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따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론은 '국정 교과서'와 '검정 교과서'에 대한 선호도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0월 2일 전국 19세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역사교과서 발행체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응답이 43.1%, '국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응답이 42.8%로 두 의견의 차이가 0.3%포인트에 불과했다. '잘 모름'은 14.1%였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국정 30.7% vs 검정 45.5%)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다른 지역은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오차범위 내에서 부산·경남·울산(국정 47.4 vs 검정 38.8%), 대전·충청·세종(47.3% vs 41.1%), 서울(43.8% vs 42.6%)은 '국정 교과서'가 앞섰고, 경기·인천(43.6% vs 48.3%), 대구·경북(39.6% vs 44.7%)은 '검정 교과서'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정치성향별로 보면, 50대(국정 49.7% vs 검정 37.5%)와 60세 이상(49.2% vs 23.9%), 새누리당 지지층(66.5% vs 19.2%), 보수층(62.2% vs 25.0%)에서 '국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많은 반면, 20대(국정 35.1% vs 검정 60.3%)와 30대(33.9% vs 57.3%), 새정치연합 지지층(22.1% vs 69.5%)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29.2% vs 50.0%), 진보층(17.4% vs 68.0%)에서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국정 43.9% vs 검정 42.0%)와 중도층(국정 46.6% vs 46.1%)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육부는 '일관된 역사 교육'을 내세워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을 비롯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획일화'라고 비판하며 역사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현행 '검정교과서'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전국 16명의 시.도교육감 대부분이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찬성"을,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유보" 입장을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대구에서는 지난 5일 교육계와 시민단체 인사 711명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을 했고, 9월 24일에는 대구경북 교수와 교사 329명이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북에서도 교사 3백여명이 9월 17일 '국정화 반대' 선언을 낸데 이어, 10월 7일에도 참교육학부모회를 비롯한 2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경북교육연대가 경북교육청 앞에서 '국정화 저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10월 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 부여를 통해 통계 보정했다. 응답률은 4.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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