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기억하고 있습니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3.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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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4주기 추모행진 / "탈핵선언...월성원전 1호기 연장ㆍ신규원전 반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4주기를 맞아 대구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탈핵'을 촉구했다.

11일 저녁 대구시민 40여명은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3.11 후쿠시마 4주기 추모행진을 벌였다. 이 행사는 '청년좌파대구경북지부준비위원회'가 지난 보름간 SNS에서 추모행진을 제안한 이후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북탈핵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진행됐다.

동성로에서 '후쿠시마, 기억하고 있습니까'라는 손피켓을 든 시민(2015.3.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로에서 '후쿠시마, 기억하고 있습니까'라는 손피켓을 든 시민(2015.3.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방사능 피폭을 막기 위한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얼굴에 낀채 국화와 종이학을 들고 1시간 넘게 동성로 일대에서 침묵시위를 했다. 국화는 1만8천여명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고 종이학은 아직 살아가고 있는 많은 생명들을 위한 희망을 나타내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탈핵", "반핵",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노후원전 폐쇄" 등 여러 가지 구호가 담긴 손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또 참가자 모두 "후쿠시마, 기억하고 있습니까",  "아직,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하얀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시민들에게 "탈핵행진 동참"을 촉구했다.

후쿠시마 4주기를 맞아 탈핵선언을 하는 시민들(2015.3.11.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후쿠시마 4주기를 맞아 탈핵선언을 하는 시민들(2015.3.11.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또 길 한가운데에 멈춰 "후쿠시마 사고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마지막에는 탈핵선언문을 낭독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들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노후 핵발전소가 터져 생명이 돋아날 땅은 죽음의 땅이 됐다"며 "일본 국토 70%는 방사능에 오염됐고 일본식품이나 물건에서는 다량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후쿠시마는 일본만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며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노후원전 월성1호기 수명을 연장한 것은 또 다른 후쿠시마를 만드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월성1호기 수명을 2022년까지 연장시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다시 작동시킨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난해 고리2호기가 침수 이외에도 시설물 곳곳에서 누수현상이 생겨 한 달간 운행이 정지된 것을 생각하면 한국 핵발전소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불안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 세계 원전밀집도 1위 한국은 더 이상 핵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때문에 여전히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이 할 일은 새 원전을 짓는 게 아니라 탈핵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핵'을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하는 대구시민들(2015.3.11.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탈핵'을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하는 대구시민들(2015.3.11.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인화 청년좌파대구경북지부준비위 활동가는 "후쿠시마 사고가 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신규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최근에는 수명이 다된 월성1호기까지 재가동 결정이 났다"며 "정부는 후쿠시마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원전이 생기면 가장 피해받는 것은 농어촌 주민"이라며 "주민 삶을 파괴하는 원전 건설을 멈추고 이제 탈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이제 우리나라도 탈핵으로 가야 한다"며 "노후원전 월성1호기에 대한 수면연장을 철회하고 원전을 하나 둘 폐쇄해 대안에너지 사회로 가야한다. 더 이상의 신규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와 대구경북탈핵연대는 오는 14일 오후 1시 경북 영덕군청 앞에서 '영덕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 취소와 탈핵 촉구를 위한 2015 영덕 탈핵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핵발전소 이제그만' 손피켓을 든 시민이 시위를 하고 있다(2015.3.11)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핵발전소 이제그만' 손피켓을 든 시민이 시위를 하고 있다(2015.3.11)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에서는 원자로 3기가 노심용융을 일으켰고 원전 건물 4개가 폭발해 방사능 물질이 대량유출됐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당시 5등급이던 원전사고 등급을 이후 7등급까지 상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1986년 발생한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와 같은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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