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속 '풀뿌리' 선거, 탄핵 후 첫 선거...대구 달서구 민심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4.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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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보궐-달서구의원] 민-자-바-무, 4명 출마 / 주민들, 정치 '무관심'에 불신도...낮은 '투표율' 관건


대구 달서구 '사선거구(상인2동, 도원동)'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기초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으로 현재 더불어민주당 배지훈(44), 자유한국당 박세철(40), 바른정당 이관석(58), 무소속 이진환(53) 후보 등 4명이 뛰고 있다.

선거후보 포스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선거후보 포스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황순자(32.14%)·박병태(25.15%)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태용(19.65%), 노동당 채민정(6.27%), 무소속 김용호(2%)·정상희(5.54%)·김철규(9.21%)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박병태 전 의원이 10개월간 장기 불출석 끝에 지난해 건강 상의 이유로 사직하면서 임기 1년을 남겨두고 다시 구의원을 뽑게 됐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배지훈(44), 자유한국당 박세철(40), 바른정당 이관석(58), 무소속 이진환(53) 후보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배지훈(44), 자유한국당 박세철(40), 바른정당 이관석(58), 무소속 이진환(53) 후보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달서구사' 구의원 선거 결과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달서구사' 구의원 선거 결과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당 지역은 오래된 단독주택, 원룸 밀집지역과 90년대 이후 형성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공존하는 곳이다. 상인2동은 지하철 1호선과 롯데백화점에 인접해 교통과 상권의 요충지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며 도원동에는 앞산순환로와 화원·현풍까지 이어진 도로가 놓여 있어 달성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달성군과 인접해 보수성이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의 이곳의 총 유권자 수는 50,945명이다.

특히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관건이다. 3년전 이곳의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은 54.29%였으나, 지난 해 총선과 함께 치러진 '동구다' 선거구의 기초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37.35%에 그쳤다.

4.12 달서구의원 보궐선거를 알리는 현수막(2017.4.4.달서구 상인동)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4.12 달서구의원 보궐선거를 알리는 현수막(2017.4.4.달서구 상인동)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평일 오후 인적이 드문 상인동 원룸 밀집지역(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평일 오후 인적이 드문 상인동 원룸 밀집지역(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공식 선거운동기간을 일주일 앞둔 지난 4일 상인동·도원동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대부분 선거에 무관심했다. 월배공원에서 만난 인정한(79.상인2동)씨는 "매번 선거 때마다 오는데 이젠 투표하지 않을 생각이다. 새누리당도 끝났지만 민주당, 바른정당 모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박모(54)씨도 "누가됐든 서민 복지에 힘썼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무리 뽑아줘도 사는 것이 달라지진 않더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인사하고 명함주고 가지만 누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달성공단에서 근무하는 장모(47)씨는 "출퇴근길 교통체증 해결이 절실하다. 다른건 바라지 않고 그저 무탈하게 임기를 채워 쓸데없는 선거나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인2동 주민 이모(69)씨는 "구의원, 시의원들을 실컷 뽑아줘도 도대체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선거 전에는 얼굴 비추고 인사해도 끝나면 동네에서 볼 수가 없다. 매번 속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지원(27.도원동)씨는 "누구를 뽑든 새누리당이 될텐데 굳이 투표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민주당 후보도 누군지 잘 모르겠다"며 "진정성 있는 후보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월배공원에서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월배공원에서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통령 탄핵에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는 이도 있었다. 월배공원에서 장기를 두던 최치윤(77)씨는 "다른 당은 찍어본 적도 없다.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대구는 새누리당"이라며 "민주당은 원래 안되고, 바른정당은 배신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는 이모(61)씨는 "야당과 좌파세력이 누명을 씌워 박근혜 대통령이 억울하게 쫓겨났다. 민주당은 안 된다. 대구는 무조건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이라고 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는 달서구 도원동 일대(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는 달서구 도원동 일대(2017.4.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배지훈 후보는 경북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민주당 달서을 상무위원, 대구제일아동복지센터 운영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대구시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배 후보는 '지역정치 균형'과 '지방자치'를 강조하며 ▷주민자율예산감시단 구성 ▷수질 정보공개 ▷골목상권 활성화 ▷취약계층 보호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자유한국당 박세철 후보는 경북대 천연섬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원동 방위협의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달서구지회 청년회장 등을 지내고 있다. '조국애'와 '안보의식'을 강조해 보수 표심을 자극하며 ▷노후화된 공원 재정비 ▷학교주변 불법주정차 개선 ▷지역문화전당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달서구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달서구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바른정당 이관석 후보는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달서구청, 도원동주민센터 등에서 공무원 생활을 해오다 퇴직한 뒤 현재는 영남대 총동창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행정경험 30년' 강조하며 ▷24시간 주민민원실 운영 ▷경로당 환경정비 ▷구립어린이집 확충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무소속 이진환 후보는 ▷문화복지회관 건립 ▷월광수변공원 우레탄 트랙 교체 ▷상화로 교통정체 해소 등의 공약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2016년 대구시의원 보궐선거에서 달서구제5선거구(성당동, 두류1·2동, 두류3동, 감삼동)에 출마해 낙선한 바른정당 이관석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모두 이곳에서 첫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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