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에 대학농단...대구에 번지는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10.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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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4백여명 시국대회, 영남대 107명 시국선언, 계명대·대구교대는 대자보..."물러날 때까지 계속"


영남대 학생들의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 학생들의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대학생들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이 지난 주에 이어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경북대에선 시국선언에 이어 학생 4백여명이 시국대회를 열었고, 영남대에선 학생 107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서명을 했다. 계명대, 대구교대에서도 학생들이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박 대통령에 대한 대구 대학가 시국선언이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회장 박상연)'는 31일 본관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대회를 열었다. 경북대는 지난주 교수 88인과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한데 이어 손광락 교수와 박상연 총학생회장이 단식 중이다. 이들은 최근 박 대통령이 1순위가 아닌 2순위 후보자를 신임 총장에 임명한 것과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 하야, 대학자율성 보장, 총장 임명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경북대 4백여명의 시국대회(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4백여명의 시국대회(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는 하야하라' 피켓을 든 학생들(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는 하야하라' 피켓을 든 학생들(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총학생회는 "시국선언 후 시국대회에 대한 학내 요구가 증가해 시국대회를 열었다"며 "최순실로 대표되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무관치 않은 대학자율성 침해와 총장 문제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앞으로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차 시국대회 후 앞으로 2차 시국대회를 열고 촛불집회, 행진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하야와 총장 임명사태 해결을 요구한다.
 
조혜성(경북대 심리학과 14학번)씨는 "국가기밀이 민간인 손에 놀아나는 사태를 보며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며 "5공시절에나 가능했던 정경유착으로 청와대가 급기야 봉건시대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연희(경북대 사회복지학과 13학번)씨는 "2016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가. 이것이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분노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진리의 상아탑이 부정당한 것을 목격하고도 무관심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이제 더 이상 두고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하야 촉구 기자회견 중인 영남대 학생들(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하야 촉구 기자회견 중인 영남대 학생들(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에서도 학생, 동문 등 107명이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을 했다. '영남대학교 학생 시국선언단'은 지난 주부터 시국선언 동참자를 모아 모두 107명의 서명을 이날까지 받았다. 이 가운데 학생 10여명은 31일 오전 영남대 정문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앞으로도 재학생과 동문 등의 서명을 받아 2차 시국선언도 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남대 학생들은 영남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2011년까지 정관상 교주(校主)였고, 박근혜 대통령이 1980년대 학내 민주화로 이사회에서 쫓겨났다 2009년 다시 복귀한 것을 지적하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있어서 더 많은 학생들의 시국선언 참여를 호소했다.

이재영(영남대 산림자원학과 10학번)씨는 "영남대는 박정희, 박근혜 신앙공동체가 아니다. 그들은 신이 아니다"며 "독재자 학문을 가르치는 대학이 어디있는가. 최순실과 정유라를 쫓아낸 이화여대처럼 우리도 박정희, 박근혜에 맞서야 진정한 학내 민주화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우들이 이번 국정파탄 사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정의로움을 추구하자. 자정능력을 갖자"고 했다.

이효성(영남대 정치외교학과 12학번)씨는 "헌법 1조1항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최순실에게 권력을 주고 그 자식에게 특권을 준 박 대통령은 헌법을 어겼다. 때문에 스스로 하야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민을 개·돼지보듯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하루빨리 하야하시라"고 촉구했다.

계명대 사회관에 붙은 시국선언 대자보(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계명대 사회관에 붙은 시국선언 대자보(2016.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오전 계명대에서는 하야 촉구 첫 대자보가 붙었다. 사회학과 3학년 정슬아씨는 사회관과 바우어관 2곳에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다" 함석헌 선생의 글로 시작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알고도 가만히 있으려니 답답하고도 분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은 대통령 이름으로 선량한 국민들을 기만했다.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해 비리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면서 "즉각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하고 청와대의 모든 혐의자들도 수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교대에선 홍진희(특수통합 13학번), 김다은(사회 14학번), 현유림(수학 16학번), 김동현(특수통합 15학번)씨 등 학생 4명이 31일 시국선언을 하고 학내 게시판에 시국선언 링크를 홍보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시국선언문에는 "민주주의가 붕괴된 이 정권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교육 불가능의 나라 예비교사들이 요구한다. 박근혜 정권은 하야하라"고 나와 있다.

대구교대 학생들의 시국선언문(2016.10.31) 캡쳐
대구교대 학생들의 시국선언문(2016.10.31)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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