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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박정희' 관련 사업에 5년간 세금 1270억원"

기사승인 2012.11.05  12: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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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감] 구미에만 1천억원, 문경 하숙집, 하루 묵은 관사까지..."박정희 예산, 지나치다"


대선을 앞두고 '정수장학회'를 비롯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 각 지방자치단체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과 시설에 최근 5년간 1270억원을 썼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나왔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예산결산위)은 "경북지역의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과 시설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동안에만 약 1270억원의 국가 예산과 지자체 예산이 박 전 대통령 '기념'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최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상북도는 '대한민국 정수대전'에 2007년부터 2013년까지 5억8백만원을 지원했고,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구미시도 해마다 약 1억7천만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정수대전' 경상북도 지원예산 현황
 
 
▲ 자료. 최민희 의원(경상북도 제출 자료)

'대한민국 정수대전'은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이사장 신재학)이 2000년부터 시행하는 행사로, 이 단체는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사상과 철학 선양"을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 생일(11월 14일)에 맞춰 미술과 서예문인화, 사진을 포함한 3가지 대전과 전시회를 열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최근 부산고등법원이 '국가가 고(故) 김지태씨에게 강압적으로 재산을 헌납하도록 위협했다'는 판결(10.28)을 내린 '정수장학회'가 지난 10년동안 해마다 수 천만원씩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출처. 한국정수문화예술원 홈페이지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또, 2013년 완공 예정인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공원사업'에 2008년부터 286억원(경북 25억원, 구미시 261억원)을 지원했고, 함께 들어설 '박정희 홍보관'에도 5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와 별도로, 생가 인근 부지에 792억원(국비 396억원, 도비 119억원, 시비 227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테마공원'도 2015년 조성할 예정이다.

최민희 의원은 "한 기초지자체에, 그것도 바로 인접한 공간에 '박정희 기념공원'과 박 전 대통령의 상징인 '새마을운동' 기념 공원을 1000억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어 한꺼번에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미시는 또, '박정희 탄신제' 행사에 해마다 약 7천5백만원, '추모제' 행사에도 해마다 약 7백만원을 쓸 뿐 아니라, 영남대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1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박정희리더십연구원'을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영남대 교내에 있는 '박정희리더십연구원'은 박 전 대통령의 국가경영철학과 리더십, 새마을운동, 국토개발정책을 비롯해 재임 중 업적 전반의 체계적 조사와 정리, 연구 등을 수행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영남대는 이 연구원과 별도로 '박정희 정책새마을 대학원'을 설립해 올 8월 첫 신입생을 받았다.

구미시 뿐 아니라, 경북 청도군과 포항시, 문경시와 울릉군도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에 수 십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특히, 청도군과 포항시는 '새마을운동 발상지 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 <매일신문> 2011년 2월 15일자 2면(종합)
청도군은 2009년부터 4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청도 신도마을을 시찰하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제작하고, 대통령이 방문했던 신거역과 신도정미소, 대통령 전용열차를 복원하는 한편, 이 마을에 새마을광장을 조성하는 '새마을운동 발상지 성역화사업'을 벌여 2011년 8월 27일 준공했다.

앞서, 포항시도 40억원을 들여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 일대에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관'을 2009년 9월 개관했다.

청도군 신도리와 포항시 문성리는 서로 '새마을운동 발상지'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상북도가 2009년 '경상북도 새마을 운동 37년사' 연구 용역을 통해 청도군 신도리를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인정해 '원조' 논란이 끝나는 듯 했지만, 포항시가 불만을 드러내면서 두 지자체 사이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시는 박 전 대통령이 문경 서부심상소학교(현 문경초교)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살던 초가 하숙집인 '청운각' 공원사업에 17억원을 들였다. 올 6월 준공한 이 곳에는 박정희 사당과 기념관 등이 추가 건립됐다.

울릉군도 '박정희기념관'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 4월 건립 기본계획 중간보고회를 통해 15억여원을 들여 울릉읍 도동리 옛 울릉군수 관사(지상 1층, 153㎡)를 재정비하기로 결정했다. "이 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울릉도를 방문했을 때 하룻밤 묵었던 곳"이라고 최 의원은 밝혔다. 울릉군은 지난 1962년 박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 울릉도를 방문해 섬 일주도로 개설과 항만시설 확충 등 울릉도 발전의 초석을 다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이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과 시설들이 넘쳐나면서 경북 지역 곳곳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상도 우후준숙 생겨났다. 최 의원은 "전국적으로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적어도 6개가 이미 세워졌고, 곧 2개의 동상이 추가로 세워질 예정인데, 현재 세워진 동상 6개 중 4개가 경북에 있고 추가로 제작될 2개 중 하나도 경북에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왼쪽부터) 구미초등학교(1991), 포항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2009), 청도 새마을운동발상지광장(2011.8),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 인근(2011.11) / 사진 출처. 최민희 의원

최 의원이 파악한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보면, 1991년 구미초등학교에 박 전 대통령의 전신 동상이 세워진 뒤, 2009년에는 포항시가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에 소파에 앉아 있는 자세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면서 경쟁적으로 다른 경북 지역에도 동상이 만들어졌다. 2011년 8월에는 청도군 새마을운동발상지광장에 훈시하는 자세의 박 전 대통령 전신 동상이, 같은 해 11월에는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 연설문을 들고 걸어가는 자세의 높이 5m 전신 동상이 잇따라 세워졌다. 구미 생가의 동상에는 성금 모금액 6억원과 지자체 예산 6억원을 포함해 12억원이 들었다. 문경시도 박 전 대통령의 하숙집이었던 '청운각'에 동상을 세울 계획을 지난 해 발표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경북의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이나 시설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지나치게 범람하고 있다"며 "경북은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념행사나 시설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우상화, 신격화, 성역화와 다름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유신독재가 종식된 지 30년이 더 지났음에도 그의 딸인 박근혜 후보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 경북은 다시 전체주의 유신 시절로 회귀한 것처럼 비정상적인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이 독재자로 군림한 박 전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묻지마' 예산으로 낭비되는 사례도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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