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사드 반대' 촛불집회 60일을 맞아 주민 노래자랑이 열렸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는 10일 저녁 군청 앞에서 60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저녁부터 내리는 빗 속에도 주민 1천여명은 자리를 지키며 '사드대신 남북대화', '사드배치 막아내고 이 땅 평화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사드배치 예정지로 발표한 7월 13일부터 성주 주민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60일째인 이날은 가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후 5시 예선에 참가한 23팀 가운데 10팀이 가요제 본선에 올랐다. 심사는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과 수륜면 주민 김충환씨, 천남수씨 등 3명이 맡았다.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의 '뿐이고', 배은하 성주투쟁위 대변인 'TEARS', 밴드 소래타래 '아리랑' 등의 특별공연도 이어졌다. 가요제 시작에 앞서 아이들의 태권도와 송판격파 시범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대중가요 가사를 바꿔 부르며 사드철회와 평화를 염원했다. 성주 제일교회 중창단은 찬송가 '세상은 평화 원하지만'을 바꿔 "우리 평화 원하네, 우리가 촛불 지킬 때 성주 평화의 성지 돼"라고 했으며 주민 김수상씨도 소양강처녀를 '사드와 싸우다가 멍든 가슴에 평화가 찾아오면 나는나는 좋겠네'로 개사해 불렀다.
사드배치에 찬성하는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노래가사도 있었다. 대가면 주민 배숙희씨는 '영수증을 써 줄거야'를 개사해 "어느 날 살며시 사드를 들고 와 성주에다 놓으려고 하는 너(대통령). 하늘만큼 땅만큼 반대해, 사드는 온 국민이 반대해"라고 했다. 벽진면 우인애씨도 '정주지 않으리라'의 가사를 "새누리에 한 표주면 다 잘 될줄 알았는데 몰표주고 남은 것은 희망보다 배신"이라고 바꿔 불렀다.
본선에 오른 10팀과 특별공연 팀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주민들과 아이들은 무대 앞에 나가 춤을 추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백철현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60일동안 촛불 들며 주민들은 답답함과 고달픔을 느꼈을 것"이라며 "오늘만큼은 이웃과의 반목, 갈등을 내려놓고 평화롭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요제는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모두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촛불집회는 성주군의 '군청 앞마당 사용 불허' 통보에도 군청에서 계속 진행된다. 지난 9일 투쟁위는 촛불집회를 위한 군청사용 연장을 요청했지만 추석연휴가 있는 11일부터 17일까지 군청마당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성주군은 "북한 핵실험과 국제정세 변화, 추석명절 분위기 등을 이유로 11일부터 군청마당을 사용할 수 없다. 이날 자정까지 군청 앞에 설치한 천막 등 시설물을 철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투쟁위는 해당 공문을 수용하지 않고 11일 군청 앞 촛불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이재동 회장은 "군청과 성주문화원 앞 인도 두 곳에 집회신고를 냈고, 경찰은 신고를 받아들였다"며 "주민들이 계속해서 군청 앞에서 하길 원하기 때문에 11일에는 군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쟁위는 오는 14~16일 추석연휴 3일간 성밖숲에서 제기차기, 윷놀이 등의 전통문화 체험부스를 차리고 귀향객들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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