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0%, 18세 투표권"...우리 청소년 '참정권'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6.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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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소년 설문조사 / 선거연령 "낮춰야" 57%, "유지" 43%...'18세 투표' 국회 발의


대구 청소년 단체가 실시한 '청소년 참정권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는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11일까지 '청소년 선거권·정치참여 인식'에 대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전체 응답자 668명 중 청소년이라고 응답한 만 8~18세는 582명이었으며 만 19세이상 성인은 86명이었다. 청소년 가운데 만 13~18세인 중·고등학생은 497명으로 전체의 85%였다. 현장조사는 동성로 한일극장 앞, 2.28공원과 지역 8개 학교(경암중·경화여고, 대구일중, 정화여중·고, 서진중, 제일고·경상여중) 앞에서 진행됐다.

대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진행됐던 '청소년 선거권, 정치참여 설문조사' /사진.반딧불이 페이스북
대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진행됐던 '청소년 선거권, 정치참여 설문조사' /사진.반딧불이 페이스북
학생들이 학교 앞 현장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학생들이 학교 앞 현장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조사 결과 청소년 57%(331명)가 선거권(공직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참정권) 연령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연령 하향조정 이유로는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210명)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청소년 정책이 많아질 것이다'(58명)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다'(48명) ▷기타(15명) 순이었다. 적정 연령기준으로 '만 17세'라고 답한 응답자가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행 공직선거법 상 만 19세이상 국민만이 투표할 수 있다.

반면 응답자 중 43%(251명)는 선거 연령기준을 유지하거나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선거를 하기엔 어려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 할 것이다'(191명) ▷'공부에 방해가 될 것이다'(17명) ▷'학교에서 정치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12명) 등의 이유를 꼽았다. 만 19세이상 성인의 56%(48명)도 선거 연령제한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적정 하향연령은 청소년과 달리 '만 18세'였다.

선거권 제한 연령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이유에 한 학생이 답한 문항.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선거권 제한 연령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이유에 한 학생이 답한 문항.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피선거권(선거에 후보로 등록해 출마할 수 있는 참정권)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청소년 60%(351명)는 현행유지 또는 상향조정을, 성인 54%(46명)는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대통령선거를 제외한 국회의원, 공직선거에서 만 25세이상 국민만이 후보가 될 수 있다.

하향 조정에 찬성하는 이유로 청소년은 ▷'청소년 정책이 많아질 것이다'(131명) ▷'정치에 관심 많은 사람이 나이와 상관없이 출마해야 한다'(79명) ▷'세계적 흐름에 따라야 한다'(19명) 등이 있었다. 반면 찬성 이유로는 ▷'청소년은 정치를 잘 모른다'(133명) ▷'기존 정치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129명) ▷'정치보다 학업에 노력해야 한다'(72명)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반딧불이는 지난 19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인권교육센터에서 '청소년은 왜 선거권이 없나요?'를 주제로 청소년 참정권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선거권 연령 하향조정에 찬성하는 측은 "교육, 복지, 인권 등 청소년도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려서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일 뿐"이라며 "매년 1월 1일 자정에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지만 그 순간 정치적 관심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반대 측은 "청소년은 다양한 활동이나 사회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치관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했다. 비판적 사고능력 역시 부족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일부에 의해 휩쓸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학교 내에서 비판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지면 찬성하지만 현재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청소년 선거권정치참여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청소년 선거권정치참여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실시한 '청소년 선거권 정치참여 인식 설문조사'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실시한 '청소년 선거권 정치참여 인식 설문조사' /출처.반딧불이 페이스북

김진환 반딧불이 활동가는 "청소년은 선거에서 배제됐지만 기성세대가 결정한 모든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어리기 때문에 투표할 수 없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대부분 사회 현안을 잘 알고 있고,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 80%이상의 나라에서는 18세부터 투표권을 부여한다"며 "선거연령을 낮춰 청소년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14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전세계 187개국 선거권 연령'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53개 나라에서의 선거권 제한연령은 18세 이하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폴란드 등 34개국에서는 19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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