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병원, 또 다시 비정규직 '해고' 칼바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2.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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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8명 해고, 18도 해고 위기...노조 "해고철회, 전원 무기직" / 병원 "계약 만료"


칠곡경북대병원이 또 다시 비정규직을 해고하기로 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2차 업무지원직(무기계약직) 전환 채용' 면접을 통해,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진료보조사 22명 중 2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2명은 오는 7일 계약해지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지난 12월 말과 1월 초에도 병원 측은 '1차 업무지원직(무기계약직) 전환 채용' 면접을 통해 40명 중 34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배모(45)씨를 포함한 6명을 해고했다. 두 달 동안 전체 비정규직 106명 중 8명을 해고한 셈이다. 또, 오는 5월에서 7월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둔 비정규직 34명 가운데에서도 16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18명은 추가 해고하기로 했다. 

"이제 와서 집에 가라구요? 너무 억울합니다"(2013.1.8.칠곡경북대병원 본관 앞) / 사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이제 와서 집에 가라구요? 너무 억울합니다"(2013.1.8.칠곡경북대병원 본관 앞) / 사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게다가, 병원 측은 이들을 해고한 자리에 또 다시 '6개월짜리' 비정규직을 채용했다. 이미 지난 12월과 1월 해고한 자리에는 신규 비정규직 6명을 채용했고 이달에 해고될 자리에 대해서도 채용 공고를 내놓은 상태다.   
 
때문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국립 경북대병원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며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비정규직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칠곡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4일 현재까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는 5일 동안(1.29-2.2) 점거 항의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김영희 경북대병원수석부분회장은 "정부가 2년 이상 근무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칠곡경북대병원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노동자를 해고해 왔다"며 "일방적인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비정규직을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또, "굳이 2년 이상 근무한 상시업무 노동자를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다시 채용하는 것은 병원으로서도 큰 낭비"라며 "의료 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들은 이미 그 기간 동안 업무 능력을 평가받았다. 왜 다시 무기계약직 전환 면접을 봐야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객관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칠곡경북대병원장 규탄"(2013.1.8.칠곡경북대병원 본관 앞) / 사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칠곡경북대병원장 규탄"(2013.1.8.칠곡경북대병원 본관 앞) / 사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반면, 병원 측은 "해고가 아닌 계약해지"라고 반박했다. 또, "면접을 통해 무기계약직 전환 기회를 줬다"며 "기준 미달로 탈락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성만 칠곡경북대병원 총무팀장은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고용형태가 다른 만큼 더 신중을 가해 면접을 봤고 부적격자를 가려낸 것"이라며 "점수는 공개 못해도 객관적인 업무태도를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또, "무기계약직도 정원에 제한이 있다. 본원에서 오는 인원도 있기 때문에 전원 전환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0년 11월 개원한 칠곡경북대병원은 당시 '기획재정부'로부터 의사, 간호사, 의료기술직 등 병원에 필요한 정규직 채용 총정원수를 확보했다. 그러나, 기능직업무 채용 총정원은 확보하지 못해 외주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간접고용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양산"이라며 노조가 반발하자 병원 측은 외주화를 중단했다. 대신,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해 2년짜리 비정규직 고용계약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2012년까지 정원을 확보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지난해 9월 기재부로부터 정규직 총정원 10명을 확보해 비정규직 1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비정규직 계약 만료시점이 다가오던 지난해 11월, 병원은 비정규직 중 계약  만료 대상자를 상대로 '무기계약직 전환' 선발을 알리는 '업무지원직 전환 채용 공고'를 내고 선발에서 탈락한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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