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촛불 든 성주..."변명·비밀아닌 사드의 진실을"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7.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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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천여명, 군청 앞서 7일째 사드반대 촛불집회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 위험한 무기...철회하라"


성주 주민들의 일주일째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주민들의 일주일째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촛불이 일주일째 타올랐다.

주민들은 성주 사드 배치 확정 발표일인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촛불집회를 벌이며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부모님과 나온 어린이들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30대 청년과 유모차 엄마들, 회사원, 농민, 어르신까지 매일 밤 촛불을 들고 간절히 사드 철회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주군청 앞에 모인 2천여명의 주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군청 앞에 모인 2천여명의 주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첫날부터 지금까지 주민 2천여명은 매일 밤 촛불을 밝히며 정부를 규탄하고 안전과 평화를 기원했다. 확정 당일에는 분노, 황교안 총리가 성주를 찾은 지난 15일에는 애원, 현재는 사드의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또 '반(反) 새누리' 정서가 확산돼 19일 현재 모두 주민 8백여명이 새누리당 탈당계를 작성했다. 이어 반대하는 주민을 '외부세력'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도 규탄했다.

'성주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백철현 정영길 김안수)'는 19일 저녁 8시부터 2시간가량 군청 앞 주차장에서 일주일째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민 2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라", "사드 배치 막아내 전쟁위협 막아내자", "사드 배치 막아내 우리가족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사드 반대 피켓을 든 중학생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반대 피켓을 든 중학생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학생들은 최근 한 인터넷 극우사이트에서 촛불집회 참가를 이유로 신상이 노출돼 교복을 벗은 대신 마스크를 쓰고 촛불을 들었다. 언론 인터뷰도 대부분 거절했다. 중학교 3학년 김모군은 "사드 배치 결정 후 매일 촛불집회에 왔다"며 "외부세력 보도와 정부의 대응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여기서 나고 자랐다"면서 "자발적으로 나온 주민들을 외부세력이라 규정지으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같은 또래 박모군도 "사드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전자파"라며 "주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기를 아무 설명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주는 작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무기를 주민동의 없이 들이는데 언론이 주민을 편가르는 보도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바꿀 수 있다는 작은 희망으로 집회에 나온다"고 말했다.

서로의 불씨를 옮겨 초를 밝히는 주민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서로의 불씨를 옮겨 초를 밝히는 주민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10년째 성주에 사는 김경안(43)씨는 촛불집회에 나온지 나흘째다. "위험성 큰 무기를 주민과 국민 동의 없이 들이는 데 문제가 있다"며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사드를 왜 도입하려는지 알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외부세력이라는 정부와 언론도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면서 "사는 곳 바로 앞에 사드를 갖다놓는데 누가 가만히 있는가. 주민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불순세력으로 단정지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대한민국 헌법 1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주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한민국 헌법 1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주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서울 국회 대정부질의에 방청 다녀온 손호택(61) 성주군 선남면 성원2리 이장(투쟁위 조직위원)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가기밀, 비밀, 말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이완영 의원도 배치 과정에 대해 몰랐다는 변명만해 실망스러웠다. 우리는 사드의 진실을 원한다"고 했다.

한편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는 19일 서울 국회에서 진행된 사드 대정부질의에 참관했으며, 오는 21일 오후에는 주민 2천여명이 상경해 서울역에서 사드 철회 궐기대회를 연다. 또 23일에는 성주관내 천주교 신자들과 공동으로 사드 반대를 위한 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드 철회를 요구하며 촛불을 든 어르신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철회를 요구하며 촛불을 든 어르신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뿐만 아니라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전국대학교 총동창회에 협조요청 정식 공문을 보내고, 성주지역 바이크동호회 회원들은 자전거에 현수막을 달고 대구 20여곳에서 사드 반대 홍보를 계획 중이다. 또 성주 인근 대구지역인 다사, 하빈, 칠곡 등에 사드 반대 현수막을 게재하고, 투쟁위 소속의 여성분과위원회는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사드의 진실을 알리는 홍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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