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3개 단체 '대구퀴어축제' 지지 선언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6.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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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 "차별과 편견에 맞선 연대...퀴어축제는 인권 존중과 문화 평등의 척도"


성(性)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를 3일 앞둔 가운데 일부 종교단체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자, 전국 303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대구퀴어축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전국인권단체연석회의>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포함한 전국의 30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25일 대구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8일 대구에서 열리는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지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피켓을 든 시민단체 활동가(2014.6.25.대구2.28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피켓을 든 시민단체 활동가(2014.6.25.대구2.28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일부 기독교 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6년째 퀴어축제를 이어오는 것에 대해 깊은 마음으로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전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혐오와 폭력에 맞선 연대로 대구퀴어축제가 온전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퀴어축제가 1969년 뉴욕에서 시작해 45년간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퀴어축제는 성소수자를 넘어 장애인・이주노동자 등 차별로 고통받는 세계 모든 소수자를 위한 인권축제로 발전했다. 퀴어축제는 인권 존중과 문화 평등의 척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축제는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문화와 인권 목소리가 반인권적 혐오와 폭력으로 얼룩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구퀴어축제가 서울을 뺀 지역에서 유일하게 매년 열리는 만큼 대구의 대표적 인권축제로 거듭나길 희망한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개선과 인권감수성 향상에 긍정적 열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전국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2014.6.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전국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2014.6.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달 14일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구퀴어축제는 일부 소수인을 위한 특정 행사"라며 대구시 녹원녹지과에 대구퀴어축제 예정지인 대구2.28공원에 대한 "사용 승인취소"를 요청했다. '예수재단' 임요한 대표도 "대구 동성애 축제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축제 당일인 28일 대구2.28공원에서 '퀴어축제 규탄집회' 신청서를 대구중부경찰서에 냈다.

그러나 대구시는 "국민 기본권・평등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대구퀴어축제 장소 사용을 승인했다. 대구중부서도 "충돌이 우려된다"며 예수재단 규탄집회 신고서를 반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기독교총연합회와 예수재단은 축제 당일인 28일 대구2.28공원 옆 국채보상공원에서 1천여명이 참여하는 '동성애 반대 예배'를 드리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24일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를 상대로 '집회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우리의 사랑은 당신의 혐오보다 강하다"(2014.6.25)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우리의 사랑은 당신의 혐오보다 강하다"(2014.6.25)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성소수자의 자부심을 높이고 평등한 사랑을 알리기 위해 벌써 6년째 퀴어축제를 진행해 왔다"며 "일부 세력의 차별, 편견에 맞서는 아름다운 축제를 진행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요(별칭)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일부 단체가 퀴어축제를 방해하려 조직하지만 우리는 혐오보다 강한 사랑, 평등한 사랑을 지지하기 위해 인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혐오세력으로부터 퀴어축제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뚤린(별칭) 대구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평등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며 "혐오의 민낯에 사랑으로 답하자"고 했다.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09년 시작해 올해 6회를 맞는다. 이번 축제 주제는 '공공의 적, 퀴어?'로 영화제, 토론회, 문화제 3가지로 이뤄졌다. 본 행사는 28일 대구2.28공원에서 진행되고 행사 후 퍼레이드도 이어진다. 조직위에는 '대구경북성소수자모임'・'인권운동연대' 등 10여개 단체가 참여한다.

'퀴어(Queer)'란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로 이들의 정체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권리를 촉구하는 행사는 미국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 브라질 '게이프라이드' 등이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매년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와 서울 2곳에서만 해마다 열리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지지 공동성명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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