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뜻 왜곡한 김관용 경북지사, '사드 수용' 철회해야"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10.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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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김천·대구경북대책위, "도민보다 대통령만 바라보는 정치" 성토 / 도청 공무원 땅 투기 의혹 비판도


김관용 도지사의 사드 수용입장을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주 주민들(2016.10.26.경북도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관용 도지사의 사드 수용입장을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주 주민들(2016.10.26.경북도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수용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김관용 경북도지사에 대해 성주, 김천 주민을 비롯한 대구·경북 시민단체가 입장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또 경북 예천군 송곡리 일대 땅 투기 의혹에 도청 공무원 30여명이 연루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와 '경북민중대회 준비위원회'는 26일 오전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관용 도지사의 사드 수용은 그동안 반대를 외쳐 온 주민들의 요구를 왜곡하는 행위"라며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김관용 도지사의 사드수용과 도청 공무원 땅 투기 규탄 기자회견(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김관용 도지사의 사드수용과 도청 공무원 땅 투기 규탄 기자회견(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들 단체는 "김 지사의 일방적 발표는 성주, 김천 지자체 단체장마저 무시하는 태도"라며 "도민이 아닌 대통령만을 바라보는 정치인의 전형이다. 수용 입장을 밝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드의 안보 효용성은 없고 전자파 위험은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8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소한의 방어체계인 사드를 대안 없이 반대하는 일은 국가안보에 해가 될 뿐"이라며 "핵무기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사드배치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지역발전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밝혀 수 개월째 사드배치 반대운동을 벌여 온 성주, 김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사드 배치 수용을 촉구하는 김관용 도지사(2016.10.18.경북도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드 배치 수용을 촉구하는 김관용 도지사(2016.10.18.경북도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성주군과 김천시의 단체장들도 이같은 발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당초 예정됐던 공동발표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김천시의회는 같은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동의 없이 공동연명으로 발표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드 관련 김천의 입장은 변함없이 반대"라고 반박했다.

권오현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의장은 "경북은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지진과 사드, 원전 등 모든 문제를 갖고 있다"며 "사드 최적지는 우리나라에 없다. 김관용 도지사는 수용 입장을 철회하고 지역민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도 "사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김 도지사는 주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김관용 도지사의 사과와 입장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들이 김관용 도지사의 사과와 입장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106일, 67일째 사드반대운동을 벌여 온 성주, 김천 주민들도 참석했다. 이재동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부위원장은 "도민 의사에 반하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드반대에 함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재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드 배치 수용은 불의와 권력에 빌붙어 노욕을 챙기려는 시도"라며 "권력이 아닌 도민을 생각하는 도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학 경북도 정책기획관 기획팀장은 "사드배치는 정부 결정으로 경북도가 철회할 사안은 아니다"며 "다만 주민 안전과 환경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도지사가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경북도의 입장은 변함없다"면서 "성주, 김천 단체장과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도청(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북도청(2016.10.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북 예천군 송곡지구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경북도 소속 공무원 30여명과 이들의 관리·감독을 소홀한 경북도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다수가 도청 소속이지만 경북도는 비리에 대한 관리도 하지 못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며 의혹 없는 감사와 해당 공무원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특히 감사 대상 가운데 이들의 비위를 조사하는 감사관실 소속 공무원도 포함돼 있어 감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태영 경북본부장은 "세금 받고 사는 공무원이 정보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면 주민들은 누굴 믿고 살겠는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정남권 경북도 감사관실 공직감찰계 주무관은 "감사실 소속 공무원 4명이 감사 대상이지만 업무 자체에 배제돼 있다"며 "의혹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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