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억원 들인 대구육상진흥센터 '세금낭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11.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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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무감사] 예산 70% 증액하고도 국제기준 어겨 수 개월 방치 / 이우환미술관 '중복' 논란


대구시가 7백억원대 사업비를 들여 지은 '대구육상진흥센터'가 대회유치 국제기준인 웜업장(보조경기장) 미설립을 이유로 수 개월 방치된 것과 관련해 행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또, 이우환미술관 등 대구시가 예산을 지원한 각종 사업에 대해서도 "행정난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정해용 의원(새누리당.동구)은 12일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2013년도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725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육상진흥센터를 짓고도 웜업장을 지어야 국제대회를 열 수 있다는 기본적 국제기준조차 확인하지 않아 5개월째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며 "말도 안되는 공사로 세금을 낭비했다"고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을 꾸짖었다.

(왼쪽부터)정해용, 이성수, 배지숙, 이재화 의원(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정해용, 이성수, 배지숙, 이재화 의원(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총사업비가 지난 2009년 470억원에서 2012년에는 725억원으로 70%나 증액된 점을 언급하며 "사업비가 왜 이렇게 많이 늘어났는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의회에 말도 없이 증액해놓고는 어떻게 온전한 시설을 짓지 못했는지 누가 설명을 해보라"고 따져 물었다. 또, "정체불명의 시설을 짓고도 시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모습에 화가난다"면서 "앞으로는 시설을 짓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대구 시민들이 100% 이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달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지난 2010년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수성구 삼덕동 대구스타디움 서편에 2만1,486㎡ 지상 4층 규모의 대구육상진흥센터 공사에 들어갔다. 실내육상경기장과 육상아카데미, 트레이닝장, 스포츠 의・과학센터, 미디어룸 등을 갖춘 국내에서 유일한 실내육상경기장으로 국비와 시비를 합쳐 모두 725억원이 투입돼 지난 2012년 5월 공사를 마무리 했다.  

그러나, 대구시건설본부는 대구육상진흥센터 준공승인을 거부했다. 대구시가 국제공인경기 유치기준인 워밍업장을 만들지 않아 국제경기를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곧 대구시는 예산 90억원을 증액해 워밍업장을 만들기로 했지만 5개월째 시설이 방치되고 세금이 추가로 투입돼 시민단체의 비난을 샀다.  

행감에서 질타를 듣는 김대권 문화체육관광국장(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행감에서 질타를 듣는 김대권 문화체육관광국장(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대권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공사를 시작하고 완공할 때까지 여러 전문가 자문을 구했지만 잘못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시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예산 증액에 대해서는 "공사가 길어져 자재비 등 각종 물가상승금이 반영됐고 부지매입비도 협상과정에서 늘어나 예산이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이성수(새누리당.수성구) 의원은 또, 대구시가 추진 중인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우환미술관)'에 대해 "행정난맥"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는 2015년 준공을 목표로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에 이우환미술관을 설립한다고 지난 7월 밝혔다. 하지만, 대구미술관 운영비로 매년 116억원을 사용하면서도 월 평균 1천만원 내외 수익을 올려 이 의원은 "미술관을 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부산시에서도 '이우환 갤러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중복 사업을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3년도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3년도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2013.11.12.대구시의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건축비 297억원, 작품제작・구입비 1백억원. 모두 4백억원이나 든다. 더군다나 대구보다 지명도가 높은 부산에서 같은 갤러리를 여는데 누가 대구로 오겠냐"며 "처음부터 잘못된 계획이자 행정난맥상"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중대한 결정을 내려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배지숙(새누리당.달서구) 의원은 수성구 대흥동에 있는 대구스타디움몰 적자경영으로 영세상인들이 생활고를 겪는 것을 언급하며 "스타디움몰 개관 당시에는 100% 입점 달성을 위해 대구시가 열심히 홍보했으면서 이제는 민자사업이라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 시민을 기만하는 또 다른 행정난맥"이라고 비판했다. 이재화(새누리당.서구) 의원도 각 구.군이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을 때 대구시가 5억~10억원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돈을 주고 관광객을 사 온 것 밖에 안된다"며 "대구만의 특화상품을 개발해야지 공무원들이 가만히 앉아 세금을 퍼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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