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가 대통령에 보내는 단심가 "사드 퇴치 변할 수야 있으랴"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8.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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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40일째 / 투쟁위 제3부지 검토 발표에 주민들 거센 저항..."원천무효, 투쟁위 재편해야"


성주 주민 2천여명의 사드철회 40일째 촛불집회(2016.8.21.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 주민 2천여명의 사드철회 40일째 촛불집회(2016.8.21.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투쟁위가 제3후보지 검토 요구안을 발표한 가운데 주민들이 "무효"라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정영길 백철현 김안수)'는 21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가량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40일째 성주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민 2천여명이 참석했다. 제3부지 인근인 경북 김천지역의 주민 30여명도 이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사드배치 결사반대 피켓을 든 주민(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드배치 결사반대 피켓을 든 주민(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이날 오후 투쟁위가 제3부지 검토 요구안을 발표한데에 대해 "군민 뜻을 외면한 발표"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또 주민들은 김항곤 군수 사퇴, 투쟁위 해체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어 한민구 국방부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 김 군수 등 4인방을 "제3부지 장본인"으로 지목하고 규탄했다. 특히 한 주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려충신 정몽주의 시 '단심가'를 패러디해 낭송했다.    
 
지난 16일 김관용 도지사의 제3부지 공론화, 17일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투쟁위 면담, 18일 투쟁위와 주민간담회에서 이어진 제3부지론은 엿새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그 동안 주민과 투쟁위는 사드 철회에 초점을 맞춰 투쟁을 해왔지만 이날 투쟁위가 제3부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표를 놓고 투쟁위 내부서도 의견이 갈려 갈등을 빚고 있다.

촛불을 들고 제3부지 검토안 무효를 외치는 주민들(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을 들고 제3부지 검토안 무효를 외치는 주민들(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광희 투쟁위 홍보단장이 투쟁위의 공식 의견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오후 군청 1층에서 단독으로 '제3부지 검토 요구안'을 발표한 것이 그 원인이다. 이날 투쟁위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 제3부지 검토안관 관련해 표결에 붙여 대다수가 찬성했다. 그러나 위원들은 "졸속 투표"라며 계속해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노 단장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때문에 투쟁위 공동위원장 4명 중 이재복 위원장을 뺀 3명의 공동위원장과 나머지 위원들을 곧 바로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단장의 제3부지 검토안은 일방 발표"라며 "원천무효"라고 선언했다.

성주투쟁위 이재동 실무위원(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투쟁위 이재동 실무위원(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집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성토 발언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노 단장에 대해서는 "즉각 직에서 해임"을 제3부지 검토 요구안에 대해서는 "철회"를 촉구했다. 이재동 투쟁위 실무위원은 "하루 종일 여러 일이 있었지만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드 철회 싸움에 나설 것"이라며 "투쟁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주민들이 도와달라. 대오각성하고 주민들의 뜻을 받들 것"이라고 밝혔다.

초전면 주민 손승호씨는 "제3지역을 지정하면 검토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싫다고 하는데 무슨 제3부지냐"며 "주민들은 제3부지에 찬성한 적 없다. 자기들이 정해놓고 왜 우리한테 묻는 척이냐. 투쟁위는 군민의 듯을 똑바로 정부에 전달해라. 제3부지는 군민의 뜻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가천면 주민 배윤호씨의 자유발언(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천면 주민 배윤호씨의 자유발언(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천면 주민 배윤호씨도 제3부지 검토안에 대해 비판했다. "오늘 발표는 주민 뜻이 아닌 국방부 입장대변"이라며 "국방부 기조실장이 발표에 개입했다는 <뉴스민> 보도가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쟁위에 대해서는 "투쟁위 명칭은 사드배치철회 투쟁위"라며 "제3부지 검토는 철회가 아니라 유치다. 제3부지도 성주다. 이 말도 안되는 발표는 무효다. 이럴 거면 투쟁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에게 단심가를 보내는 금수면 노성화씨(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통령에게 단심가를 보내는 금수면 노성화씨(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투쟁위 재편 요구는 계속됐다. 금수면 노성화씨도 "투쟁위에 제3부지 찬성자들은 있을 수 없다. 찬성자들을 빼고 다시 투쟁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찬성할 거면 지금 투쟁위에서 빼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인들 어떠하리 저곳인들 어떠하리. 안보용 사드 설치 희생한들 어떠하리. 국민은 개돼지 그 목숨 뭐 그리 소중하랴'라는 이방원의 하여가를 박 대통령이 우리 군민에게 보냈으니 우리도 답가를 보내야 한다"며 정몽주 단심가를 패러디해 낭송했다. "내 목숨 소중하면 남 목숨 소중하고. 핵괴물 사드 배치 우리 조국 어디에도 사드 퇴치 변할 수야 있으랴"라고 했다.

박우도 김천시 사드배치 반대대책위원장(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우도 김천시 사드배치 반대대책위원장(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군청 앞서 사드반대 피켓을 든 김천 주민 50대 문모씨(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군청 앞서 사드반대 피켓을 든 김천 주민 50대 문모씨(2016.8.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자리에는 제3부지로 알려진 성주군 초전면 인근 김천 주민들도 참석했다. 박우도 김천시 사드배치 반대대책위원장은 "어제 김천서 열린 첫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주민 2천여명이 참석했다"며 "김천도 대한민국, 성주도 대한민국 우리는 하나다. 다 같이 노력해 사드를 막아내자"고 말해다.

한편 성주투쟁위는 내일 오후 2시 군청에서 회의를 열고 투쟁위 재편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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