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할머니가 대구 동성로에 '평화의 소녀상' 설립을 호소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0일 오전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녀상은)역사가 있는 대백앞에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며 "역사를 바로잡고 역사를 알리기 위해 시민들이 원하는 바로 이 장소에 소녀상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녀상 설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 오는 3.1절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 소녀상을 세우기로 지난 주 결정했다. 그러나 대구중구청(청장 윤순영)이 대백 앞 소녀상 설치에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통행불편과 도로법상 조형물 설치 장소가 아니라는 게 이유다.
앞서 관련 면담을 3차례나 열었지만 입장 차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대신 중구청은 역사성을 주장하며 국채보상공원(중구 동인동2가 42)과 쌈지공원의 3.1만세운동길(중구 계산동1가 3-7)을 설치 장소로 제안했다. 때문에 추진위가 대백 앞에 허가 없이 소녀상을 설치할 경우 '철거'까지 예고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위는 다시 한 번 중구청을 압박하기 위해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추진위는 "강원도 원주, 충청도 논산의 소녀상 설치는 행정당국이 민간과 합의 후 설치했다"며 "중구청의 의지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구청이 현재진행형인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한적한 공원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것은 소녀상을 역사의 무덤에 묻는 행위"라며 "1919년 3월 8일, 대구 3.1만세시위 저항의 현장인 동성로가 소녀상 건립 장소로 최적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구청의 입장은 여전히 대백 앞 설치 '반대'로 강경했다. 윤형구 중구청 도시관광국장은 "우리의 입장은 변함 없다. 도로에 설치가 불가능 한 것은 물론, 대백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면 통행과 각종 행사에 불편을 준다"며 "또 누가 소녀상에 침을 뱉거나 훼손할 수 있어 관리도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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