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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이주노동자 "폭행에 혈변...일 못하겠어요"

기사승인 2013.04.30  19: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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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고용주 처벌, 고용허가 취소" / 사장 "사실무근" / 노동청 "시정조치, 조사 중"


경북 칠곡군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가 "고용주에게 폭행을 당하고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질환을 앓게 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이 업체에 대해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취소"와 "고용주 처벌"을 촉구한 반면 고용주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 달서리에 있는 D케미칼은 흑연(탄소)을 이용해 플라스틱 수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해 5월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4명을 고용했다. 이 가운데, 이슬람(가명.26)씨는 지난 2월 "혈변과 흑연가루에 의한 피부질환"을 호소하며 '김해이주노동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는 지난달 D케미칼 대표에게 이슬람씨에 대한 "치료"와 "사업장 이동"을 요구했다.

 
 
▲ 흑연 먼지로 까맣게 변한 이슬람씨의 모습(2013.4.3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D케미칼 대표 이모씨는 이주연대회의 전화에 "꾀병"이라며 이슬람씨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이후, 이슬람씨는 "노조에 전화 했다는 이유로 부장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앞서 1월에도 물량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다며 뺨을 맞고 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발했다. 이주연대회의는 이달 6일 이슬람씨를 긴급피난 시키고 8일 대구서부고용센터에 D케미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특히, 이슬람씨는 10일 진술서를 통해 "쉬는 날 일해도 특근수당 주지 않아요. 조금 잘못해도 때려요. 환경 더러워요. 검은 먼지 때문에 가슴 아프고 온몸 가려워요. 오줌 눌 때 빨간색으로 나와요. 사장님 술 많이 먹으면 된다 해요. 더 이상 일 못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연대회의는 ▶폭행 ▶체불임금 ▶연장근로 수당 미지급 ▶집진기(미세먼지 제거기계) 미설치 등에 대한 감독을 촉구했다.

 
 
▲ 'D케미칼'...흑연 먼지로 낮에도 어두운 공장 내부(2013.4.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흑연으로 까맣게 오염된 'D케미칼' 공장 땅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때문에, 서부고용센터와 고용노동부대구서부지청은 12일 D케미칼에 대한 현장방문을 실시하고 18일에는 D케미칼 대표 이모씨를 조사했다. 그 결과, 22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시정조치(14건)를 내리고 22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체불임금도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폭행' 혐의와 '고용허가 취소'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경북이주연대회'는 30일 대구서부고용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습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악덕 사업주에 대해 이주노동자 고용허가를 취소하고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시커먼 흑연범벅 얼굴을 드러내 고용허가제가 얼마나 야만적인 제도인지 알게 해준 이슬람씨의 용기는 이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며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에서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아무 관심도 없는 고용센터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취소촉구 및 처벌을 위한 긴급기자회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정부는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선진 제도라고 얘기하지만 여전히 노예노동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며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때문에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사업장에서 고통 받으며 일하는 이주노동자를 절망으로 몰아넣지 말라. 고용허가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김용철 성서공단노조 노동상담소장은 "무관심 속에 이주노동자들은 오늘도 검은 가루를 뒤집어쓰고 맞아가며 일하고 있다. 이런 사업장은 다시 이주노동자를 고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순종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목사는 "왜 노예처럼 일 해야 하는가. 고용허가제 때문이다.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사업주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복남 성서공단노조 위원장은 "제대로 된 곳에서 일 하는지 아닌지 감독이 안되고 있다. 고용센터는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김용철 성서공단노조 노동상담소장, 박순종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목사, 임복남 성서공단노조 위원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D케미칼 대표 이모씨는 "영세사업장이다 보니 규칙을 지키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인정한다. 이미 집진기는 설치했고 방진복, 방진마스크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폭행한 적은 없다"며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때리나.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업장을 옮기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겠냐. 피차 스트레스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을 뽑고 싶어도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 이주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다.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박필환 서부고용센터 팀장은 "여러 가지 위반 사항이 적발돼 시정조치를 내렸다. 손 놓고 있지 않다.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허가 취소에 대해서는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 입장을 다 들어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한 번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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