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송박(朴)영신' 시국대회 "적폐 타파, 정의로운 새해"

평화뉴스 김영화, 윤명은 인턴기자
  • 입력 2016.12.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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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시국대회 / 중앙로에 4천여명 운집...대법원에 탄핵 연하장쓰고 광장서 묵은 해 보내는 시민들
재벌·사드·국정교과서·세월호·백남기·노동개악 "박근혜와 함께 모든 부정의 청소하고 새로운 세상을"


'송박영신' 올해의 마지막 촛불을 든 대구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박영신' 올해의 마지막 촛불을 든 대구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박영신(送朴迎新·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2016년 마지막날인 31일에도 대구 시민들은 광장에서 함께 촛불을 들었다. 두 달간 이어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는 올해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았다. 시민들은 한 겨울 저녁 추위를 촛불로 녹이며 박 대통령과 함께 드러난 우리나라의 모든 적폐를 몰아내고 정의롭고 희망찬 2017년 새해를 간절히 바랐다.

촛불 여러개로 연등을 만든 시민..."끝까지 간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 여러개로 연등을 만든 시민..."끝까지 간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 퇴진하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 퇴진하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86개 단체가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저녁 7시부터 1시간 30분간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송박영신, 박근혜 퇴진 9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9차 대구시국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시민 4천여명(경찰 추산 1,50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11월 5일 1차 시국대회 후 꼬박 두 달간 매주 토요일 저녁 대구 중심가에서 시국대회가 이어진 셈이다. 

9차 대구시국대회에 참석한 4천여명의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9차 대구시국대회에 참석한 4천여명의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집회는 오후 6시 대구 시민 만민공동회로 문을 열었다. 시사평론가이자 대구 동성아트홀 프로그래머인 남태우씨 사회로 시민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후 촛불 든 시민들이 중앙파출소 본무대에서 150m가량 도로를 가득 채워 앉으면서 남은주 대구여성회 공동대표의 사회로 집회가 이어졌다. 집회 후에는 30분가량 대구 중심가에서 행진을 펼쳤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락밴드와 재즈밴드 등의 공연으로 '송박영신 문화제'가 진행돼 저녁 10시쯤 모든 집회가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용인을 촉구하는 대법원 탄핵기원 연하장쓰기가 눈길을 끌었다. 또 청소년들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청소년들의 투표 참여를 요구하는 피켓팅을 벌였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거리 서명운동도 이어졌다. 새해 소원을 빌고 이를 전시하는 부스들도 차려졌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시민 대부분은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드러난 부정의, 부패, 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조금 더 정의로운 새로운 세상을 기원했다.

'송박영신' 피켓을 든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박영신' 피켓을 든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시민들이 꼽은 6대 적폐는 ▷한반도 사드 배치 ▷한국사 국정교과서 ▷세월호 참사 ▷백남기 어르신 살인진압 ▷노동개악(한상균 석방, 재벌총수 구속, 의료·철도 민영화·언론 장악 중단) ▷재벌 특혜 등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황교안 총리 등 박근혜 정권의 내각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 공범"이라며 "해체, 퇴진, 구속"을 외쳤다.

이순희(70.수성구) 할머니는 "전쟁으로 페허 된 나라에서 살아온 내가 이 꼬라지를 보려고 살았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목숨 내놓고 나라를 지킨 애국지사들과 촛불 든 후손들을 위해 박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이번 사건을 풍자한 노래를 불러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새해 소망 다트 쏘기를 하는 어린이(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새해 소망 다트 쏘기를 하는 어린이(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사진을 든 한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사진을 든 한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 이채령(22) 학생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렇게 정의로운 분들과 촛불을 밝힐 수 있어 감사하다"며 "국정농단 사태의 축소판이자 비리의 골조인 영남대 재단 정상화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새해는 공정하고 올바른 국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주정길(66.서구 내당동)씨는 "내가 새누리당을 찍었다. 후회한다. 새누리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걸 알았다. 새누리당을 해체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자"고 했다. 이어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예술인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권현준 대구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도 자유발언을 통해 "사드 배치 철회"와 "예술인에 대한 검열 중단"을 각각 요구했다.

"국민의 명령이다" 현수막 옆에 촛불을 든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 명령이다" 현수막 옆에 촛불을 든 시민(2016.12.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중앙로에서 국채보상로로 행진 중인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중앙로에서 국채보상로로 행진 중인 시민들(2016.12.31)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한편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내년 1월 7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10차 시국대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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