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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톨릭 신학생들도 시국선언..."민주주의 죽음에, 외침"

기사승인 2016.11.02  13: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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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생ㆍ수도자 128명 참여 / "국정농단 추태의 민낯, 헌정질서 파괴...박근혜, 양심적 행동 보여라"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전국 대학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 사제를 지망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도 "민주주의의 죽음"이라며 시국선언에 나섰다. 특히 대구 신학생들의 시국선언은 1914년 '성유스티노 신학교'로 개교한 이 대학의 102년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사회 참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신학생과 수도자들은 11월 2일 "민주주의 죽음에, 외침"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역없는 수사',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양심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이라", "세월호 참사와 고 백남기 형제의 사망 등 현 정권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거짓없이 해명하라"고 강조했다. 이 선언문은 광주가톨릭대 신학생들과 공동으로 발표됐다.

김홍식(29)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학생장은 "신학대학 학생 130명 가운데 신학생 101명 전원과 수도자(수녀ㆍ수사) 29명 중 2명을 뺀 27명을 포함해 모두 128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수원가톨릭대와 인천ㆍ부산가톨릭대 신학생들도 최근 시국선언을 잇따라 발표했다.

 
 
▲ 대구가톨릭대 신학생과 수도자들의 시국선언문 / 출처.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학생회 페이스북

대구 신학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불법 국정개입ㆍ권력비리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의 추태가 민낯을 드러냈다"며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최순실의 국정개입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독단적으로 자격 없는 사람에게 넘긴 것이므로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적어도 존중해 온 모든 국민에 대한 배신이며 민주주의의 죽음"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 중대함과 시급성이 우리를 시민들의 시국선언 연대에 동참케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주의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현 정권의 '민주주의 살해'를 규탄한다"며 "이 정권은 국민의 민주주적 합의로 위임받은 주권을 독단적으로 무자격한 개인에게 넘기면서,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정질서를 파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양심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이라", "세월호 참사와 故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의 사망 등 현 정권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거짓 없이 해명하라"고 촉구하면서 "침묵하고 있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도 용기를 내어 이 연대의 물결에 '함께 합시다'"고 호소했다. 

신학생들은 이 선언문에서 신앙인이며 사제직을 준비하는 신학도로서 성찰과 책임도 강조했다.
"먼저 시국선언의 자격을 스스로에게 묻는다. 참담한 실체로 드러난 헌정사상 최악의 국기문란 사태는 세월호와 백남기 열사의 비극을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케 한다. 하지만 이들의 억울한 죽음 앞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침묵했고, 무관심했다...우리는 그리스도 신앙인이며 사제직을 준비하는 신학도다. 우리의 신앙은 이웃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바치는, 행동하는 신앙이다. 우리는 이 길에서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소명과 책임을 지닌다",

김홍식 학생장은 "세상에 대해 한 번의 격한 비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학생들 스스로 성찰하고 세상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뜻에서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부끄럽지만, 우리 신학생들은 세상의 목소리에 무관심했던 점이 많았고 사회적 문제를 복음적으로 바라보는 신앙 성찰도 부족했다"면서 "이 선언은 찰나의 외침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세상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성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신학생들은 2일 저녁 7시 신학대학(대구시 중구 남산동) 성유스티노관 성모상 앞에 모여 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기도를 드린다. 이 대학 신학생들이 과거에도 이 같은 시국선언을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을 찾기는 힘들지만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김홍식 학생장은 말했다. 

 
 
▲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 사진 출처.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학생회 홈페이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신학생들이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국선언문

민주주의의 죽음에, 외침

비선실세 최순실의 불법 국정개입-권력비리로 인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의 추태가 민낯을 드러냈다. 특히,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최순실의 국정개입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독단적으로 자격 없는 사람에게 넘긴 것이므로,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적어도 존중해 온 모든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그러므로 이 사태는 “민주주의의 죽음”이다. 그 중대함과 시급성이 우리를 시민 들의 시국선언 연대에 동참케 한다.

먼저 시국선언의 자격을 스스로에게 묻는다. 참담한 실체로 드러난 헌정사상 최악의 국기문란 사태는 세월호와 백남기 열사의 비극을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케 한다. 하지만 이들의 억울한 죽음 앞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침묵했고, 무관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공유하는 분노를 넘어, 우리 는 누구인지, 우리는 무엇하는 사람인지 묻는다. 우리는 그리스도 신앙인이다. 우리의 신앙은 이웃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바치는, 행동하는 신앙이다. 또 우리는 사제직을 준비하는 신학도다. 우리는 이 길에서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소명과 책임을 지닌다. 선배 신앙인들과 사제들은 노동 운동과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이 소명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에 우리는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확인하는 바, 다음과 같이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현 정권의 “민주주의 살해”를 규탄한다. 이 정권은 국민의 민주적 합의로 위임받은 주권을 독단적으로 무자격한 개인에 넘기면서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정질서를 파괴했다. 이로써 공적 토론을 통한 국정운영을 거부한 바, 국민은 목소리를 잃었으며, 사유와 판단에 힘을 잃었다. 그럼에도 이 정권은 모든 문제의 얼개를 세력화함으로써 진실을 숨기고 국민들에게 큰 분노와 좌절을 안겼다. 현 정권의 민주주의 살해는 다만 오늘에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어제 민주화를 위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내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려야할 더 나은 민주적 세상의 가능성에 대한 매장이다.

이러한 불의한 상황에 대해 사제를 지망하는 신학도로서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신학생들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 복음의 정신에 입각하여 공동 시국선언을 한다.

하나,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국민의 목소리 에 귀를 기울이는 양심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이라.

하나, 대통령은 개헌과 안보 문제 언급 등 현 사태를 무마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지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책임 있는 구체적 행동을 보이라.

하나,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故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의 사망 등 현 정권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거짓 없이 해명하라.

하나, 최순실 사태와 관련하여, 사법부는 미르-K스포츠 재단, 청와대 등을 성역 없이 수사하고 책임자들을 엄벌에 처해 정의를 확립하라. 정치인은 여야 구분 없는 초당적 합의 하에 특검을 실시하라. 언론인은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여 정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하나, 침묵하고 있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도 용기를 내어 이 연대의 물결에 ‘함께 합시다.’

오늘의 시국선언은 찰나의 격한 저항이 아니다. 이것은 시작이다. 우리는 이미 시국선언에 동참한 모든 시민들과 전국의 형제 신학생들에게 존경과 지지를 표명한다. 이제 우리도 그들과 한 마음으로, 끊임없는 자기 성찰 속에서 이 정권의 폭력 아래 희생되고 고통받은 모든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 민주주의의 소생을 위해 시대의 분노와 절망을 품고 가겠다. 희망하는 연대를 확산하기 위해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 꼭 그렇게 할 것이다.   

이제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신학생들은 오늘날 직면한 사회현실에 함께 고민하고 이렇게 세상과 연대하고자 한다.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신학생들은 각 학교의 시국선언을 지지하고 연대한다. 이를 공동성명으로 표명한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40)

2016년 11월 2일 위령의 날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신학생과 수도자 일동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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