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도 코드인사?...경북대 '총장임용' 1만인 서명운동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5.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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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공석 9개월...범비대위, 대구 도심·학내 서명받아 청와대·국회 전달
교육부 "인사위 절차에 따른 총장후보자 재선정 요구"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을 촉구하는 시민(2015.5.6.경북대 북문)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을 촉구하는 시민(2015.5.6.경북대 북문)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육부의 경북대학교 총장임용 거부사태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총장 '임용제청'을 위한 '1만인 서명운동'에 나선다.

'경북대 총장임용을 촉구하는 범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윤재석 함종호 지홍구)'는 6일 경북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터 총장 임용 촉구를 위한 1만인 서명운동 등 본격적인 비대위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비대위에는 '대학자율성수호를위한 경북대교수모임', '경북대 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 총장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공동대책위원회', '경북대 총장임명을 촉구하는 동문모임',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참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비대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기자회견 후 경북대 본관에서 북문까지 30분가량 행진을 벌였다.

비대위는 이날부터 학내 구성원과 지역 시민단체, 동문들이 참석하는 '대동의 밤'이 열리는 5월 22일까지 경북대 북문과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1만인 서명운동'을 벌인다. 경북대 북문에서는 학생공동대책위가 매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스를 차려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동성로에서는 시민단체가 5월 12일부터 대구백화점 앞에서 매일 서명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1만인 서명운동 선포식 겸 기자회견'(2015.5.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1만인 서명운동 선포식 겸 기자회견'(2015.5.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서명지는 경북대 개교기념일인 5월 28일 '경북대 총장 부재사태 해결을 위한 탄원서'와 함께 청와대, 국회, 교육부에 전달한다. 특히 교육부에는 경북대와 비슷한 사태를 겪고 있는 공주대대책위와 함께 탄원서를 제출한다. 청와대와 국회에서는 기자회견을 열거나 관계자와 면담 등을 가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매일 정오 경북대 내에서 총장임용 제청을 위한 행진도 벌인다.

비대위는 "경북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총장임용 후보자를 선출해 교육부에 임용제청을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임용제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 결과 경북대는 9개월째 총장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총장 공석사태에 직면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수들은 연구와 교육에 쏟아도 모자랄 소중한 시간을 연일 교육부의 부당한 처사를 규탄하는 교내행진에 바쳐야 하고, 학문을 탐구해야 할 학생들은 우왕좌왕하고 있다"면서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이 추락한 경북대 현실을 바라보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자존심은 무참히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태 원인은 임용제청하지 않는 교육부와 수수방관하는 청와대에 있다"며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르고자 권력을 남용하는 교육부와 청와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1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경북대 자율성과 절차적 민주주의,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며 "청와대와 국회, 교육부는 경북대 구성원과 대구경북 시.도민의 뜻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왼쪽부터)윤재석, 함종호, 지홍구 비대위 공동대표(2015.5.6)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윤재석, 함종호, 지홍구 비대위 공동대표(2015.5.6)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재석(53.경북대 사학과 교수) 비대위 공동대표는 "절차와 규정에 따라 후보자를 선정했는데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교육부가 코드인사를 감행하는 것"이라며 "즉각 임용제청 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함종호(59.경북대 동문모임 대표) 비대위 공동대표는 "경북대는 지역거점대학으로 대구경북을 대표한다"면서 "총장 공석을 방관하는 것은 대구경북 시.도민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홍구(25.경북대 총학생회장) 비대위 공동대표는 "학생들은 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졸업장을 받고 있다"며 "대학 정상화를 위해 하루 빨리 총장 자리를 채워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현석 교육부 대학정책관 사무관은 6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인사위가 후보자 성품과 윤리성,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선정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임용제청을 거부한 게 아니라 적합한 후보를 다시 뽑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도 교육부 입장은 그대로"라며 "정치적 판단이 아닌 절차에 따라 진행된 재선정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판결 결과에 따라 임용제청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촉구 서명을 하는 시민들(2015.5.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촉구 서명을 하는 시민들(2015.5.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경북대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총장후보 간접선거를 통해 1순위에 김사열, 2순위에 김동현(61.화학공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그러나 선거절차로 내홍을 겪다 10월 재선거를 치러 다시 김사열 교수가 1순위에 선정됐다. 2순위는 김상동(55.수학과) 교수가 뽑혔다. 경북대는 전임 함인석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8월 만료됨에 따라 현재 9개월째 '총장 공석'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경북대에 공문을 보내 "교육공무원법 제24조6항에 따라 경북대가 추천한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 내렸다"면서 "교육공무원법과 경북대 정책에 따라 차기 총장 후보자를 재선정해 교육부에 재추천해달라"고 했다. 학내외로 교육부 규탄 여론이 확산됐지만 교육부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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