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에 안도와 환호..."최선의 결정이었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3.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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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대합실 / 두 손 모아 탄핵 선고 기다리는 사람들...만장일치 결정에 "당연한 일, 그러나 섭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동대구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안도'와 함께 환호의 박수를 쳤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은 '안타까움'을 보이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10일 오전 11시 동대구역 대합실에는 수 십명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장면을 초초하게 지켜봤다. 휴대폰으로 탄핵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거나 TV를 보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선고 방송을 지켜보는 시민들(2017.3.10.동대구역 대합실)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선고 방송을 지켜보는 시민들(2017.3.10.동대구역 대합실)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시민들은 이정미 소장이 부정적 주문을 읽자 탄식과 함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시민들은 이정미 소장이 부정적 주문을 읽자 탄식과 함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11시 10분, 이 소장의 탄핵 주문하는 화면 밑으로 탄핵안 인용에 부정적인 자막이 뜨자 탄식과 함께 "말도 안돼"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떤 이는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어떤 이는 두 손을 모은 채 선고결과를 지켜봤다.

류지현(28.서구 평리동)씨는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상황이 없어야 한다"며 "만장일치로 대통령이 탄핵될 것"이라고 말했다. 60대 이모씨는 "착찹하다. 개인적으로는 탄핵이 안됐으면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국민을 위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10여분 뒤, 이정미 권한대행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말이 나오자 대합실에서는 환호의 소리가 울러 펴졌다. ‘대한민국 만세’라며 소리 지르고 크게 박수를 치기도 했다. 만장일치 결정에 놀라는 이도, 당연하다며 걸음을 재개 놀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열차시간에 맞춰 자리를 뜨면서도 다들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에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에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환호와 안타까움, 놀람과 안도의 모습을 보이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환호와 안타까움, 놀람과 안도의 모습을 보이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학생 하모(22.복현동)씨는 "당연히 탄핵당할 만할 일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며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로 출장 온 박모씨는 "만장일치로 깔끔하게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재판관 중 한 사람이라도 반대했으면 나라가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대통령이라도 헌법질서를 위반한 잘못된 일을 하면 내려온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했다.

믿었던 대통령의 파면에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순희(58.내당동)씨는 "국민 80%가 탄핵 요구했으니까 나라를 위해서는 잘 됐다. 그러나 대구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섭섭하다"며 "법치국가에는 법이 있기 때문에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헌재의 대통령 탄핵선고 결정을 지켜보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헌재의 대통령 탄핵선고 결정을 지켜보는 시민들(2017.3.1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남모(66.범어동)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이어받아 나라를 잘 이끌어나갈 줄 알았는데, 최순실이라는 사람 하나 잘 못 들여서 다 망쳤다"며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손모(77)씨는 "나는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니까 그렇겠구나 한다"며 "할 말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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