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동대구환승센터', 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7.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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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용접부실·하중문제 추정" / 건설노조 "공사비 줄이려고 무리한 시공, 인재"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내부(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내부(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현장 근로자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장의 지하 상판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신세계건설이 "용접부실과 상판하중"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한 반면, 건설노조는 "무리한 시공으로 인한 인재"라며 "공사현장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현재 건설사 담당자들을 소환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31일 사고가 발생한지 2시간 만인 오후 1시쯤 공사장에서 기자들과 현장브리핑을 가졌다. 문길남 ㈜신세계건설 동대구복합센터현장소장은 "주차장으로 사용될 지하 6층의 데크플레이트(철제상판) 6장(80여㎡) 정도가 시멘트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지하 7층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지면서 무너져 내려 천공이 생겼다"며 "현장에 있던 노동자 15명 중 12명이 4m 아래로 떨어져 다발성골절상 등을 입었지만 붕괴된 상판이 공사장에 설치된 안전망에 걸려 목숨에 지장은 없다"고 밝혔다.

문길남 신세계건설 동대구복합센터현장소장이 이번 사고에서 무너진 데크플레이트를 놓고 시연을 하고 있다(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길남 신세계건설 동대구복합센터현장소장이 이번 사고에서 무너진 데크플레이트를 놓고 시연을 하고 있다(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부실한 상판 용접과 과적재로 인해 상판이 하중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며 "정확한 사고원인은 경찰과 동구청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틀 전 회사 자체 안전검사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고원인이 어떻게 됐든 관리부족에 대해 통감하고 정말 죄송하다. 현장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 다시는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나자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조사관 10여명과 대구동구청은 사고현장에서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동부경찰서는 신세계건설 문길남 소장과 시멘트 타설 하청업체 A건설 현장소장 등 모두 7~8명 정도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름쯤 걸릴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에 있는 시공사 신세계건설 입간판(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에 있는 시공사 신세계건설 입간판(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안에 설치된 H빔과 안전망(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안에 설치된 H빔과 안전망(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고를 당한 하도급업체 비정규직 건설노동자 12명은 사고 직후 119구급대 차량으로 경북대학교병원, 바로본병원, 대구파티마병원, 곽병원, 영남대학교의료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7명은 중상, 5명은 경상으로 대부분 골절상을 입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공사장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며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나머지 구간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설노조는 "동대구환승센터 공사현장은 이미 적자현장으로 평이 나 있었다"며 "때문에 원청 신세계가 공사비 절감을 위해 무리한 시공을 벌여 인재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대홍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부지부장은 31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적자현장은 하루라도 공사 날짜를 줄여야 비용이 줄고 그러기 위해선 노동자들을 쪼아 빨리 공사를 하게 한다"면서 "무리한 작업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못한 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겠냐"고 했다. 때문에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원청 책임이 100%"라며 "지하 공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19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하도급업체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19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하도급업체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전경(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현장 전경(2015.7.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31일 오전 11시 6분쯤 대구시 동구 신천동 329-3번지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장 지하 6층 상판이 지하 7층으로 무너졌다. 노동자 12명이 4m 추락해 중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공사현장의 추가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신세계건설이 동대구역 인근 3만6000여㎡터에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대구지역 고속버스터미널 4곳과 남부정류장ㆍ동부정류장 등 시외버스터미널 2곳과, KTX 열차, 대구도시철도 등의 교통시설을 통합 연계한 환승센터로 2016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곳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문화공간, 테마파크 등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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