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안정세? 대구시, 소강 시점 논의..."성급"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6.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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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시장, 확진 일주일만에 "소강" 언급 / 시민단체 "잠복기 안끝났다, 실수 반복 "


감염예방 출입통제를 하는 경북대병원 직원(201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감염예방 출입통제를 하는 경북대병원 직원(2015.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일주일만에 소강 시점을 논의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기상조"라며 "성급한 결정으로 실수를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대구광역시 메르스종합대책본부장)은 22일 메르스 관련 중간종합 브리핑에서 "대구지역 메르스 환자 첫 발생 후 일주일째를 맞아 지난 주말을 거쳐 환자 상태가 완화되고 추가 발생자나 의심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조심스럽게 메르스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메르스 소강 시점을 논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메르스 관련 브리핑 중인 권영진 시장(2015.6.22.대구시청 브리핑룸)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메르스 관련 브리핑 중인 권영진 시장(2015.6.22.대구시청 브리핑룸)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따라 대구시는 경북대학교병원 음압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지역 첫 메르스 환자(154번) 남구청 공무원 김모(52)씨에 대해 오는 24일과 25일 추가 검사를 벌여 음성일 경우 퇴원 조치할 방침이다. 김씨 담당 주치의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김씨 체온은 36.4도로 지난 주에 비해 열이 많이 떨어졌고 기침과 폐렴 증세도 나아졌다"며 "전반적으로 호전됐다"고 22일 밝혔다. 

또 잠복기 2주가 끝나는 오는 29일에는 김씨와 직간접 접촉자 5백여명에 대해 증세가 없을 경우 모든 조치를 해제한다. 22일 현재 대구 메르스 확진자는 1명, 자가격리는 100명, 능동감시 대상은 349명으로 관리대상은 모두 494명이다. 이 중 자가격리 11명, 능동감시 대상 33명 등 44명의 신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미 대구시는 22일 김씨와 간접접촉자 140명의 정보전달 조치를 해제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제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을 대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등에서 예정대로 개최한다. 메르스 때문에 DIMF 개막 축하공연을 취소하기로 했지만, 주최측과 협의 끝에 당초 결정을 뒤집고 강행하기로 했다. 이어 대구시는 22일 시청상황실에서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 활력 회복을 목적으로 민관 경제점검 활성화 대책회의도 열었다.

마스크를 쓰고 병원에 들어가는 대구의료원 방문객들(2015.6.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마스크를 쓰고 병원에 들어가는 대구의료원 방문객들(2015.6.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시민단체는 대구시의 메르스 소강 시점 논의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잠복기를 간과한 초기 대응 실패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한 60대 여성이 확진자로 뒤늦게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2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확진자가 나아간다, 추가 확진자가 없다고 소강을 논의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대구에만 5백여명이 감시 중에 있고, 확진자도 완쾌되지 않았는데 안정세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국소적으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대구에도 44명의 접촉자가 미확인 상태"라며 "확진자 발생 일주일만에 성급하게 종식을 논의하다가 초기 대응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은정 공공의료연대 대구지부 사무국장도 "빨라도 너무 빠르다"며 "감염병 방지에 대한 지자체의 방역·의료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지 일주일만에 종식을 말하는 것은 단체장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행사와 경제대책도 중요하지만 감염 공포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구시는 모든 행정력을 메르스 방지에 기울여야 한다"면서 "지자체 감염병 방지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방진복을 입고 환자를 이송하는 질병관리본부 직원(2015.6.17.경북대병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진복을 입고 환자를 이송하는 질병관리본부 직원(2015.6.17.경북대병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김씨가 감염 확진을 받기 전인 6월 14일 마지막으로 방문한 남구 대명동 동명목간목욕탕에 대해 검체를 실시한 결과, 드라이기와 사우나실, 에어컨, 쇼파 등 목욕탕 내 시설과 집기 23건에서 모두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또 대구시는 이날 김씨와의 접촉자 중 지난 14일 목욕탕을 찾은 신원미상 44명에 대한 자진신고 홍보 전단지 7만부를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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