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주민들, 대구 곳곳에서 '사드 철회ㆍ백악관 10만 청원' 호소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7.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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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공원 '치맥축제'ㆍ지하철역에서 1인 시위, 현재 2만명 청원 서명... "사드, 필요도 이득도 없다"


경북 성주 주민들이 대구 치맥축제와 지하철역에서도 사드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27일 오후 5시 성주 주민 16명은 'NO THAAD(사드반대)', '韩国希望东北亚和平(한국은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 '韩国反对'萨德系统(한국은 사드체제를 반대한다)' 등의 외국어로 된 피켓을 만들어 대구로 향했다. 두류공원에서 열린 '치맥(치킨+맥주)축제'를 찾은 대구 시민과 외국인들에게 사드의 진실을 알리고 백악관 10만명 청원운동을 알리기 위해서다. 

주민 배미영(39)씨가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NO THAAD' 피켓을 보이고 있다.(2016.7.27.두류운동장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 배미영(39)씨가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NO THAAD' 피켓을 보이고 있다.(2016.7.27.두류운동장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치맥축제' 개막식 (2016.7.27.두류야구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치맥축제' 개막식 (2016.7.27.두류야구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 1천여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는 대구치맥축제가 열리는 두류공원에서 사드의 불필요성과 백악관 10만 청원운동을 알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날 저녁 두류야구장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개막식 축사와 중국 등 해외자매도시 예술단, 미국군악대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주민들은 대구지하철 2호선 대실역에서 감삼역까지 8개 역과 두류공원 인근에 1명씩 흩어져 피켓을 들고 백악관 10만 청원운동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눴다. 이들은 축제가 열리는 야구장에는 들어가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저녁 7시30분까지 1시간가량 1인 시위를 했다. 당일 즉흥적으로 나온 제안에 긴급하게 결정된 방문이어서 집회신고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주민들을 인솔한 이수인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기획실무팀장은 "지역 축제를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두류공원 인근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며 "27일 저녁 성서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마쳤고 효력이 발생하는 오는 29일부터 축제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사드철회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 주민이 지하철역 입구에서 '사드배치 철회'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2016.7.27.감삼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 주민이 지하철역 입구에서 '사드배치 철회'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2016.7.27.감삼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 이재승(50.대가면)씨가 '사드반대' 앞치마를 입고 1인시위를 진행했다.(2016.7.27.두류운동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 이재승(50.대가면)씨가 '사드반대' 앞치마를 입고 1인시위를 진행했다.(2016.7.27.두류운동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두류공원에서 백악관 청원 홍보물을 나눠주며 1인 시위를 벌인 이강태씨는 "내가 아파보지 않으면 모른다. 대구시민들에게 우리를 이해 해달라는 것은 욕심"이라면서도 "진실을 알면 모두가 다 반대할 것이다. 사드에 대한 진실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사드철회를 위해 어떠한 시도라도 해볼 것"이라면서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연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미영(39)씨는 두류운동장 앞에서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차를 향해 중국어로 '한국은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 '한국에는 사드가 필요없다'를 외치면서 "사드 철회"를 촉구했다. 맞은편에서 '사드반대'가 적힌 앞치마를 입고 서있던 이재승(50.대가면)씨는 "사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데 필요한 무기도 아니고, 이득이 되지도 않는다"며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시민들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이종태(58.달서구)씨는 "성주 사드배치는 세월호, 강정마을 해군기지, 청도·밀양 송전탑처럼 국가권력이 일삼는 거짓에 국민들이 피해를 본 사례"라며 "주민들은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응원한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주민은 "학생들이 혼자서 고생하신다고 음료수도 사주고 응원해줬다"며 "특히 중국 학생들이 사진도 찍고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사드반대' 메시지를 담은 영어피켓을 만들고 있다. / 출처.'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페이스북
주민들이 '사드반대' 메시지를 담은 영어피켓을 만들고 있다. / 출처.'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페이스북
'韩国希望东北亚和平(한국은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2016.7.2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韩国希望东北亚和平(한국은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2016.7.2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처럼 성주 주민들은 "한반도 사드철회"를 외치며 16일째 싸우고 있다. 백악관 10만 서명처럼 다른 지역과의 연대와 공감을 필요로 하면서도 일부 언론의 '외부세력' 의혹 보도에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주민들은 개인적으로 세월호 유가족, 청도 삼평리 송전탑 피해주민들과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다. 다음달 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박주민, 김현권, 표창원 의원 등이 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5일 미국 백악관 청원사이트 'We the people(위 더 피플)'에는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철회'를 위한 온라인 청원 창구가 열렸다. 주민들은 오는 8월 14일까지 10만명 서명을 받기 위해 군청 앞에 부스를 마련했다. 규정에 따라 개설 30일 내에 10만명이 서명하면 백악관은 공식입장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주군 인구는 4만5천여명으로 주민 모두가 참여해도 사실상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투쟁위는 유명 팟캐스트 방송 홍보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8일(오전 10시) 현재까지 20,127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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