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반대' 주민투표..."영덕에서 탈핵의 희망을 보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12.3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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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환경뉴스] 4년째 낙동강 녹조와 유람선, 망가진 도동측백숲과 내성천, 월성원전...


영덕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개표 현장(2015.11.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덕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개표 현장(2015.11.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해 환경뉴스를 되짚어본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44) 사무처장은 "우울했지만 희망을 엿봤다"고 말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경북 영덕군 신규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결과가 대구경북 환경뉴스에서 가장 기억난다"며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주민들의 압도적인 원전 반대 투표 결과에서, 반원전 정서를 확인해 영덕 주민들에게서 한국 탈핵의 희망을 본 한 해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낙동강을 끼고 살아가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4대강사업 4년차 담수로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발생하는 녹조, 원인 모를 물고기 떼죽음은 우울하기만 했다"면서 "낙동강이 점점 죽어가고 있구나, 썩어가고 있구나 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 정말 안타깝다"고 착잡한 소회를 밝혔다. 또 "앞산터널 공사로 시작된 4차순환도로 공사로 도동측백나무숲 등 생태축이 망가지는 것도 슬펐다"고 말했다. 

달성보 하류 도동나루터에서 채취한 녹조(2015.8.27) / 평화뉴스 박성하 인턴기자
달성보 하류 도동나루터에서 채취한 녹조(2015.8.27) / 평화뉴스 박성하 인턴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015년도 10대 대구경북 환경뉴스'를 선정해 29일 발표했다. 10대 뉴스에는 ▷영덕 신규 원자력발전소 찬반 주민투표에서 90%이상 주민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과 ▷4대강사업에 따른 4년차 낙동강 녹조 발생 ▷4차순환로로 인한 도동측백나무숲 훼손 위기 ▷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의 제2의 4대강사업 ▷갓바위 케이블카 ▷월성 원전1호기 수명연장 ▷세계물포럼 물민영화 의혹 ▷대구 취수원 이전 논쟁 ▷달성군의 녹조 뜬 낙동강에서 유람선 사업 ▷영주댐 건설로 인한 내성천 훼손 논란이 꼽혔다. 특히 환경뉴스 가운데 '물' 관련 뉴스가 6개로 절반 넘게 차지했고 '원전' 관련 뉴스도 2개나 됐다.

가장 큰 환경뉴스로는 ▷지난 11월 11~12일 영덕군 주민들의 압도적인 원자력발전소 91.7% 반대 투표결과가 선정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투표 주민의 90% 이상이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영덕 주민들의 원전 건립 반대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갖은 방해 공작 속에서도 민간이 주도한 주민투표라는 새 역사를 써 원자력발전소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2015.4.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덕 주민투표 결과를 제외한 나머지 뉴스들은 '우울했다'. ▷경주 월성 원전1호기는 2009년 30년 설계수명이 다 했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올해 수명연장 허가심의 안건을 가결시켜 10년 수명을 연장했다. 대구환경연은 "노후 원전 문제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것으로 후쿠시마 참사에서도 노후 원전 순으로 폭발했다"며 "설계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은 폐로되는 것은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사문진교 인근 낙동강에서 운항중인 유람선과 쾌속선(2015.8.1) / 평화뉴스 박성하 인턴기자
사문진교 인근 낙동강에서 운항중인 유람선과 쾌속선(2015.8.1) / 평화뉴스 박성하 인턴기자

'물' 관련 뉴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4대강사업'이었다. ▷올해로 4대강사업 보 담수가 4년째 이어졌다. 매해 발생한 녹조는 올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나타났다. 물고기 떼죽음을 비롯해 호수에 사는 큰빗이끼벌레까지 등장했다. "정부 기대와 달리 해가 갈수록 녹조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맹독성 남조류 창궐로 1,300만 식수원 수질오염이 걱정된다. 낙동강 보 수문개방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영주 내성천 일대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다(2014.3.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 영주 내성천 일대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다(2014.3.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2의 4대강사업들도 문제가 됐다. ▷"4대강사업 후 준설한 모래를 쌓아 만든 둔치 옆 수변공간에 오토캠핑장, 골프장, 레저파크, 수영장, 승마장 등을 각 지자체가 조성하고 있다"며 "야생동식물 서식처를 파괴하는 지자체발 제2의 4대강사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낙동강에서 심각한 녹조현상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달성군이 낙동강에서 유람선 사업을 강행한 것도 우울한 뉴스였다"며 "수면에 독성물질이 퍼져 있는데 수변활동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임박한 경북 영주댐 담수로 인한 모래강 내성천의 심각한 생태교란 문제 ▷올해 4월 12일 대구에서 치러진 제7회 세계물포럼에 따른 '물' 사유화, 민영화 논쟁 ▷대구 취수원 이전 논란 ▷대구 4차순환도로 건설로 인한 도동측백수림과 달성습지 등 대구 생태축 훼손 ▷자연경관과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는 갓바위 케이블카 건설 논쟁도 올해 대구경북 주요 환경뉴스에 포함됐다.

천연기념물 1호 대구 10경인 도동측백수림(201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천연기념물 1호 대구 10경인 도동측백수림(201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물산업 반대 4대강사업 재자연화 촉구 기자회견(2015.4.13.대구 엑스코)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물산업 반대 4대강사업 재자연화 촉구 기자회견(2015.4.13.대구 엑스코)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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