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기습 반입된 지난 26일 새벽, 소성리로 들어가는 모든 길이 막히면서 100명도 채 되지 않은 주민들만 이곳을 지켰기 때문일까.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르는 사드 장비를 막기 위해 '황금연휴'동안 전국 각지에서 경북 성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성주 초전면 소성리 '평화캠핑촌'에는 매일 3~400명이 가족, 친구들과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회관 앞에 텐트를 치고 새벽까지 도로를 지키며 혹시 모를 '기습 반입'에 대비하고 있다. 사드가 추가 반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일 밤에는 8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매일 오후 1시에 입촌해 마을 트래킹과 평화기원 돌탑을 쌓고, 저녁 촛불문화제에 참여한다. 다음날 아침 골프장이 보이는 달마산 등반 후 오전 11시 퇴촌한다. 해군기지·송전탑 건설 반대에 앞장섰던 제주 강정마을, 청도 삼평리 주민들도 함께 했으며 3일 저녁 촛불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촛불집회 후에는 지난 여름 사드가 들어온 성주의 젊은 엄마들의 삶을 다룬 영화 '파란나비 효과(감독 박문칠)'와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이들은 후원으로도 함께 하고 있다. 사드 기습반입 이후 소성리에는 사드 실전운용을 위해 매일같이 군용 차량이 드나들면서 경찰과의 대치가 계속돼왔고, 마을을 지키는 이들이 부쩍 늘면서 생필품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원요청 글이 SNS를 통해 퍼진 뒤, 3일 오후까지 컵라면 350박스, 커피 30박스, 생수 40박스 등이 마을회관 앞으로 배달됐고, 후원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김치, 밑반찬, 과일, 빵, 음료 등도 매일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마을 방문객들을 위해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은 매일 3~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4일부터 이틀간 '십시일반음식연대'의 밥차 후원도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매일 수 백명의 인파로 인해 인해 휴지, 종이컵, 그릇과 각종 보온·보냉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박철주 소성리상황실장은 "매일 이어지는 방문객과 후원에서 보듯이 사드를 막아내는 것은 소성리만의 싸움이 아니다. 고립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주민들은 더욱 열심히 막아내려 한다"며 "보내주신 모든 것들이 사드를 막아내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계속해서 관심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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