훈 4.9통일평화재단 사무실장이 인혁당 사건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2012.10.21.대구2.28기념중앙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에서 이창훈 4.9통일평화재단 사무실장이 인혁당 사건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2012.10.21.대구2.28기념중앙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정희 정권 '10월 유신' 선포 40년을 맞아 유신체제 실상을 돌아보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4.9통일평화재단'과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전국 6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유신잔재청산과역사정의를위한민주행동>은 21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유신40년 전국순회공동전시' 일환으로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 개막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인혁당 사건 유가족 이영교씨, 김진생(고 송상진씨 부인)씨, 배수자(고 서도원씨 부인)씨, 인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이창복(7년 복역)씨, 김종대(8년 복역)씨, 강창덕(8년8개월 복역) 4.9인혁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시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 개막식에서 인혁당 사건 유족과 당시 피해자, 민주화운동 원로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 개막식에서 인혁당 사건 유족과 당시 피해자, 민주화운동 원로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행동은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유신체제 사료를 모은 판넬 40판과 인혁당 사건 사료, 추모 그림 38판을 각각 '식민의 유산, 유신의 추억',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라는 주제로 2.28공원에서 전시하고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는 한일극장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24일에는 유신정권에 항거하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고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독립운동협회 유족회장을 초청해 '장준하의 사상과 생애'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26일에는 '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라는 영화를 상영하며, 29일에는 '친일파 청산 과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특강도 열 예정이다.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에서 '식민의 유산, 유신의 추억' 코너를 보고 있는 시민(2012.10.21.대구2.28기념중앙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신과 인혁당> 특별전에서 '식민의 유산, 유신의 추억' 코너를 보고 있는 시민(2012.10.21.대구2.28기념중앙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특별전은 지난 8월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식민의 유산, 유신의 추억'으로 처음 열린 뒤 부산, 광주, 부천, 창녕에서 잇달아 개최됐고 앞서 10월 2일부터는 '유신과 인혁당'이라는 주제로 대구를 비롯해 인천, 울산, 고양시에서 열렸으며 춘천, 창원, 진주, 원주 일정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행동은 '유신독재 실상 알리기 집중행동주간(10.17-28)'으로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등 여러 장소에서 학술대회, 토론회, 시국미사, 추모제, 페스티벌, 노래자랑, 행진, 놀이마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혁당 관련 사료가 전시된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코너(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인혁당 관련 사료가 전시된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코너(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행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972년 박정희는 영구집권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유신헌법'을 선포하고,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등 국민 생존권과 인권을 유린했다"며 "이 특별전은 유신 실상을 조명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 18시간 만에 목숨을 잃은 8인 열사를 추모하고 그들이 염원하던 평화를 실현시킬 것"이라며 "유신을 체험한 세대에게는 신념을 되살리는 자리가 청소년에게는 조작된 신화를 깨고 민주주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왼쪽부터) 이현배 민주행동 상임대표,강창덕 4.9인혁재단 이사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 이현배 민주행동 상임대표,강창덕 4.9인혁재단 이사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현배 민주행동 상임대표는 "박정희는 유신정권에 항거하던 청년은 감옥에 언론에는 재갈을 물렸다"며 "당시 박정희가 망친 경제와 정치 잔재가 여전히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잔재를 청산 않고는 민주주의 국가를 성립할 수 없다"며 "유신잔재 청산 운동을 통해 이 땅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덕 4.9인혁재단 이사장은 "박정희 유신독재 암흑시대를 폭로하고 열사들에 대한 추모 정신을 강화해 대선에서 유신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통일과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유신잔재를 이제는 뿌리 뽑자"고 주장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노동자 죽음 뒤에는 이명박, 광주항쟁 죽음 뒤에는 전두환이 있다"며 "뿌리는 노동자, 농민을 착취하던 유신체제 박정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한 박근혜 대선후보는 역사 발전을 위해 잔존 세력과 함께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2년 대구경북 열사.희생자 합동 추모제'(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2년 대구경북 열사.희생자 합동 추모제'(2012.10.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별전 개막식에 이어 2.28공원에서는 '2012대구경북열사희생자합동추모제준비위원회' 주최로 <2012년대구경북 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1945년 해방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을 펼치다 희생된 대구경북 노동자, 농민, 학생, 장애인 70명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72년 10월 17일 '10월 유신'을 선포하고 국회의원 3분의 1과 모든 법관을 자신이 임명했으며, 임기를 6년으로 늘려 횟수에도 제한이 없도록 하는 등 긴급조치권과 국회해산권을 통해 행정.입법.사법 3권을 쥐고 종신집권 헌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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