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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위안부 할머니 만남 '외면' 논란

기사승인 2013.07.12  13: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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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변협 요청에 "한일외교 고려, 당장은 어렵다" / 이용수 할머니 "외면과 거절, 슬프다"
여성가족부 "거절 아니다. 청와대 초청 검토 단계"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 인권특별위원회는 "사실상 거절"이라고 비판한 반면, 관련 부서인 여성가족부는 "거절이 아니라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 인권특별위원회 최봉태(변호사) 위원장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박 대통령에게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한일 외교관계를 고려해 볼 때 지금은 만날 시기가 아니다. 상황을 봐야 한다. 당장 만나는 건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면서 "사실상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거절한 것"이라고 12일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말을 "인권특위 소속 다른 변호사에게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 제18대 대선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 중인 박근혜 대통령(2012.12.1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대한변협 인권특위는 위안부 피해자 정부 담당부처인 '여성가족부'에 할머니들과 박 대통령의 만남을 요청했다. 또, 지난달 21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쉼터인 '나눔의집'을 방문했을 때도 박선아 나눔의집 고문변호사가 "첫 여성대통령이 취임했으니 청와대에 할머니들을 초청해 달라"고 같은 취지의 내용을 조 장관에게 부탁했다. 

당시 조 장관은 현장에서 "최근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어 진실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때"라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청와대 초청 요청을 정부에 전달하겠다. 우리 세대에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만남 요청을 전했지만, '한일 외교관계를 고려해 볼 때 할머니들을 만날 타이밍이 아니다.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최봉태 위원장은 전했다.

여성가족부는 이와 관련해 "거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성가족부 대변인실은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장관이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에 대해 박 대통령께 보고한 적 자체가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청와대 초청 요청을 받고 여성가족부 차원에서 검토 중인 단계"라며 "박 대통령이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거절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여성가족부 대변인 명의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반성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을 뿐 아니라, 여성가족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F팀을 꾸려 국회와 상의하고 있고, 오는 8월에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의 주요의제로 위안부 특별세션을 개최해 피해자 증언과 특별강연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에서 발언 중인 이용수 할머니(2012.6.6.대구시립납골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4.대구 달서구) 할머니는 "박 대통령은 여성대통령이다. 그렇다면 더욱 당신이 책임지고 앞장서 우리를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외면하고 거절하니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또, "한일 외교관계보다 자국민의 억울한 일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를 만나 얘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 최봉태 변호사
최봉태 인권특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며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고 여성인권을 신장시키는 일인데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허황되게 정치적 문제로만 대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대만 총통도 우리나라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격려하고 미국 하원의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데 정작 우리나라 여성대통령은 외면하고 있어 좁은 식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피해자를 만나는데 적절한 시기는 없다. 여성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만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선아 나눔의집 고문변호사도 "위안부 할머니들은 정치적 사안이 아닌 인권침해의 문제"라며 "다른 나라 정치인들도 할머니들을 만나는데 정작 우리나라 대통령이 여러 루트를 통해 만남을 요청해도 일본을 이유로 거절하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만남을 거절하고 담당부처는 방관하니 위안부 문제는 도대체 어디에서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사 추가.수정 23:3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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