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식수 낙동강에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 발견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8.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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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강정고령보 하류서 채집..."매우 혼탁, 보 해체ㆍ수문개방" / 대구시 "식수원수는 맑은 상태"


대구경북시도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4급수에서 서식하는 실지렁이가 발견돼 대구지역 환경단체가 "4대강 보 해체, 수문 개방"과 "실지렁이 개체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대구환경운동연합,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생태분과는 31일 오전 달성군 강정·고령보 하류인 사문진교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1300만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4급수에서 서식하는 실지렁이가 발견됐다"며 "즉각 보문을 열어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낙동강에서 발견된 실지렁이와 사진을 보이고 있다(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낙동강에서 발견된 실지렁이와 사진을 보이고 있다(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고령군 사문진교 아래 낙동강서 발견된 실지렁이(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고령군 사문진교 아래 낙동강서 발견된 실지렁이(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들 단체는 "4대강사업 완료 5년째인 지금 낙동강 생태계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매년 여름만 되면 녹조현상을 보이고, 흐르지 않은 강은 부유물이 퇴적해 바닥에는 썩은 뻘이 쌓였다"고 지적했다. 또 "용존산소가 고갈돼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하고 실지렁이류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4급수 오염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돼 대구경북 시도민은 수돗물 불안에 떨고 있다"며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물을 고도의 정수처리를 한다고 해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4대강보 해체와 수문 개방 ▷실지렁이 개체 수 전수조사 등을 촉구했다.

낙동강 바닥에서 퍼올린 검회색 진흙덩어리(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낙동강 바닥에서 퍼올린 검회색 진흙덩어리(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강에 들어가 삽으로 강바닥을 퍼올렸다. 이들이 퍼올린 강바닥은 2급수에서 볼 수 있는 모래나 자갈이 아닌 짙은 회색의 뻘 덩어리였다. 한 부분을 들추자 실지렁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환경부 기준에 따르면 실지렁이와 검회색 진흙덩어리가 발견되는 물은 4등급으로 농·공업용수로 쓰인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별표 '수질 및 수생태계' 생활환경기준을 보면 4급수(4등급·약간나쁨)를 "상당량의 오염물질로 인하여 용존산소가 소모되는 농업용수로 사용하거나 고도의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다. 또 4등급 밑으로는 "물이 매우 혼탁하며 바닥은 주로 모래와 실트로 구성되며 검은색을 띈다. 생물지표종은 실지렁이, 왼돌이물달팽이, 붉은깔다구, 나방파리, 꽃등에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4대강 보 수문 개방 촉구 기자회견'(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4대강 보 수문 개방 촉구 기자회견'(2016.8.31. 경북 고령군 사문진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정수근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사업 이전 2급수였던 낙동강에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강이 됐다"며 "하루빨리 수문을 개방하고 보를 철거해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강의 자정작용을 높여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대걸 대구지방환경청 수질관리과 주무관은 평화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실지렁이가 발견된 지점이 낙동강 전체 수질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대구·경북지역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부분은 강정·고령보에서 칠곡보 사이로, 강정·고령보 하류는 원래 농업용수로 쓰인다"고 말했다. 이명숙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수질관리과 주무관도 "식수원수로 사용하는 부분은 수심 6m 아래의 강물로 조류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맑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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