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한에 '사드' 배치...후폭풍 거세질듯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 입력 2016.07.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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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방어적 조치" 강조…배치 시기와 부지는 미정


한미 양국이 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 명목으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한반도 내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양국은 사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무기체계로만 운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수차례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토마스 밴달 주한미군사 참모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과 미국은 지난 2월부터 주한미군의 종말단계 고고도 지역방어(THAAD) 체계 배치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지금까지 협의를 바탕으로 양국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 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서, 주한미군에 THAAD 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 실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다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대한민국과 전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심대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며 지난 6월 23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0'호를 비롯해 북한의 군사적 행동이 사드 배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또 "대한민국 내에서 사드의 군사적 효과를 최대화시키며, 환경, 건강, 그리고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는 적합한 부지를 식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양국은 사드 체계가 조속히 배치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 중이며, 세부운용 절차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수용한 정부, 외교적 국내적 파장 불가피

한미 당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식 확정함으로써, 사드의 실효성 논란,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외교적 마찰, 배치 시기와 지역에 대한 추가적 갈등 등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사드 칠곡배치 보도' 관련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기자회견(2016.7.5. 칠곡군청 앞)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칠곡배치 보도' 관련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기자회견(2016.7.5. 칠곡군청 앞)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사드가 북한이 다량 보유한 스커드 등 저고도 미사일 방어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곧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북한 핵미사일을 빌미로 실제로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의 일환이라는 비판이다.  

한미 양국이 이날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은 사드의 레이더 시스템인 AN/TPY-2가 자국의 전력을 탐지할 수 있고 미사일 운용에 방해가 된다는 등의 이유로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앞서 지난 6월 27일(현지 시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하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강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유럽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체제(MD) 시스템과 사드를 언급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수용함으로써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방어 체계로 편입, 중국 및 러시아와 심각한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국내적 반발 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미 당국은 사드 배치 시기와 지역 발표를 미루고 "환경, 건강 및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지역의 반발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드의 AN/TPY-2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일정 거리에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미국 육군본부의 규범이 보도되면서, 배치 후보 지역의 주민들과 지자체는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현재 사드 배치 부지로는 경북 칠곡, 경기 평택, 충북 음성, 강원도 원주, 전북 군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가에서도 일제히 "사드 배치 강력 반대"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달 중에 배치 지역이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 2016.7.8 (독립언론네트워크 / 프레시안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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