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복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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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불평등...무상급식ㆍ보육은 당연...복지, 지금보다 더 늘여주세요"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보는 대한민국의 복지는 어떨까?
아이들은 우리 사회를 "대체로 불평등한 나라"로 여기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복지에 쓰는 돈은 지금보다 늘여야 하고, 복지를 위한 세금은 부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이들의 이런 생각은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의 '복지의식 실태조사'에 나타났다. 이 재단은 조사전문기관 나이스알앤씨를 통해 지난해 11월 23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전국 15개 시·도에 거주하는 아동 1,001명(초등학교 4~5학년 500명, 중학생 501명)을 대상으로 복지와 관련한 현실인식과 복지책임, 복지지출과 재원, 최근 복지 쟁점에 대해 조사했으며, 그 결과를 어린이날을 앞둔 2일 발표했다.

아이들은 우리 사회를 "취약계층이 살아가기 다소 어려운 환경", "대체로 불평등한 나라"로 여기며, 가장 심각한 불평등으로 '소득과 재산'을 꼽았다.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우리나라는 취약계층이 살기에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은 5점 척도에서 평균 2.84점으로 중간점인 3점보다 낮아, 아이들은 우리사회가 취약계층이 살아가기 다소 어려운 환경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생활하기 가장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실업자(2.46)와 빈곤층(2.48)을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장애인(2.61), 노인(2.82), 환자(2.87), 다문화가정(2.92), 교육환경(2.96), 아동(3.0), 여성(3.12) 주거환경(3.12)순으로 답했다. 재단측은 "아동들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실업문제와 빈곤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우리 사회의 평등수준은 어떠한가'라는 물음도 평균 2.77점을 기록해 다소 불평등하고 인식했다. "이는 취약계층 생활인식 점수인 2.84보다도 낮은 수치로 아이들이 우리 사회가 다소 불평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불평등 문제를 취약계층의 생활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재단측은 밝혔다.

특히, 아이들은 ▶소득과 재산(2.40)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답했으며, 다음으로 외모(2.58)와 지역(2.70), 성(3.07), 교육(3.08) 순으로 꼽았다. 재단측은 "이 결과는 연구(제4차 불평등과 공정성 조사,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2000년)를 통해 분석된 성인들의 인식과 비슷한 견해를 보여 아이들 역시 어느 정도 성인들의 불평등 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이들은 또, ▶'사회적 취약계층의 복지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물음에 대해, "개인.가족보다 국가.사회가 더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평균 3.34점으로, "반반으로 책임져야한다"는 의견(평균 3.0점)보다 많았다. ▶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큰 대상으로는 '장애인'이 평균 3.69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실업자(3.45), 노인(3.43), 빈곤층(3.34), 다문화가정(3.34)이 꼽혀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보였다.

▶'가난한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은 왜 가난해졌을까'라는 물음에는 "불우한 가정환경"(3.63)과 함께 "경쟁에서 낙오"(3.51)와 "게으름"(3.47) 의견도 많아, 아이들이 빈곤의 원인을 구조적 원인보다 개인적 원인에서 더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또 '복지예산' 확대를 바라고, 복지에 필요한 세금은 부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를 위해 지금보다 돈을 더 쓰는 것이 좋을지, 지금도 충분히 쓰고 있으니 덜 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물은 결과, "현재 수준보다는 증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점으로 "지금과 같게"(3점)보다 높았다. ▶'복지를 위해 필요한 돈을 누가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부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는 답변이 평균 4.14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복지수혜자'(2.93)나 '사회 구성원 전체'(2.85)가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한 응답은 '보통'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를 달구었던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가 62.0%로, "가난한 학생들에게만 무료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돈을 내야한다"(31.5%)는 의견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모두가 돈을 내고 먹어야한다"는 의견은 6.5%에 그쳤다. ▶어린이집 이용에 대해서도 57.4%가 "모든 아이들이 무료로 이용해야 한다"고 답해, "가난한 아이들만 무료로 이용해야한다"(36.3%), "모든 아이들이 돈을 내고 이용해야한다"(6.2%)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는 69.1%가 "모든 학생들이 지금의 반값만 내야한다"가 69.1%를 차지했고, "가난한 학생들만 지금의 반값만 내야한다"는 25.0%, "모든 학생들이 지금처럼 내야한다"는 의견은 5.9%에 그쳤다. 재단측은 "대표적인 사회복지 쟁점인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에 대해 모두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보편적 운영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재단은 '복지의식'(welfare consciousness)에 대해 "한 사회의 복지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의견, 태도 등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이번 조사는 국내 최초로 전국 단위규모 아동의 복지의식 실태를 조사한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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