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야' 촛불 1만5천, 10년만에 최대 "국민이 이긴다"

평화뉴스 김영화, 김지연 기자, 윤명은 인턴기자
  • 입력 2016.11.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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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시국대회 / 중앙로 가득찬 인파, 수능 친 수험생과 유모차 가족단위에 김부겸·홍의락 의원도 촛불


대구 시민 1만5천여명의 대통령 하야 촛불(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 시민 1만5천여명의 대통령 하야 촛불(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구 촛불이 1만5천여명에 달해 10년만에 최대규모를 이뤘다.

1·2차 대구시국회대회에서 각각 3천여명과 5천여명에 이르던 대구 촛불은 3차 시국대회에서 1만여명을 넘겨 지난 2006년 '한미FTA 저지 총궐기 대회' 민중집회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해산 피켓을 시민(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새누리당 해산 피켓을 시민(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집회에는 10년만에 최대 인파가 몰렸다(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집회에는 10년만에 최대 인파가 몰렸다(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중앙로를 가득채운 촛불 물결은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4시간가량 이어졌다. 중앙파출소 옆 도로에서 시작해 알라딘서점 도로까지 8백m늘어선 긴 촛불 행렬은 한 목소리로 대통령을 성토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 후 중앙로~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로까지 행진하며 거리에서 '하야'를 외쳤다. 지난가던 시민들도 이들의 행진을 응원하며 '대통령 하야' 촛불에 힘을 보탰다. 

병신년 5적 피켓을 들고 시국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병신년 5적 피켓을 들고 시국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특히 수능시험이 끝난 고3 수험생들을 비롯해 유모차를 앞세운 가족단위 참가자 합류가 두드러졌다. 뿐만 아니라 지역 유일의 야당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야권성향의 홍의락(무소속.대구 북구을) 의원도 대구 집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을 대통령으로 지목하고 "구속수사", "책임 처벌" 등을 촉구했다. 또 지난 12일 서울 100만 촛불집회 후에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에 대해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민이 이긴다"며 "대통령 하야"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불리던 대통령 정치적 고향 대구 민심이 완전히 무너지는 모양새다.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대구의 한 고등학생(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대구의 한 고등학생(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한 가족(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한 가족(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60여개단체·정당이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촉구 대구비상시국회의'는 19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중앙로에서 '박근혜 퇴진 3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대중교통전용도로인 중앙로는 이날 집회로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오후 4시 자유발언부터 행진까지 더하면 집회는 4시간가량 진행됐다. 

5일 1차 대회는 2.28중앙기념공원~엔제리너스카페 네거리까지 3천여명, 11일 2차 대회는 대구백화점~한일극장까지 5천여명이 참석했다. 3주만에 1만5천여명(주최측추산 2만·경찰추산 5천여명)으로 수 배 늘어났다.

발언 중인 신애지 학생(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발언 중인 신애지 학생(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시민들의 피켓 문구 수위도 대통령을 넘어 여당과 언론, 대기업, 검찰 등으로 확대됐다. '병신년 5적 검찰, 새누리당, KBS·MBC, 삼성, 국세청·감사원', '공범인 새누리당 해산', '국정교과서 공개 D-9 우린 바른 역사를 배우고 싶어요', '재벌도 공범' 등 특이한 피켓들이 눈길을 끌었다.

또 전국민적 요구에도 직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백만촛불 국민의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귀막아도 들리겠지, 눈가려도 보이겠지, 버티기가 능사아님, 버틴다고 될일아님', '국민이 이긴다 국민이 승리한다' 등 대통령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피켓들이 주를 이뤘다.

1만5천여명의 함성 "박근혜 퇴진"(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1만5천여명의 함성 "박근혜 퇴진"(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달성군 시민 차칠문(68)씨는 "2016년에 민주주의를 부르짖는게 서글프다. 그런데 대통령은 아직도 청와대에 앉아 있다"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계속 버티게 되면 역사에 부끄럽게 남을 것이다. 처참히 끌려나오기 전에 대통령 스스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한 22살 여성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청와대 권력자의 부끄러운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끄러운 모습도 참담하지만 그 동안 정치에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나 자신 스스로도 반성한다"고 밝혔다. 

'국민이 이긴다' 피켓을 든 시민들(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민이 이긴다' 피켓을 든 시민들(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북여고 2학년 신애지(18)씨는 "사건 본질적 원인은 장관들과 회의를 꺼리고 대면보고를 기피하고 야당 대표와 형식적 만남을 가지며 자신이 듣기 좋은 말만하는 사람들에게 문고리를 내준 대통령"이라며 "피를 토할 듯 외치는 국민들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더라면 참담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 작은 몸을 일으켜 제 작은 목소리를 짜내 나라를 되살리고 싶다"면서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분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두려움을 안고 용기를 갖고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구비상시국회의는 오는 26일 오후 5시부터 중앙로에서 4차 대구시회를 열 예정이다.

행진 중인 대구 1만여명의 촛불(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행진 중인 대구 1만여명의 촛불(2016.11.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3차 대구시국대회 마지막에 현수막을 이동시키는 시민들(2016.11.19) / 사진 제공. 독자 육성완씨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3차 대구시국대회 마지막에 현수막을 이동시키는 시민들(2016.11.19) / 사진 제공. 독자 육성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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