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팔공산 정상에 140억 구름다리 추진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3.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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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봉-케이블카 250m 교각 건설 "관광명소" / 시민단체 "야생서식지 파괴, 경제효과 미비...백지화"


대구시가 지역 대표 명소인 팔공산 정상부에 구름다리 건설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동구 공산동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과 낙타봉 전망대를 잇는 250m 구름다리 설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팔공산 심볼인 팔괘상징 전망대와 휴게공간, 포토존, 주차장도 건설 계획에 포함됐다. 천만 관광도시 대구를 위한 관광명소 확장이 사업 취지다. 예산은 시비와 지역발전특별회계 각각 70억원, 모두 140억원이다. 대구시의회가 사업에 대해 이미 긍정검토한 상태고 올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면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9년 완공을 예상하고 있다.  

김진돈 대구시 관광과 관광개발팀장은 "팔공산은 대구시민은 물론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중요 관광지 중 하나지만 현재 관광객 유입률이 낮은 상태로 구름다리를 설치하면 외부관광객을 더 잡아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구름다리가 많이 설치돼 있지만 환경파괴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절차에 맞춰 계획을 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공산 구름다리 적용예시 / 자료 제공.대구시
팔공산 구름다리 적용예시 / 자료 제공.대구시
'팔공산케이블카 정상~동봉방향 전망대 250m 구름다리 적용구간' / 자료 제공.대구시
'팔공산케이블카 정상~동봉방향 전망대 250m 구름다리 적용구간' / 자료 제공.대구시

하지만 시민단체는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교각 설치시 산 지반에 철골을 박아야 하고 수 백여 그루 벌목도 피할 수 없으며 야생서식지 피해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남자연상태보존회,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경북야생동물보호협회, 대구참여연대 등 7개 단체가 참여하는 '앞산·팔공산 막개발저지대책위원회'는 2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공산은 대구시가 보전해야 할 귀한 자연유산"이라며 "인공구조물을 만든다면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제의 구름다리는 케이블카 정상에서 낙타봉 중턱을 잇는 인공구조물로 생태적 민감구간인 팔공산 능선의 생태계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케이블카 정상부 인근에 발달한 기암괴석은 구름다리가 건설되면 파괴돼 '국립공원 팔공산'을 영영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름다리가 건설되면 외부관광객 집객(손님 유인)과 체류시간 증가 등 경제적 효과는 거의 없어 예산낭비성 토목사업에 그칠 것"이라며 "합리적인 경제성 분석과 사전 정밀조사도 없이 인공구조물을 세우는 짓은 혈세탕진에 팔공산 고유의 가치를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7.3.23.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7.3.23.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1985년 생긴 케이블카로 산은 신음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은 암반노출, 노면침식이 심해 교각이 설치되면 완전 붕괴에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은 "환경영향평가 없이 건설을 강행하는 시의 막개발을 규탄한다. 생태계 훼손 서식처 파괴 행위를 백지화하라"고 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처장은 "구름다리는 기존 케이블카 노선 연장으로 방문객 증가는 미비하다. 관광객 체류시간 증가도 검증된 바 없다. 사업자 배만 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윤성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운영위원은 "팔공산에는 4,741종 동식물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야생동물만 70여종이다. 교각이 생기면 서식지 파괴로 생존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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