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대 총장, 해외연수 중 '여학생 성희롱'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9.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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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여성단체 "성희롱・폭언, 공개사과" / 총장 "친숙함에 경솔한 행동"


대구교육대학교 남승인(62) 총장이 학생들과 함께 한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총학생회와 여성단체는 대책위를 꾸려 "공개사과"와 "성평등인권교육실시"를 남 총장에게 촉구했고, 남 총장은 "학생들에 대한 친숙함이 지나쳐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같은 일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교대는 '학생간부 해외교육기관 및 문화탐방' 일환으로 지난 8월 3일부터 8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대만 핑통대학에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연수에는 남 총장과 교수 2명, 대구교대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 소속 학생 14명(남자 10명, 여자 4명) 등 모두 17명이 참여했다. '성희롱' 문제는 연수 나흘째인 6일 저녁에 발생했다. 대만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회식 겸 술자리에서 "남 총장이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폭언 등의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게 피해 학생들의 주장이다.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논란에 대해 총학생회가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플래카드와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붙였다(2014.9.11.대구교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논란에 대해 총학생회가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플래카드와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붙였다(2014.9.11.대구교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교대총학생회'와 '대구교대동아리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교대총장 성희롱·폭언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남 총장이 먼 자리에 앉은 여학생 2명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뒤 여학생들 손을 자신의 허벅지에 올려놓고 여러 차례 만졌다", "여학생들 뒤에서 상체를 밀착하고 어깨를 쓸어내렸다",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며 "명백한 성희롱이자 폭언"이라고 주장했다.

해외연수에 참가한 학생 전원은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4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자체 대책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의논한 뒤, 이달 1일 여성단체 측에 이 사실을 알리고 상담을 진행했다. 이어 2일 여성단체와 공동대책위를 꾸렸다.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대구교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폭력과 성희롱을 방지해야 할 책임 당사자인 교육대의 총장이 오히려 성희롱 가해자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피해자 전원에 대한 공개사과 ▷사과문을 대자보 형식으로 대학 전체에 공지 ▷성평등인권교육 실시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구대 총학생회와 여성단체가 남 총장에 대한 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2014.9.11.대구교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대 총학생회와 여성단체가 남 총장에 대한 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2014.9.11.대구교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당시 연수에 참가한 강성민 대구교대 총학생회장은 "남 총장의 해명이 아닌 공개사과와 피해자 전원이 납득할 만한 재발 방지 대책을 원한다"며 "남 총장의 약속이 없다면 다른 지역의 사례에 비춰 사퇴를 촉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사건이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대학본부는 어떤 사실도 인지하지 못해 학생들의 공분을 키웠다"며 "총장은 성희롱과 폭언에 대해 공개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퇴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지역의 한 한의대 교수가 여자 조교를 성추행한 사실이 인정돼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교대 정문(2014.9.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교대 정문(2014.9.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은 이날 '학생대표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첫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그럴 의도는 없었다. 오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한 메일이었다. 남 총장은 "음식과 음료를 주고 받다 보니 친숙함이 지나쳐 총장으로서 언행이 경솔했다. 자신감을 주기 위한 행동이 미숙했다"며 "저의 언행으로 기분이 언짢고 수치심을 느꼈다면 본의가 아니었음을 알아달라"고 해명했다. 또 "추후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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