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호를 딴 '애산 인권상' 첫 수상자로 대구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9) 할머니가 선정됐다.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재동)는 "제1회 애산 인권상 수상자로 이용수 할머니가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애산 인권상 심사위원회'(변호사 6인·외부 인사 3인)가 지난 두 달간 추천서와 추천이력서, 공적서 등을 검토해 지난 2일 이 할머니를 수상자로 뽑았고, 7일 이사회가 최종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 할머니는 1944년 16세 때 강제로 정신대에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폭행과 고문을 당하다 1945년 해방 후 이듬해 귀국했다. 1992년부터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고 일본 정부에 공식적 사과, 보상을 요구하며 20여년간 위안부 피해자들과 여성인권 증진을 위해 다양한 반전평화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 할머니는 한일회담문서공개소송을 원고 대표로 제기해 지난 2004년 2월 13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승소했고, 일제피해자들에 대한 국내 지원법 제정에도 기여했다. 또 현재 일본에서 진행 중인 한일회담 문서 공개 소송의 한국 대표 원고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해 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 피해 사실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앞장섰다.
이 할머니는 7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인데 상까지 줘서 고맙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이 자꾸 돌아가셔서 걱정이다. 여성과 평화를 위해 내가 더 열심히 할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재동(57) 대구변호사회 회장은 "이 할머니는 대구지역의 위안부 피해자로서 수 십여년간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여성인권에 이바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며 "심사위원들이 애산 인권상 첫 수상자로 이 할머니를 선정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제1회 애산 인권상 시상식은 다음 주에 열리고 수상자인 이 할머니는 이날 애산 인권상패, 부상 500만원을 받는다. 대구변호사회는 첫 수상자 이 할머니에게 수상 사실을 알리고 참석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애산 인권상은 대구변호사회가 올해 처음 제정한 상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유학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독립운동가들을 무료 변론하며 민족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대구 출신 법률가 애산(愛山) 이인(李仁,1896.10.26.~1979.4.5.)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대구변호사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사회적 약자 인권 옹호에 공로가 있는 대구경북 시민이나 단체에 인권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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