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4차순환도로, 노선변경 불가...시민단체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1.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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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달성습지ㆍ대명유수지 앞 콘크리트벽 설치 / 시민단체 "생태계 파괴, 재검토"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를 지나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간 도로공사 '노선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도로공사는 "우회로 변경시 추가비용이 든다"며 "현설계안 유지"를 주장한 반면, 시민단체는 "생태파괴가 예상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은 15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한화건설 현장사무소에서 '대구4차순환도로 대안노선 검토 설명회'를 열고 "우회로 노선을 검토했지만 막대한 추가 건설비용과 교통정체 구간 발생, 추가 용지 매입 문제까지 예상돼 현재 도로 설계안에서 노선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익배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건설팀장이 설명회에서 노선 변경 불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익배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건설팀장이 설명회에서 노선 변경 불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15.1.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익배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건설팀장은 "현설계안은 기존도로 교통흐름을 유지한 최적의 노선"이라며 "시민단체가 제시한 우회로 요구안 2가지는 부적정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서-지천 구간은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를 지나는 기존의 '구라-강창-선사IC-지천JCT'에 건설될 예정이다.

특히, 이 팀장은 시민단체가 요구한 ▶성서공단로 교량을 통과하는 대안노선 우회로1안 대해 "외곽고속도로 기능유지를 위해 접속도로에 입체교차로를 설치할 시 추가비용 5백억원이 발생하고 6m 추가용지 매수도 불가피하다"며 "성서공단로 축소운영으로 교통정체까지 우려돼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달서대로를 이용한 고속도로 병행 운영을 하는 대안노선 우회로2안에 대해서는 "기존 도로를 이용한 도심지 구간 계획으로 고속도로 병행운영시 달서대로 진출입 단절로 좌회전이 불가능해진다"면서 "고가교 건설이 불가피해 10년 이상 공사가 지연돼 부적정하다"고 했다. 대신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 보호를 위해 높이 3m20cm, 길이 1.8km의 콘크리트 옹벽, 수림 형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구간 노선도 / 자료.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구간 노선도 / 자료.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시민단체가 요구한 우회로1안(위), 우회로2안(아래) / 자료.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시민단체가 요구한 우회로1안(위), 우회로2안(아래) / 자료.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윤종훈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 1공구 감독은 "모든 법적 절차를 밟았고 대구시와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었으며 몇몇 시민단체의 동의도 구해 현설계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이제와 대구시나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해도 현재의 노선변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생태파괴가 예상된다"며 "대안노선 재검토"를 요구했다. 임성무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는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대구의 자연유산"이라며 "도로 건설과 생태계 가치를 놓고 봤을 때 어떤 것이 더 우위에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또 "도로공사는 건설만 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대구시민들은 파괴되는 대구 생태 중심축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키려는 대구시민과 건설만 하려는 공사가 입장 차가 너무 크다. 대안노선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안된다고 하니 이것은 협박이다.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대구시민과 대구시장이 원하지 않아도 법적 문제가 없으니 무조건 현설계안을 강행하겠다는 도로공사 태도는 부적합다"면서 "대안노선은 무조건 안된다고 하고 대안이 고작 시멘트벽이라니 황당하다. 시멘트 장벽에 갇힌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의 동식물들은 전혀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재검토를 하고 대구시와 다시 대안노선을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구간이 지나는 달성습지 전경(2014.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구간이 지나는 달성습지 전경(2014.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4차순환도로는 1987년 정부 국토도시계획 중 재정됐다. 수성구 범물동-동구 안심-칠곡 지천-달서구 성서산업단지-상인동을 잇는 65.3km 왕복 6-8차로로 전체 예산은 1조2천억원이며 대구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와 "교통량 분산"이 목적이다. 이 가운데 성서-지천 구간은 전체의 1ㆍ2공구로 달서구 대천동에서 경북 칠곡군 지천면 오산리를 잇는 12.79㎞, 왕복 4차로로 국비 5,242억원이 투입되며 한국도로공사 발주로 지난해 5월 착공돼 2020년 완공 예정이다. 1공구 시공사는 한화건설이다.

그러나 이 구간은 발표 초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달성습지는 삵, 노루,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살모사 등dml 서식처로 세계습지목록에 등재돼 대구시가 생태복원을 진행 중이다. 대명유수지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또 공사 구간인 금호강변 죽곡택지지구에는 6천여명이 살고 있지만 방음벽 등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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