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희망원, 온종일 간병에 월급 13만원...국감 "노동착취" 질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10.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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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간병인 시급 346원, 경비도 월급 35만원..."인권유린, 노동청 직무유기" / 대구청장 "몰랐다"


희망원 노동착취에 대해 노동청장에게 따져묻는 의원들(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희망원 노동착취에 대해 노동청장에게 따져묻는 의원들(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노동청 국정감사에서 인권유린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희망원의 '노동착취' 실태까지 드러났다.

간병노동자와 경비노동자들이 각각 월급 13만원과 35만원만 받고 일해 최저임금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고 대구노동청장은 "몰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홍영표)는 6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을 비롯해 서울청, 중부청, 부산청, 광주청, 대전청 등 6개 지방노동청에 대한 2016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당초 대구청 1곳만 단독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사태로 일정이 연기돼 이날 합동으로 열렸다.

대구노동청 국감 중 질타하는 김삼화 국회의원 (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노동청 국감 중 질타하는 김삼화 국회의원 (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국감에는 최근 대구지역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희망원의 노동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형제복지원 사태 아는가. 대구시립희망원은 제2의 형제복지원이다. 대구청장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장애인과 노숙자를 대상으로 인권유린을 일삼은 희망원에 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됐지만 대구청은 어떤 관리감독도 않고 방치해왔다. 청장은 알았나 몰랐나"고 따져물었다.

그는 희망원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개인별 입출내역서를 근거로 들며 "간병도우미는 일24시간 19일간 간병해 고작 임금 13만3천원, 시급 346원을 받았고, 경비업무를 맡은 노숙인은 매일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9시간 30분을 일해 월35만원, 시급 1,228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환노위원들의 질문에 답변 중인 최기동 대구노동청장(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환노위원들의 질문에 답변 중인 최기동 대구노동청장(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 의원은 "희망원 입소자 대부분이 노숙인과 장애인으로 기초생활수급자거나 국가보조금 대상자인데 희망원은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수령한 뒤 입소자에게 용돈 몇푼을 주고 경비, 간병, 취사 등 잡일을 시켰다"며 "착취다. 대구청은 문제를 해결해 종합감사 때가지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기동 대구노동청장은 "몰랐다. 잘 알지 못했다"며 "알겠다.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환노위 2016년 대구 등 6개 지방노동청 국정감사(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회 환노위 2016년 대구 등 6개 지방노동청 국정감사(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 청년고용 실태에 대한 질타도 잇따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올해 기준으로 청년실업률을 보면 대구 14.4%, 경북 9.6%로 전국 평균 10.3%보다 높은 반면 청년고용률은 대구 38.8%, 경북 41.9%로 전국 평균 42.5%보다 낮다"며 "청년 인구이동도 대구는 2013년 8,177명, 2014년 8,336명, 2015년 7,220명, 경북은 2013년 5,599명, 2014년 6,947명, 2015년 6,650명이 순유출됐다. 대구청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상북도 지역 활성단층과 관련해 유해위험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19개소에 대한 지진대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이날 국감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국감 현장 밖에서 민주노총대구·경북지역본부 조합원 1,500여명이 각종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며 대구노동청 앞에서 벌인 집회와 관련해 의견 충돌을 빚었다.

(왼쪽부터)정의당 이정미, 새누리당 조원진, 장석춘, 임이자, 신보라, 문진국 하태경 의원(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부터)정의당 이정미, 새누리당 조원진, 장석춘, 임이자, 신보라, 문진국 하태경 의원(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부터)더민주당 한정애, 강병원, 송옥주, 이용득, 국민의당 김삼화, 이상돈 의원(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부터)더민주당 한정애, 강병원, 송옥주, 이용득, 국민의당 김삼화, 이상돈 의원(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바깥 노래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 자리가 저분들에게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자리이지만 위원장님이 직권을 하던지 해 소음을 자제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해야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구했다. 노동자의 집회 소리가 시끄러우니 소리를 낮춰달라는 요청이었다.

하 의원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이를 되받아쳤다. "여기 높으신 분들이 국감을 하니 소음을 자제해달라? 이런 것 자체가 국회의원으로서 욕을 먹을 짓"이라며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집중을 못하니 소음을 자제해달라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갑질행위"라고 꼬집었다. 
   
두 의원의 충돌은 다른 여야 의원들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하 의원은 "회의를 방해하는 그런 것은 문명인이라면 자제해야 타당하다"며 끝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아 야당의 야유를 샀다.

대구노동청 앞에서 집회 중인 대구경북 노동자 1,500여명(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노동청 앞에서 집회 중인 대구경북 노동자 1,500여명(2016.10.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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