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유해물질' 검출...대구, 수돗물 안전한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11.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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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다이옥산 기준 초과·중금속 등 10종 발견...시민단체 "민관공동 수질조사" / 상수도본부 "고도정수"


대구지역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수돗물 원류인 낙동강 원수에서 발암물질과 중금속 물질 등 유해물질 10종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수돗물 수질조사 원자료 공개"와 "민관공동조사"를 촉구한 반면,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고도정수처리로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녹조가 매곡취수원 오탁방지막을 뚫고 취수구 앞까지 생겼다(2013.7.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녹조가 매곡취수원 오탁방지막을 뚫고 취수구 앞까지 생겼다(2013.7.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YMCA는 올 초 상수도사업본부에 낙동강 수질조사를 의뢰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1월 6일, 1월 14일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해평취수장 유입원수·왜관대교 등 3곳에서 조사를 했다. 전체 190개 검사항목 수질조사 결과, 대구지역 정수장 상류에 있는 구미하수처리장에서 유해물질 10종이 검출됐다.

특히, 발암물질로 알려진 합성섬유 제조과정 원료 '1,4다이옥산'은 두 번 조사에서 모두 기준치 0.05mg/L를 초과했다. 6일 조사에서는 0.071mg/L, 14일 조사에서는 0.057mg/L가 검출됐다. 1,4다이옥산은 지난 2009년 1월 낙동강에서 오염도가 증가해 두류정수장 수돗물 취수 중단 사태를 불러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이 물질에 장기 노출된 사람이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사용이 일부 제한됐다.  

장기 음용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몰리브덴'과 '니켈' 등의 중금속 물질도 발견됐다. 또 동물용항생제 '설파메톡사졸'과 살충제 성분으로 구토, 설사,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보론(붕소)도 검출됐다. 물고기 아가미 염증 원인인 암모니아성질소, 장기간 복용시 치아표면 착색을 불러오는 불소도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약품에 의한 수질오염을 나타내는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메페남산도 확인됐다.

<2015년 1월 6일, 14일 낙동강 수질시험성적서>
자료.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자료.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구미하수처리장은 공단 폐수와 생활 오·폐수 등을 처리 곳으로 대구지역 수돗물을 정수하는 문산·매곡정수장 상류에 있다. 대구시는 수돗물의 70%, 1일 60만톤을 낙동강에서 사용한다. 구미처리장은 1일 33만톤의 폐수를 미생물처리공법으로 걸려 낙동강에 방류한다. 그러나 총질소 등 5가지 법정 항목만 걸러 방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낙동강 원수 수질검사 항목은 구미공단 사용화학물질 1672종 가운데 11%인 190개 항목에 불과하다. 지난 1991년 폐놀사태때도 폐놀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구YMCA와 대구참여연대는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취수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진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대구시는 수돗물 안전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대구시민 음용수 수돗물 안전 여부에 대해 대구시는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경록 대구YMCA 시민사업팀장은 "낙동강 원수에서 발견된 유해물질이 수돗물에서도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상수도사업본부는 안전 홍보에만 열중하고 수돗물 조사에 대한 어떤 실체적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는 상수본부"라고 비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은 민관공동 수질조사단을 꾸려 수돗물 수질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정수처리된 수돗물에서도 유해물질이 발견된다면 심각한 사태일 것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전 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수돗물 민관공동 수질조사 촉구 기자회견(2015.11.25.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수돗물 민관공동 수질조사 촉구 기자회견(2015.11.25.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문가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양원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교수는 25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낙동강에서 발견된 10종 물질은 모두 장기간 음용시 사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라며 "암을 일으키거나 질병을 발생할 가능성이 큰 유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칙적으로 고도정수는 가장 정밀한 정수 처리 과정이지만 100% 정수하는 것은 사실상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상수도본부가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전까지 수돗물 안전 의심은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노상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수질관리과 담당은 "낙동강에 방류된 원수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됐지만, 고가의 고도정수 처리시설을 거친 대구 수돗물은 유해물질 대부분이 정화돼 어떤 유해물질도 없이 안전 그 자체"라며 "매일, 주간, 월간 대구지역 수 백곳에서 수도꼭지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원수에서 발견된 유해물질이 수돗물에서 발견된 적은 없다.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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