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 3년...농민도 노동자도 "3년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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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3차 총궐기. 1천여명 도심 행진..."밥쌀 수입 반대, 일반해고ㆍ국정화 철회"


전국적인 3차 민중총궐기에 맞춰 대구 도심에서도 19일 '대구경북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농민과 노동자를 비롯한 1,000여명(경찰추산 700명)의 시민들은 대구 국채보상공원에 모여 경대병원역, 반월당, 중앙로를 거쳐 한일극장까지 3km가량 행진한 뒤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 날 12월 19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 '쌀 가격인상', '비정규직 철폐' 공약에 대해 "3년간 속았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또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노동개악 저지"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3차민중총궐기'. 시민 1천여명이 참여했다.(2015.12.19.한일극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시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3차민중총궐기'. 시민 1천여명이 참여했다.(2015.12.19.한일극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특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문제와 일반해고 도입을 비판하며 "차별 없이 일할 권리"와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반해고'와 '평생 비정규직'을 설명하는 유인물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 할 수 있는 기존 '정리해고'와 달리 '저성과자'라는 이유로도 해고가 가능해진다. 비정규직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기간제법'과 파견업종과 대상을 확대하는 '파견법' 역시 쉬운 해고로 '평생 비정규직'을 만든다며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은 쌀포대를 쓰고 "밥쌀용 쌀 수입 반대"를 외치며 "백남기농민 쾌유기원"과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했다. 60대의 한 농민은 "박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쌀 한가마니(80kg) 가격을 17만원에서 2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지금은 15만원으로 더 떨어졌다"며 "밥쌀용 쌀 수입으로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민들이 쌀포대를 쓰고 "밥쌀용 쌀수입 반대"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2015.12.19.경대병원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농민들이 쌀포대를 쓰고 "밥쌀용 쌀수입 반대"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2015.12.19.경대병원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백남기를 살려내라"(2015.12.19.동성로)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백남기를 살려내라"(2015.12.19.동성로)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정부는 쌀 예상수요량 400만톤을 초과하는 부분을 수매해 쌀값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풍작으로 쌀값은 더 하락했다. 게다가 밥쌀용 쌀 수입 강행으로 밥쌀용 쌀이 국내에 저가로 판매되면 쌀 가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는 올해부터 시작된 쌀 관세율 513%적용과 함께 지난 해 9월 WTO에 제출한 양허표에 '밥쌀용 쌀 수입' 의무조항을 삭제했다. 쌀 수입 유예기간동안 의무적으로 일정량 수입했던 밥쌀용 쌀을 규정하는 조항이 없어졌지만 국내수요가 있고 다른 나라와 협상 시 필요하다며 밥쌀용 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농민단체는 정부가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의무조항이 없어졌는데 상대국에게 먼저 저자세로 나갔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1시간 넘게 대구 도심 일대를 행진하는 이들을 지켜보며 "수고하세요", "힘내세요"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일극장 앞은 행진자들과 지나가던 사람들로 채워졌다.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영천시농민회는 우리 쌀을 홍보하면서 시민들에게 쌀 250팩과 떡 400개를 포장해 나눠주기도 했다.

3차 민중총궐기(2015.12.19.한일극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3차 민중총궐기(2015.12.19.한일극장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임성열(47)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은 "시민들 스스로가 항거하겠다는 의미로 모인 자리에 대해 정부는 30년 만에 소요죄를 부활하려 한다"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압박해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깨고 있는 장본인에게 소요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교(23) 알바노조 대구지부장은 한일극장 일대의 많은 상점들을 가리키며 "알바노동자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일하고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행진을 하다 왜 시위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외치지 않으면 힘을 가질 수 없고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기에 이렇게 모였다"고 주장했다.

김영모 언론노조 TBC지부장은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세월호 청문회를 어떤 방송사도 다루지 않았고 1차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언론에서는 거짓말이 난무했다"면서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잘 못하면 시민들이 혼내야 한다"고 말했다.

3차 민중총궐기(2015.12.19.국채보상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3차 민중총궐기(2015.12.19.국채보상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백현국(68) 대경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권력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두려워한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젊은이들을 위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위해 먼저 나아가는 송곳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집회는 "노동개악 중단하라.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 500개를 날리며 마무리됐다. 이 날 '3차 민중총궐기'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13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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