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 첫 유세 '황당 공약'..."핵 배치·노조 혁파"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4.1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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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 앞 유세에 '친박' 결집, 4년전 비해 대폭 감소...낮은 지지율은 '언론 탓', '박근혜' 감싸는 발언도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홍준표(62)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도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았다. 그는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칠성시장과 서문시장을 포함해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동성로에서 표몰이에 나섰다. 특히 '핵무기 배치'와 '노조 혁파' 등 극우적 공약을 내놓으며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대구 동성로 첫 유세서 발언 중인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 동성로 첫 유세서 발언 중인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홍 후보는 17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지역 집중유세를 벌이고 선거대책본부 출정식도 열었다. 이인제, 김문수 공동선대위원장과 대구경북 곽상도, 윤재옥, 곽대훈, 정종섭, 정태옥, 추경호, 김석기, 백승주, 이완영, 이철우 의원을 비롯해 김진태 의원 등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지지자 5백여명이 참석했으나 4년전 18대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대백 유세 1만여명(경찰 추산)에 비하면 20분의 1밖에 안되는 수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대표 친박 의원들(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대표 친박 의원들(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태극기를 들고 홍준표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는 지지자(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태극기를 들고 홍준표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는 지지자(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홍 후보는 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 잠바에 붉은 야구모자를 쓰고 붉은 넥타이까지 둘러 '강한' 이미지를 이어갔다. 유세차량과 피켓에는 '서민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대구 유세현장을 찾은 지지자 대부분은 고령층이었고 군복을 입거나 태극기를 든 이들도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무죄'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590억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자세히 보면 1원 한 푼 받은 게 없다. 문제는 최순실이다. 여론재판아니냐"며 "TK가 믿고 의지하던 담벼락이 무너졌다. 야당이 집권하면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없고 재판도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TK의 새 담벼락이 되겠다"고 했다.

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 풍선을 들고 홍 후보를 지켜보는 지지자들(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 풍선을 들고 홍 후보를 지켜보는 지지자들(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칠성시장에서 상인과 악수를 하는 홍 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칠성시장에서 상인과 악수를 하는 홍 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어 '핵 배치' 레파토리도 쏟아냈다. 특히 "핵은 핵으로 저지해야 한다. 집권하면 미군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면서 "해군과 특전사 통합한 해군특전사령부를 만들어 유사시 적의 수뇌부를 제거하고 북한 해안에 상륙해 국토를 수복하는 강한 군대를 만들어 안보를 책임지겠다"고 보수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민주정권(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안보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좌파정권 10년동안 북한에 핵개발 자금을 퍼주는 바람에 지금 북핵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문재인, 안철수 두 좌파 후보를 이길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를 겨냥해서는 "사드 배치 입장도 뒤집었고 TV토론에서도 제대로 못했다. 촛불집회나 대통령 탄핵 때도 여론을 의식해 뒤로 빠졌다"면서 "강단이나 결기가 없는 유약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밑바닥부터 걸어온 이 시대 영웅, 홍준표" 지지자들의 피켓(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밑바닥부터 걸어온 이 시대 영웅, 홍준표" 지지자들의 피켓(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는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언론 탓'을 하고 되려 '가짜뉴스' 생산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하며 다소 엉뚱한 행보를 이어갔다. "계속 지지율이 7%에 머물러 이해가 안 된다. 기울어진 언론과 여론조사에 현혹되지 말아달라"며 "신문에 안 나오는 이야기들을 SNS를 통해 퍼져나가게 해달라"고 말했다. SNS 상에서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인 셈이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 기관 문을 닫겠다는 으름장도 놨다. "경남지사 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 지지율과 0.2% 차이가 나서 보니 조작된 결과였다"면서 "집권하면 이런 기관을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황당한 공약은 계속 됐다. 서민대통령을 표방하면서 노조를 혁파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생산이 노조 탓이라는 어이 없는 이유 때문이다. 반(反)노동 정책을 펼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노조가 기득권을 위해 걸핏하면 파업하고 해고를 어렵게 해 청년 일자리 빼앗아간다. 이들 때문에 기업은 투자하지 않고 비정규직을 채용한다.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모두 강성 귀족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집권하면 귀족노조를 혁파해 기업을 국내로 들어오게 하고 청년일자리를 110만개 이상 만들겠다"고 말했다.

칠성시장 상인이 주는 부추전을 먹고 있는 홍 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칠성시장 상인이 주는 부추전을 먹고 있는 홍 후보(2017.4.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동성로 유세 후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등 지역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나고 저녁 7시에는 한국당 대구시당 강당에서 선대위 회의를 가졌다. 밤10시에는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안방 지키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대구 방문에 앞서 서울 가락시장과 대전 현충사, 중앙시장에서도 유세 첫 행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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