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50만개' 공약에 고개 숙인 권영진 대구시장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9.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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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자리 14만여개 중 64% '비정규직'...시의회 "나쁜 일자리" / 권 시장 "죄송, 노력 중"


"권영진 시장님, 일자리 50만개 공약 어떻게 됐습니까"


2일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배지숙(47.기획행정위원장) 대구시의원은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이 같은 시정질문을 했다. 권 시장의 지난 6.4지방선거 공약 '일자리 50만개 창출'의 현재 상황을  물어본 것이다. 배 의원은 "대구지역 인구 감소가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공약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1년 뒤 일자리 창출 성적표는 너무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의회 시정질문 내내 고개 숙인 권영진 시장(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의회 시정질문 내내 고개 숙인 권영진 시장(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권 시장 당선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두 14만9천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졌지만 9만6천여개가 임시직으로 나타났다"며 "새 일자리 수 절반 이상이 질이 좋지 않은 나쁜 일자리가 아니냐. 이런 결과를 보고 어떤 대구시민들이 계속해서 대구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겠느냐"고 호통쳤다.

또 "대구시는 권 시장 임기 내 50만개를 만들겠다며 지금 수치를 초과달성이라고 기뻐하지만, 창출한 일자리가 거의 임시직인 것은 감추고 있다"면서 "산업단지 내 일자리 창출도 대부분 건설일용직이었다. 숫자 갖추기, 수치 부풀리기로 대구시민과의 공식적인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숫자에만 골몰하지말고 실질적으로 오랫동안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면서 "숫자에 연연해 억지로 나쁜 일자리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도 가장 임금이 적은 대구시의 고용 현실과 청년 인구 유출이 가장 높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 기존의 고용현황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시의회 9월 임시회에 참석한 권 시장(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의회 9월 임시회에 참석한 권 시장(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 시장은 시정질문 내내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죄송하다", "노력 중"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50만개는 전략적 이유로 내건 것"이라며 "청년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 사회취약계층, 노인 등으로 대상을 늘리다 보니 고용 형태가 유동적으로 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계층마다 필요한 일자리 성질이 다르다. 고려해달라"면서 "앞으로는 기존의 고용현황도 함께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 때 대표적인 경제공약으로 '대구를 살리는 3.3.5.5 일자리 정책 추진'을 발표했다. 당시 권 시장의 후보공약서를 보면, 글로벌·국내 대기업 3개 유치, 3백개 강소기업 육성, 50개 중견기업 육성, 일자리 50만개 창출이 공약의 핵심내용으로 나와 있다.

(왼쪽)김연창 부시장이 배지숙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김연창 부시장이 배지숙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5.9.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년들이 더 이상 떠나지 않는 대구를 만들겠다'는 구호 아래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청년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것을 약속했다. 당선 1년이 지난 6월까지 모두 14만9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특히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모두 6만여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전체 14만9천개 일자리 중 64.42%인 9만6천개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신규 일자리의 과반이상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이 가운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신규 일자리 6만2,791명 중62.77%인 3만9,414명도 비정규직으로 드러났다. 직업군에는 산업단지 내 건설일용직, 공공근로, 청소년 방과후 돌봄강사, 대구공항 환승안내도우미, 도로건설일용직 등 기간제 임시직이 대부분이었다.

일자리 사업 실무를 맡은 김연창 대구시 부시장은 "질 좋은 일자리로 개선하는 것과 수치로서의 목표 달성 동시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며 "그 과정에 임시직이 필요한 이들도 있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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