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꿈의 유기농밭을 일구게 한 '잊혀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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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민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차동엽 저 | 명진출판사 | 2011)


책 날개 부분에 2012년 1월이라고 쓰여져 있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설날을 앞두고 시댁에 들어가기 전 남편이 부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외식을 하고 대형 마트에 들르게 되면서이다. 평소 서점에서는 책을 살펴보며 마흔을 넘기며 유난히 헛헛한 마음에 책이라도 몇 권 사들어야 영혼이 배부를 것 같았다. 시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명절을 지내야 한다는 무거움에 대해 비상구를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 책과 대면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기다릴수록 더디 오는 혹은 아예 오지 않는 내 인생의 머피의 법칙에 지쳐 있었고 신앙을 가졌어도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불손한 신앙인으로 살고 있었다.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차동엽 저 | 명진출판사 | 2011)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차동엽 저 | 명진출판사 | 2011)
이 책은 삼성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전 어느 성당 신부에게 보낸 질문지에 대한,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을 법한 "도대체 무엇을 위한 인생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난문쾌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물음을 Big Q, 동시대인의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물음을 Real Q로 표현하여 집필하고 있다.

착한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나?, 가슴 속 분노가 가득한데 이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요? 악한 사람이 부귀 영화를 누리는 사례는 대체 뭔가?, 우리나라는 종교가 번창한데 사회 문제는 왜 그렇게 많나?, 과학이 더 발달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까? 등 많은 질문 가운데 나에게 절실했던 물음은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꿈은 자꾸 도망가고 이를 어찌해야하나요?"와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대체 어디에 숨어 있나?"였다.

내가 가진 질문의 답을 먼저 찾아보자면 꿈을 버티고 있되, 그리고 줄곧 품고 있되 확실하게 그 방향을 잡은 다음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라! 계획농법 보다 유기농법을 택하라는 현답을 만날 수 있었다. 문학가 황순원 선생,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소설가 마크트웨인, 미국 자동차 산업을 일으킨 찰스 키더링, 첼로 연주가 파블로 카잘스 등의 꿈에 대한 자세와 철학을 설명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삼아 꿈을 꾸는 기회를 덤으로 받으라고 설득한다.

나의 두 번째 질문은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대체 어디에 숨어 있나?"였다. 이 질문에 대한 책속의 답은 신앙을 가지고 있어도 늘 쪼달리고 아웅다웅 살아가는 여유없는 나의 일상에 비해 미신을 맹신하거나 냉담을 하면서도 더 윤택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괜히 화가 나는 마음을 진정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개미는 2차원을 사는 곤충이고 코끼리는 3차원적 존재인데 개미가 코끼리의 존재를 한평생 기어 다닌다고 해도 코끼리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 체험가능성과 완전 파악불가능성의 공존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칸트, 베이컨, 이어령 등의 지성들은 보이지 않는 증명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체험되는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우주는 11차원까지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3차원을 살고 있는 인간이 11차원의 존재가지를 인식할 수 있을까 하는 인간적 한계로 신은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음, 영안으로 신의 존재를 직감하며 체험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어쨌든 변했다. 먼저 지루한 3일간 시댁에서의 명절이 이 책을 읽고 싶어 빨리 일을 마치기 위해 몸짓이 빨라졌고 조금은 솟아있는 신경세포들이 누그러지는 효과를 보았다. 그리고 잃어버린 꿈,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은 늘 가지고 있으면서 기도를 했다. 그리고 조바심 내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기다렸다. 2012년 가을 무늬만 신앙인이던 나는 주일학교 자모회장이 되어 있었고 가벼운 소설 수필만을 읽던 나는 2013년 한국방송대학원 문예창작컨텐츠학과에 입학해 생소하기 그지 없는  가스통 바슐라르와 지역의 문화컨텐츠를 만나고 있다. 나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은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멘토가 된 책으로 의미가 깊다. 그리고 신과 인간의 소통의 공간을 위해서 신이 하늘에 계심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지금  나는 인생에서 기다릴 수 있는 여유와 자연현상, 사회관계 하나 하나를 경이롭고 감사하게 여기며 유기농 밭에서 꿈을 잘 키우고 있다.
 
 
 





[책 속의 길] 97
남지민 / 두 아이 엄마, 늦깎이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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