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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호선 제작사 '히타치' 역시 일본 '전범기업'

기사승인 2016.06.01  08: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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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한반도 등 작업장 12곳서 징용...대구시, 계약비 2천억원·감사원 '특혜' 지적


국내 첫 모노레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제작사 '㈜히타치(Hitachi.日立)' 역시 '전범기업'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이 업체에 2천억원대 계약금을 지급하고 감사원 '특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제 피해자 유족과 위안부 피해자 지원 시민단체는 "몰역사"라고 비판한 반면, 대구시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북지역에서도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입주한 ㈜다이셀 세이프티 시스템즈'가 전범기업으로 확인되면서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5월 2일 이 회사 앞에서 "사죄"와 "배상", "국내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다이셀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1호 MOU 체결 외국기업이다.

또 경상북도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구미에 유치한 일본 '㈜아사히글라스' 역시 전범기업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회사의 노동탄압과 특혜성 혜택 의혹까지 불거져 민주노총이 5월 31일  구미시청에서 "전범기업"과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 대구도시철도 3호선 차량이 역사로 진입하고 있다(2016.5.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국외강제동원희생자 지원위원회'는 2012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일본기업 중 현존하는 299개 전범기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독일 전범기업은 피해자에게 사과·배상했으나 일본은 부정하고 있어 문제 해결차 명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일본 3대재벌 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 등이 군용물품을 납품하고 식민지 국민을 강제징용한 전범기업으로 포함됐다.

1910년 오다이라 나미헤이(小平浪平)가 창업한 전기설비 수리회사 '히타치'도 명단에 올랐다. 이 기업은 일제 당시 일본과 한반도 12곳에 작업장을 설립하고 징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력·인프라·레일·도시계획·방위시스템사 등을 거느린 '히타치그룹'으로 성장했다. 국내에는 1962년 들어왔다. 히타치는 정부조달협정에 따른 국제입찰로 화력발전소사업을 수주해 국내서 큰 이익을 거두고 있다.

 
 
▲ 대구 3호선 차량 안에 있는 '전범기업' 히타치 마크(2016.5.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히타치는 대구 3호선을 제작하면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김범일 대구시장 시절인 2008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본부장 안용모)는 3호선 사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모노레일(경량전철) 건설계획을 시도하면서 대구시는 이 기술을 지닌 히타치를 제작사로 선정하고 2,663억원(157억엔)을 계약비로 지급했다. 28개 차량 중 1개 차량을 히타치가 먼저 제작하고 국내업체 우진산전이 이 기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차량을 제작했다. 2009년 착공 후 6년만인 지난해부터 운행 중이다.

그러나 히타치의 3호선 제작에 대해 감사원은 '특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은 2013년 감사에서 "대구시가 3호선 입찰을 하며 '차량제작규격서'에 일본B사(히타치) 모노레일 차량에만 사용되는 특정규격을 명시해 제한하고, 단독입찰로 유찰된 뒤 조달청이 재검토를 요구하자 위 규격이 상용규격이라고 허위 통보한 뒤 위 업체와 수의계약(2,663억원)을 유도해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 정부가 발표한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된 '히타치' / 자료.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 '히타치' 등 전범기업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 자료.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전범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특혜' 의혹에 이어 정부의 '묻지마 투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안정적 수익기반 마련을 취지로 2011~2014년까지 4년간 아사히글라스 등 79개 전범기업에 수천억원 투자를 했다. 히타치리미티드에는 1,077억원, 히타치조선에는 세금 15억원을 투자했다.

지자체 사업에 전범기업의 잇따른 참여가 드러나자 피해자들은 반발했다. 배필선(58) 일제강제징용유가족대구본부 회장은 "언제까지 몰랐다는 말로 전범기업에 세금을 줄 것이냐"며 "몰역사다. 피해자들이 살아있고 유족이 눈물을 흘리는데 방관해선 안된다. 전수조사를 해 지자체 사업에 전범기업이 참여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배 회장 부친과 조부는 일제 당시 강제징용돼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이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다른 유족과 함께 손해보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 히타치 홈페이지에 있는 대구 3호선 홍보 사이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대구 시민단체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안이정선(61) 대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본이 사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자체라도 제대로된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공적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전범기업과 계약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건설교통국 한 관계자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알았다면 다른 업체도 고려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히타치를 선정한 것은 특혜가 아닌 우수한 모노레일 기술력만 보고 선택한 것"이라며 "게다가 전범기업이라고해서 입찰을 막을 법적 장치도 없다. 전범기업이라는 사실을 조사하는 것에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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